“토실아~, 토실토실 토실아~, 큰일났어!” ‘토실이는 나 어릴 적 가족들이 쓰던 애칭인데 어떻게 알고…. 설마?’ 꿀록 탐정이 몸을 일으켜 창문을 내다보니, 누군가 얼굴에 까만 재를 잔뜩 묻힌 채 탐정 사무실로 달려오고 있었어요!
“사랑스럽고 귀엽고 앙증맞은 우리의 막내, 토실아! 형을 좀 도와다오!”
#동화마을에 무슨일이?
큰형이 다급히 꿀록 탐정을 찾은 이유는?
“엥? 큰형?”
토실이를 애타게 부르던 사람은 다름 아닌 꿀록 탐정의 큰형이었어요.
“토실아, 큰일났어!”
“얼굴이 재로 엉망진창이 됐잖아~. 무슨 일이야? 그 전에, 여기선 토실이 말고 꿀록 탐정이라고 불러 줄래?”
“알았어, 토실아! 지금 당장 너의 도움이 필요해”
“토실이가 아니라, 꿀록이!”
“지금 그걸 따질 시간이 없어. 우리 집에 불이 났거든.”
큰형의 눈빛이 심각하게 변했어요.
“아무래도 또 늑대의 짓인 것 같아. 기억나니? 옛날에 우리 세 형제가 같이 살 때에도 늑대가 나타나서 집에 불을 냈잖아! 벽돌집을 지은 뒤엔 안 보이길래 안심했는데, 또 불이 난 거 보면 그 늑대 녀석 짓이 분명해!”
이야기를 듣던 꿀록 탐정의 표정도 심각해졌어요. 늑대에게 쫓기던 과거가 떠올랐거든요. 꿀록 탐정은 큰형 뒤를 따랐어요. 그리고 개코 조수에게 외쳤어요.
“일단 불부터 꺼야겠다! 당장 119에 신고해!”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불을 끄는 원리를 이해하라!
봄이 되면 화재 사고가 많이 일어나요. 대기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 많아서 조그마한 불씨라도 삽시간에 큰불이 되기 쉽지요. 만약 우리 주변에서 불이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효과적으로 불을 끄기 위해선 먼저 불이 타는 원리를 이해해야 해요.
초에 불을 붙이고 관찰해 보세요. 양초는 불의 열에 녹아 아래로 흘러내리고, 불 주변에 손을 가까이 대면 따뜻한 열이 느껴져요. 또 불꽃이 타오르면서 주변이 밝아지지요. 이처럼 어떤 물질이 열과 빛을 내며 타는 현상을 ‘연소(燃燒)’라고 해요.
연소가 일어나기 위해선 일단 불에 탈 물질이 있어야 해요. 양초가 바로 불에 탈 물질이지요. 연소 반응은 불에 타는 물질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면서 일어나기 때문에 충분한 산소도 필요해요. 또 물질이 불에 타기 시작하는 ‘발화점’ 이상의 온도도 필요하지요. 열이 발화점 이상으로 높지 않으면 탈 물질과 산소가 있더라도
불이 붙지 않아요. 즉, ‘불에 탈 물질’, ‘충분한 산소’, ‘발화점 이상의 온도’가 연소의 3가지 필수 조건이지요.
따라서 불을 끌 땐 연소의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차단하면 돼요. 대표적인 방법은 물을 뿌리는 거예요. 이건 연소하는 물질의 발화점 온도를 낮추는 원리지요. 물은 비열*이 매우 큰 물질로, 열에너지를 잘 흡수해요. (*비열 : 어떤 물질 1g의 온도를 1℃만큼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
그래서 불이 붙은 물질에 물을 뿌리면 열에너지가 줄면서 온도가 내려가고, 자연스럽게 불이 꺼지게 되는 거예요. 이를 ‘냉각소화법’이라고 합니다.
또다른 방법은 산소를 차단하는 거예요. 불이 붙은 초에 큰 컵을 씌우면, 컵 안에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이내 불이 꺼져요. 이처럼 산소를 차단해 불을 끄는 방법을 ‘질식소화법’이라고 해요. 만약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도중 기름에 불이 붙었다면 질식소화법을 써야 합니다. 물을 부을 경우 뜨겁게 달궈진 기름이 튀어 오르고, 이로 인해 불이 더 커지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제거소화법’은 탈 물질을 없애는 방법이에요. 불주변에 있는 탈 물질을 없애면 불이 옮겨 붙어 큰불이 나는 걸 막을 수 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불이 났을 때 곧바로 119에 신고하는 거예요. 직접 불을 끄기보단, 주변의 어른들에게 알려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과학이 나섰다!"
지난해 4월 15일,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큰불에 타는 사건이 일어났어요. 노트르담 대성당을 구성 하고 있는 나무 구조물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바람에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 만에 큰불로 번졌지요.
소방관들은 불을 진압하기 위해 화재 현장에 물을 뿌리는 냉각소화법을 사용했어요. 또 바람에 의해 불이 다 른 곳으로 번지지 않도록, 헬기 대신 비교적 바람을 적게 일으키는 드론을 띄워 불길의 위치와 진행 방향을 파악했지요. 화재 진압에 투입된 로봇은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불길이 옮겨붙는 것을 막는 활약을 펼쳤답니다.
이후 과학자들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원하기 위해 뭉쳤어요. 프랑스 역사유적보존연구소와 국립과학연구원 과학자 100명이 지난 1년 동안 벌인 노력과 이야기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3월호에 실렸지요. 과학자들이 복원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것은 화재로 망가진 건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거였어요. 건물을 이루고 있는 구조물들이 불에 타면서 망가졌기 때문이에요. 과학자 들은 성당에 사용된 재료들 중 망가지지 않은 것들만 골라 재활용하기로 했어요.
예를들어 성당 벽면을 구성하는 석회암은 색으로 재활용 여부를 구별해요. 석회암은 안에 철 성분이 있어서300℃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산화되어 색이 빨갛게 돼요. 이후 600℃를 넘으면 검게 변하고, 800℃를 넘어가면 완전히 부서져서 가루가 되지요. 이를 바탕으로 안전한 석회암만 골라낼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빨갛게 녹이슨 볼트와 너트, 철제물들은 부서지거나 구조물을 지탱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체해야 한답니다.
한편 불을 끄기 위해 뿌린 물이 구조물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어요. 석회암이 불을 끄기 위해 뿌린 물을 머금으며 무거워져, 벽이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는 거예요. 또 석회암에 스며든 물이 겨우내 얼면서 팽창하고 다시 수축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금이 생겼지요. 연구진은 마치 젠가 게임을 하듯, 망가 진 재료들을 빼내면서도 성당 구조물이 쓰러지지 않도록 신중하 게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답니다.
# 에필로그
다행히 급히 출동한 119 소방대원들의 도움으로 큰형집의 불을 완전히 끌 수 있었어요. 이후 꿀록 탐정은 소방대원과 함께 집 곳곳을 둘러보며 불이 난 원인을 조사했어요.
“늑대가 나타난 게 맞지?”
큰형은 꿀록 탐정을 재촉했어요.
“늑대는 지난 사건 때 이미 반성하고 있다고 했어. 진짜 범인은…, 바로…. ‘부주의’야!”
“뭐어?”
“불을 사용할 땐 늘 조심해야 한다고! 무엇보다 불이 나면 가장 먼 저 119에 먼저 신고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마!”
이번에도 완벽하게 사건을 해결한 꿀록 탐정! 다시 여유로움을 만 끽하기 위해 개코 조수와 함께 사무소로 발길을 돌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