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니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에도 나랑 똑같이 생긴 늑대가 나오더라?
나도 나인 줄 알고 깜빡 속을 뻔했지 뭐야. 언제 거짓말이 이렇게 최신식이 된 거지?
정답! 모든 얼굴이 가짜랍니다. 이 얼굴들은 모두 ‘ThisPersonDoesNotExist.com(이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이라는 사이트에서 만들어졌어요.
세상에 없는 사람의 얼굴을 만들어낸 비결은 바로 ‘딥러닝’이에요. 딥러닝은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으로 유명해진 기계 학습 방법이에요. 인간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을 본뜬 인공신경망을 사용하여 스스로 배울 수 있지요. 2014년, 구글의 컴퓨터과학자 이안 굿펠로는 딥러닝 기술 중 하나인 ‘적대적 생성망(GAN)’을 개발했어요. 위의 얼굴들은 모두 적대적 생성망 기술로 만들어졌지요.
적대적 생성망은 크게 ‘생성망’과 ‘판별망’이라는 두 개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요. 생성망이 데이터를 만들면, 판별망이 데이터가 진짜인지 판단하는 역할을 해요. 위 얼굴들을 예로 들면, 생성망은 수많은 얼굴 데이터를 학습한 뒤 얼굴과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요. 그러면 판별망은 생성망이 만든 얼굴 이미지가 진짜인지 판단해요. 즉, 생성망은 가짜 얼굴을 만드는 위조범 역할을, 판별망은 가짜를 가려내는 경찰관 역할을 하는 거예요. 이름에 ‘적대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이유도 생성망과 판별망이 서로 경쟁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생성망과 판별망이 경쟁하면서 점점 그럴듯한 얼굴이 만들어져요. 나중에는 생성망이 사람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진짜 같은 얼굴을 만들 수 있답니다.
목소리도, 표정도 따라 한다!
적대적 생성망 기술로 얼굴뿐만 아니라 만화 캐릭터, 글씨체, 심지어는 목소리나 표정을 따라 하는 가짜 동영상도 만들 수 있어요. 작년 4월, 미국의 온라인 언론인 버즈피드는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모습이 들어간 1분짜리 영상을 올렸어요. 이 영상에서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현재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한심한 사람’이라고 욕하면서 큰 논란을 빚었죠. 사실 이 영상은 버락 오바마의 사진에 다른 사람의 얼굴을 적대적 생성망 기법으로 합쳐 만들었답니다. 이렇게 딥러닝 기술로 가짜 영상을 만드는 기법을 ‘딥페이크(deep fake)’라고 해요. 버즈피드 측은 딥페이크 영상으로 만들어진 가짜 뉴스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이 영상을 만들었다고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