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과학적 원리와 역할만 보면, 크리스퍼는 크게 잘못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아직도 크리스퍼의 안전에 대해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전자를 교정한 배아는 착상시키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지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크리스퍼, 아직은 미완성
우선 유전자가위의 효과를 장담할 수 없어요. 염기서열에서 염기 3개가 한 그룹이 되고, 이 그룹이 모여 단백질로 발현돼요. 그런데 유전자가위가 염기서열 일부를 잘라내면, 새로운 염기 그룹이 만들어져 전혀 다른 성질의 단백질이 발현돼요. 그럼 새로운 형질로 나타나지요.
또 그룹이 통째로 잘려 염기서열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럼 유전자가위가 유전자를 교정하더라도 효과가 전혀 없거나,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답니다.
유전자가위가 정확히 작동하더라도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라 나오고 있어요. 유전자가위가 염기서열을 자르거나 없애고 나면, 세포의 복구 시스템이 작동되어 다시 붙게 돼요. 그런데 복구 과정에서 더 많은 부분이 망가질 수 있다는 거예요.
또 가이드 RNA가 정확한 위치로 가지 않아서 엉뚱한 곳의 유전자를 교정할 수도 있답니다. 김형범 교수는 “크리스퍼는 아직 연구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안전한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어요.
배아 연구는 OK, 착상은 NO!
이번 연구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유전자를 교정한 배아를 엄마의 몸에 착상시켰다는 점이에요. 이번 연구로 태어난 쌍둥이 아기는 선천적으로 돌연변이를 갖고 태어났지요. 하지만 이 돌연변이가 어떤 형질로 나타날지 확신할 수 없어요. 더 큰 문제는 쌍둥이가 성인이 되어 자손을 낳으면 돌연변이 유전자가 대대손손 전달될 수도 있다는 거예요.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유전병 치료 등 특정 목적의 기초 연구에 한해서만 인간 배아 교정을 허용하고 있어요. 이러한 규칙은 지난 2015년에 20개국 500명의 과학자, 윤리학자 및 기타 관계자들이 참석한 ‘유전자 교정을 논하는 국제회의’에서 정해졌지요. 이 자리에서 과학자들은 “인간 생식세포에 대한 유전자 교정은 끔찍한 난치병의 기초 연구에 한해 법과 윤리적 규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답니다.
크리스퍼는 유용한 기술이지만, 생물에 적용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보이네요. 크리스퍼가 다시 법정에 서지 않으려면 우리는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직접 고민해 주시길 바랍니다.
김형범(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크리스퍼 기술에는 무엇보다 기준이 필요합니다!”
모든 기술은 양날의 검으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유전자가위도 이용 목적에 따라 나쁘게 쓰일 수 있지만, 충분히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에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이 기술로 질병을 고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도 있지요. 다만 기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유전자가위를 사용했을 때 안전한지 아닌지 계속해서 연구하고 검증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기준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방욱(국가생명윤리위원회 위원) “배아 유전자 교정을 통한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인간 배아의 유전자 교정을 통한 치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한 개의 유전자는 한 가지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는 그 유전적 배경지식이 거의 없지요. 한 가지 질환을 치료하려다가 여러 가지의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번 실험에서처럼 사람이 인위적으로 조작한 유전자를 현실 세계에 도입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배아 발달의 분자생물학적 이해를 위한 연구는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연구 또한 인간 배아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