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비행에 성공했을 때의 순간이 어땠냐고? 흠…. 그날은 정말 추웠어. 전날 밤 비행할 언덕 근처 오두막에서 잠을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웅덩이가 얼어붙어 있었지. 차가운 겨울 바람을 타고 그렇게 우리는 하늘을 날아올랐단다!
플라이어 1호, 날아오르다!
1903년 12월 17일 오전 10시 30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 지역 근처의 킬데빌 언덕에 라이트 형제와 그들이 만든 비행기 ‘플라이어 1호’가 함께 올라섰어요. 미리 준비한 활주 레일은 길게 펼쳐져 있었고, 바람은 초속 13m로 강하게 불었지요. 동생 오빌 라이트가 ‘플라이어 1호’에 탑승해 엎드린 채 조종관을 잡았고, 형 윌버 라이트는 비행기의 오른쪽 날개 끝을 잡았어요.
비행기에 묶여 있던 줄이 풀리자 플라이어 1호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활주 레일을 벗어나는 순간 기우뚱하다 이내 공중에 떠올랐지요. 비행기는 위아래로 격렬하게 요동치면서 12초 동안 약 36m를 날아간 뒤 지상으로 내려왔어요. 짧지만 짜릿했던 이 비행이 바로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이에요.
라이트 형제는 그 후로도 비행을 3번 더 시도했어요. 그 결과 마지막 네 번째 시도에서 59초 동안 약 260m를 비행했지요. 이 순간 라이트 형제는 자신들이 ‘비행기를 발명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답니다.
첫 동력 비행, 성공 비결은?
라이트 형제의 첫 동력 비행은 비행기의 방향을 직접 조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일반적으로 비행기는 몸체가 땅에서 떠오른 뒤 바람을 타는 순간부터 여러 방향으로 흔들려요. 이때 몸체의 균형을 잘 잡는 게 비행 성공의 중요한 열쇠지요. 라이트 형제는 조종사가 비행기의 날개와 몸체를 조종하는 장치를 만들었어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무인기체계부 구삼옥 책임연구원은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의 균형을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조종 기술을 처음으로 알아내고 익혔다”면서 “이 기술은 훗날 비행기가 발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어요.
비행기 조종간은 앞쪽에 있는 작은 날개 모양의 승강키와 줄로 연결돼 있어요. 조종사가 엎드린 상태에서 조종간을 잡아당기면 비행기가 위아래로 움직여요. 또 엉덩이를 들썩이며 몸의 무게중심을 바꾸면, 비행기가 좌우로 기울어져요. 그럼 비행기가 좌우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답니다.
● 늘 바람이 부는 곳, 킬데빌 언덕!
라이트 형제는 비행 장소로 ‘킬데빌 언덕’을 선택했어요. ‘악마를 죽인다’는 무시무시한 뜻을 가진 이 언덕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주변 바다에 있는 아우터뱅크스 섬에 자리 잡고 있어요.
이 지역은 비가 자주 오지 않으면서 바람이 늘 일정하게 불어요. 또 주변에 나무가 없어서 비행기를 날리기에 적합하지요. 아래쪽으로 넓은 모래 벌판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비행기가 부드럽고 안전하게 착륙해 조종사가 다칠 위험도 적답니다.
현재 킬데빌 언덕은 ‘비행의 성지’로 불리며, 라이트 형제 기념공원으로 변신했어요. 이곳에 가면 비행기가 이륙했던 언덕에 20m 크기의 기념비가 있고, 네 번의 비행 동안 착륙한 지점을 표시하기 위해 놓인 돌을 볼 수 있지요. 또 매년 12월 17일이 되면 라이트 형제의 업적을 기리는 축제가 성대하게 열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