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칫, 둠칫, 두둠칫! 이제 본격적으로 구애춤을 시작하려고 해. 그런데 그녀는 도대체 어떤 구애춤을 좋아할까?
농게는 바이올린을 켠다?!
농게를 가리키는 영어 단어 ‘Fiddler crab’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게’라는 뜻이에요. 큰 집게를 위아래로 흔들며 구애춤을 추는 모습이 마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처럼 보여서 붙은 이름이지요.
구애춤은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는 행동이에요. 수컷이 미리 파놓은 은신처 앞에서 구애춤을 추면 암컷은 구애춤을 보고 마음에 드는 수컷을 선택해요. 보통 10~20마리의 수컷을 방문하지요. 까다로운 암컷의 경우 방문 횟수가 수십 차례에 이르기도 한답니다.
최근 영국과 호주 공동연구팀은 농게 집게발과 똑같이 움직이는 로봇으로 구애춤의 속도와 암컷의 방문 횟수 사이의 관계를 알아냈어요. 연구팀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로봇 세 대를 설치했지요.
그다음 각 로봇이 움직이는 속도를 설정한 후, 40마리의 암컷을 풀어놓고 어느 로봇을 찾아가는지 조사했어요. 그 결과 집게를 흔드는 속도가 빠른 로봇에 더 많은 암컷이 모여들었어요. 로봇은 최고 1분당 16번 정도의 속도로 집게를 흔들었는데, 이는 실제 농게가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였어요. 하지만 암컷은 로봇인지 눈치채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집게로 다가갔지요.
연구에 참여한 다니엘라 페레즈 박사는 “수컷이 크고 무거운 집게발을 흔드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행동”이라며, “암컷은 구애춤의 속도로 수컷이 지닌 에너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인•터•뷰] “로봇이 구애춤의 비밀을 밝혀 줄 거예요.”
다니엘라 페레즈(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생태학 전공 박사 후 연구원)
Q로봇을 이용한 연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저는 10년간 농게의 구애춤을 연구했어요. 암컷은 어떤 구애춤을 좋아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죠. 그러다가 수컷의 매력을 평가하는 정확한 특징을 알아내기 위해 로봇을 만들어 실험에 사용했어요. 모양 등 여러 조건을 달리하며 실험해 본 결과, 암컷은 집게가 크고 속도가 빠른 수컷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Q지금은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시나요?
구애춤의 모양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모양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가 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지요. 로봇을 이용해 여러 모양의 구애춤을 실험한 결과 일부 구애춤은 같은 종 내에서만 의미가 통하고, 또 다른 구애춤은 다른 종에게도 의미가 전달된다는 것까지 알아냈답니다.
Q앞으로 어떤 연구를 할 계획인가요?
구애춤의 모양은 게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한 용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주변의 밝기, 포식자의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추측하고 있지요. 앞으로는 농게가 사는 환경과 비슷한 가상 세계를 만들어 놓고 구애춤의 모양이 어떤 요인에 의해 달라지는지 실험해 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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