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서식지가 점점 사라져 멸종위기에 처한 농게가 있다고 들었어. 이 농게를 위해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다는 소문이 있던데…. 정말이니?
흰발농게의 보금자리가 생겼어요!
우리나라에는 서해와 남해에 걸쳐 붉은 집게를 지닌 ‘농게’와 흰색 집게를 지닌 ‘흰발농게’, 두 종류의 농게가 살아요. 그중 흰발농게는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고 모래와 진흙이 적절히 섞여 있는 곳에만 살지요. 이처럼 까다로운 서식 조건과 연안 개발로 인해 흰발농게는 수가 점점 줄어들어 현재 보호종으로 지정됐답니다.
그런데 2014년 경남 남해군 남해대교 지구 일대에서 흰발 농게 45개체가 한꺼번에 발견됐어요. 그해 12월 국립공원관리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흰발농게의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이곳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사람의 출입을 막았지요. 지정 후, 흰발농게 개체수가 늘긴 했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흰발농게가 두 서식지에 나뉘어져 살고 있었거든요. 두 서식지 사이는 파도가 세게 치는 지역으로, 모래가 쓸려 나가서 육지 부분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지요. 즉, 서식지가 쭉 이어지지 못하고 쪼개진 거예요.
2016년 10월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두 서식지를 잇기 위해 40m 길이의 모래포집기를 설치했어요. 모래포집기는 밀물 때 바닷물과 함께 연안으로 밀려온 모래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하지요. 또 남해대교 지구 일대의 물의 흐름을 조사한 결과, 10시 방향에서 물이 들어오고 2시 방향으로 물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알아 냈어요. 이를 적용해 모래의 유출을 최대한으로 막을 수 있도록 Z 모양의 모래포집기를 설치했지요. 약 10개월 후 흰발농게의 수를 조사한 결과, 약 50개체가 새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답니다.
[인•터•뷰] 해양생물의 조각난 서식지를 이어주고 있어요!
이상규(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 해양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흰발농게와 같은 해양보호종은 대부분 썰물 때만 땅이 드러나는 갯벌 조간대 위쪽에 살고 있어요. 이 지역은 사람들의 출입이 잦으며 개발 압력이 높은 곳이지요. 사람이 오고 가거나 콘크리트 같은 구조물이 생기면 이들의 보금자리는 금세 유실돼 버려요. 이로 인해 서식지가 군데군데 조각처럼 나뉘어져 있는 경우가 많답니다. 그래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식지를 잇는 사업을 주로 했어요. 작년에는 남해대교 인근 갯벌에 갯게의 서식지를 조성했답니다. 갯게의 경우 서식지 일부가 콘크리트로 덮여 있었어요.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바위를 채워 갯게의 서식지를 넓혀 줬지요.
또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질 때를 대비해 서식지의 유형 및 유전적 다양도를 분석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복원을 위한 준비작업인 셈이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답니다.
게는 특이한 생김새 덕에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이지만, 아직 밝혀진 것이 많지 않아요. 심지어 과학자들은 게들의 정확한 수명도 제대로 알지 못해요. 게를 포함한 바다생물이 우리 곁에 계속 머무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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