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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그 많던 소똥구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이제 내 몸값이 왜 비싼지 알겠어. 그런데 한국에도 소똥구리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굳이 몽골까지 데리러 갈 필요가 있는 거야?

 

 

소똥구리가 사라진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소똥구리는 과거 가축을 키우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1970년대 이후부터 볼 수 없게 됐어요. 현재 소똥구리는 환경부가 지정한 ‘지역절멸’ 종이에요. 야생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뜻이지요.

 

집단 사육으로 인해 인공 사료를 먹게 된 소는 영양분은 적고, 농약과 항생제 성분은 많은 똥을 싸게 됐다. 이는 소똥구리의 생존을 크게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소똥구리가 먹이와 서식환경이 변해서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해요. 옛날에는 소가 넓은 땅에서 풀을 뜯어 먹으며 자랐어요. 그런데 소가 농장에서 집단으로 사육되면서 풀이 아닌 인공 사료를 먹게 됐지요. 그러자 소똥구리가 소똥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분이 줄어들었어요. 게다가 사료에 들어있는 구충제와 항생제, 곳곳에 뿌린 농약, 똥을 묻기 어려운 시멘트 바닥 등도 소똥구리에게 치명적이었지요.

 

김태우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사는 “전세계적으로 소똥구리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며, “몽골은 넓은 풀밭에서 소를 기르고 있어서 아직 소똥구리가 많이 살고 있다”고 말했어요.

 

소똥구리는 생태계 청소부!


그렇다면 사라진 소똥구리를 복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똥구리가 ‘생태계의 청소부 곤충’이기 때문이에요. 소똥구리가 먹고 분해한 똥은 땅의 거름이 돼요. 그래서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 주지요.

 

이뿐만 아니라 소똥구리는 씨앗을 퍼뜨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 201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교 연구팀은 ‘세라카토리움’이라는 식물이 소똥구리를 이용해 씨앗을 퍼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세라카토리움은 크기와 색깔이 동물의 똥과 비슷하고 냄새까지 똑같은 씨앗을 퍼뜨려요.

 

연구팀의 관찰 결과, 소똥구리는 이 씨앗을 똥으로 착각하고 땅에 묻어 씨앗의 번식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똥에 몰려드는 해충을 줄여 주는 데도 소똥구리가 큰 역할을 해요.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와 뉴질랜드의 ‘소똥구리 프로젝트’지요. 원래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은 소를 기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유럽 사람들이 호주로 이주하면서 많은 수의 소를 들여와 키우기 시작했지요. 그러자 곳곳에 널린 소똥에 파리가 몰려들어 심각한 문제가 됐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1965년부터 남아프리카와 유럽의 소똥구리를 들여왔지요. 이 소똥구리들 덕분에 수많은 소똥을 금방 처리할 수 있게 됐고, 파리의 개체수도 90%나 줄일 수 있었답니다.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은 “소똥구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지구에 살았는데, 인간 때문에 최근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며 “한 종이 없어지면 생태계에 여러 피해가 있을 수 있어서 이들을 복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현상수배,소똥구리 찾기 대작전!

Part 1. 급구, 소똥구리를 찾습니다!

Part 2. 그 많던 소똥구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Part 3. 소똥구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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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오혜진 기자·hyegene@donga.com
  • 사진 및 도움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김태우 연구사,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 환경부 생물자원보전기관건립추진단 김원명 연구관, <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MID, 2017)
  • 기타

    [일러스트] 이창섭, 박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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