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는 냉동 역사책?
빙하가 만들어질 때, 눈이 얼음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공기가 얼음 속에 갇혀요. 얼음 속에는 눈이 내렸던 당시의 대기 성분과 먼지, 화산재, 중금속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요. 이 눈이 해마다 차곡차곡 쌓여서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눈이 쌓인 시기를 알 수 있게 해 준답니다. 한 마디로 냉동 역사책인 셈이에요.
따라서 빙하를 이용하면 당시 기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당시의 환경은 어땠는지 등을 모두 알 수 있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빙하를 채취해 연구를 하고 있지요. 빙하 밑으로 갈수록 훨씬 더 오래된 시기까지 연구할 수 있기 때문에 수천m 아래까지 빙하를 파고 들어가서 시료를 채취해요. 이렇게 기계를 이용해 지름 10cm의 원통형으로 뚫은 빙하 시료를 ‘빙하 코어’라고 해요. 인하대학교 해양학과 홍성민 교수는 “빙하 코어를 이용하면 1년 단위의 변화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자세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답니다.
전세계 빙하를 보호하기 위한 얼음 수송 대작전!
기후의 비밀을 간직한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기 시작하자, 과학자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미래의 과학자들이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빙하를 보존하기로 한 거예요. 바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2015년부터 시작한 ‘아이스 메모리 프로젝트’지요.
아이스 메모리 프로젝트는 전세계 고산 지대에 있는 빙하코어를 채취해 남극으로 운반하는 프로젝트예요. 운반된 빙하 코어는 남극에 위치한 영하 54℃의 동굴 속에 수 세기 동안 저장될 예정이랍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두 번의 빙하 시추에 성공했어요. 2016년 8월, 알프스 산맥에 있는 몽블랑 산의 콜뒤돔 빙하에서 길이 126m 정도의 빙하 코어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지요. 지난 해 5월에는 볼리비아의 일리마니 빙하에서 2개의 빙하 코어를 얻는 데 성공했어요. 이 빙하 코어들은 2020년까지 남극으로 운반될 예정이랍니다.
연구를 이끌고 있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제롬 샤펠라즈 연구원은 “우리의 목표는 전세계 모든 빙하에서 수백 개 이상의 빙하 코어를 추출해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더 많은 나라들이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어요.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