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과 함께 살았던 ‘살아 있는 화석’,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공룡이 살기 이전 시대부터 살아온 아주 오래된 식물이에요. 식물학자들은 약 2억 8000만 년~2억 3000만 년 전인 고생대 페름기에 은행나무가 처음 나타났다고 보고 있어요.
그러나 당시 은행나무의 모습은 오늘날과는 많이 달랐어요. 작은 키에 나뭇가지마다 둥글고 길쭉한 잎들이 촘촘히 나 있었지요. 이 식물은 ‘종자 고사리’로, 은행나무의 조상 식물이랍니다.
이후 진화를 거치면서 약 2억 년 전인 중생대 쥐라기에 오늘날과 비슷한 은행나무가 나타났어요. 그리고 공룡이 살았던 백악기에 가장 번성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요. 즉, 지금의 은행나무는 2억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멸종되지 않고 살고 있는 거예요.
영국의 생물학자인 찰스 다윈은 은행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에 놀라 ‘살아 있는 화석’이란 별명을 지어 주었어요. 살아 있는 화석은 멸종되었다고 생각됐으나 오늘날까지 살아 있는 모습으로 발견되는 생물을 말해요. 은행나무는 오랜 시간 동안 진화하며 자신과 가까운 친척은 모두 멸종하고, 1과 1속 1종만 남았지요. 바퀴벌레와 투구게, 메타세콰이어, 잠자리, 앵무조개 등도 살아 있는 화석에 포함된답니다.
살아 있는 화석의 흔적은 꽃가루에 있다?
특이하게도 은행나무 꽃가루는 동물의정자처럼 생겼어요. 동그란 꽃가루에 섬모가 무수히 나 있지요. 섬모를 움직여 이동하기 때문에 ‘정충’이라고 불러요.
원시시대의 식물은 대부분 물속에 살았어요. 물속에는 바람이나 동물이 없기 때문에 꽃가루가 수정이 되기 위해선 스스로 헤엄칠 수 있는 꼬리가 필요했지요. 이후 식물이 육상에 적응하면서 꼬리는 사라지고, 바람에 잘 날리거나 곤충이 잘 옮겨 줄 수 있는 가루 형태로 변했어요. 그러나 은행나무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꽃가루에 꼬리가 남아 있어요. 은행나무가 원시시대 식물로부터 진화했다는 증거인 셈이에요.
정충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일본의 아마추어 과학자인 사쿠고로 히라세 씨예요. 그는 1896년, 현미경으로 관찰하던 중 꽃가루에 달린 꼬리를 발견했어요. 정충이 수천 개의 섬모를 움직여 앞으로 헤엄치는 모습도 관찰했지요.
또한 4월과 5월초 사이에 수분이 이루어지고, 수정은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사이에 일어난다는 사실도 발견했지요. 이후 그는 도쿄대학교 식물학 논문집에 정밀화와 함께 이 내용을 발표했고, 이 일을 계기로 식물학이 크게 발전하게 되었답니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