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이 접근하면 모두 나처럼 공포에 떨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소행성을 반가워하는 과학자들도 있구나.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지구에서 소행성의 흔적을 찾는 과학자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소행성의 흔적에서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 걸까?
브레드포트 돔에서 지구의 역사를 찾다
지구와 충돌한 소행성들은 지구에 커다란 흔적을 남기기도 해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서쪽으로 120km 정도 떨어진 ‘브레드포트 돔’이 대표적이지요. 지구에 있는 소행성 충돌 흔적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 되고, 크기도 커요. 게다가 가장 깊답니다. 약 20억 2300만 년 전에 충돌했을 당시 소행성이 지하로 25km나 파고 들어갔다고 추정돼요.
지난 2014년,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 데스몬드 무저 교수팀은 브레드포트 돔에서 20억 년 된 지르콘 결정을 찾았다고 밝혔어요. 1997년에 처음으로 브레드포트 돔 탐사를 시작한 이후 무려 20년 만의 성과였지요. 지르콘은 지구의 역사를 담고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지는 광물이에요. 풍화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고, 열에도 강하기 때문에 쉽게 변형되지 않거든요.
특히 소행성이 충돌했던 브레드포트 돔에서 발견된 지르콘 결정은 지금의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자료예요. 초기 지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지구와 충돌한 소행성은 지구 속으로 들어가서 내부 성분이 되기도 하고, 지구에 큰 충격을 줘서 표면의 모양을 바꾸기도 하거든요.
무저 교수는 “브레드포트 돔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중요한 광물들을 더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어요.
지구의 생명을 지킨 소행성?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는 ‘칙술루브 충돌구’라는 소행성 충돌 흔적이 있어요. 직경 180km에 깊이 20km로, 6600만 년 전에 약 10km의 소행성이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지요. 과학자들은 이 충돌로 공룡이 멸종했다고 보고 있어요.
2016년 4월, 국제 연구팀이 해저 시추 를 통해 바다 속 506~1335m에 묻혀 있던 칙술루브 충돌구의 해저 토양을 채취했어요. 해저 토양은 풍화작용을 받지 않아서 육지보다 덜 손상됐지요. 이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조안나 모르간 교수팀이 이를 분석한 결과, 충돌구에서 발견된 소행성 조각은 다른 토양에 비해 구멍이 더 많았어요.
연구팀은 이 구멍이 충돌 당시 살아남은 생물들의 피난처가 되었다고 주장했어요. 구멍에 작은 크기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덕분에 다른 생물이 이를 먹이로 삼았다는 거예요. 조안나 교수는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이 다른 동물들을 살렸다는 점이 놀랍다”며 소감을 밝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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