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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도 깜짝 놀란 뇌 연구소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안녕~! 다들 내가 누군지 알고 있지? 사람들은 나를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이라고 부르더군. 허허! 내 입으로 말하려니 쑥스럽네~. 아무튼 내가 이렇게 미래로 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 사실 내가 연구용으로 뇌를 기증했거든. 내 뇌로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 또 뇌에 대한 어떤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는지 너무 궁금해서 다시 왔지롱~. 과연 2015년에는 뇌에 대한 비밀이 모두 풀려 있을까?


과학의 마지막 미개척지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뇌에 대해 궁금해 했어. 겨우 어른 주먹 두 개만 한 크기의 뇌에서 하는 일이 엄청 많으니까. 특히 나처럼 똑똑한 사람의 뇌는 더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 천재 과학자로 손꼽히는 나, 아인슈타인의 뇌는 뭔가 특별할까? 나도 궁금해~.

천재 과학자의 뇌는 특별할까?


아인슈타인은 1955년 4월 18일에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그는 자신의 뇌를 연구용으로 기증했지요. 이에 미국 프린스턴병원의 토마스 하비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꺼내 240조각으로 잘라 연구를 진행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천재 과학자의 뇌는 보통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 했지만, 하비 박사의 연구 결과는 허무했어요. 아인슈타인의 뇌에서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거든요.

1980년대에 하비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공개했어요. 이후 한 과학자는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신경세포*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는 ‘신경교세포’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하지만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요.

이후 1999년에는 캐나다 맥매스터대학의 신경정신학자 산드라 위텔슨이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수학, 물리학적 사고를 하는 마루엽의 한 부분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15% 넓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마루엽을 가로지르는 깊은 주름이 일부 없다는 점도 발견했지요. 산드라 박사는 “깊은 주름이 없어 신경세포의 연결이 더욱 활발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통 사람의 뇌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많아요. 실제로 아인슈타인 뇌의 총중량은 1230g으로,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오히려 우리나라 남자 평균인 1350~1400g에 비해 가벼운 편이에요. 또한 뇌 주름의 수 역시 보통 사람과 비슷하답니다. 결국 아인슈타인의 지능과 뇌 구조의 관련성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어요.
 

*신경세포 :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이용해 온몸의 기관들과 뇌를 연결하는 세포. ‘뉴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을 뇌로 전달하고, 반대로 뇌의 명령을 몸 곳곳으로 전달한다.
 


해부 연구소
사람 뇌를 직접 열어서 본다!

뇌를 과학의 마지막 미개척지이자 인체 속 우주라고 부른다고? 아주 마음에 드는 표현이군! 그런데 사실 뇌 연구는 내가 살던 때뿐 아니라 아주 먼 옛날에도 활발하게 진행됐어. 과거에 뇌 연구를 했던 방식은…, 놀라지 마! 바로 ‘해부’!

언어를 담당하는 뇌 부위 발견


과거에는 사람 뇌를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어요. 뇌를 직접 해부하는 방법밖에 없었지요. 우리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도 해부를 통해 밝혀졌어요.

1860년대 프랑스 외과의사인 폴 브로카는 뇌전증*에 걸린 환자를 만났어요. 이 환자는 오른쪽 몸 전체가 마비됐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나 지능은 보통 사람과 같았답니다. 브로카는 이 환자가 세상을 떠난 뒤에 뇌를 해부했는데, 왼쪽 뇌의 이마엽 아랫부분이 손상돼 있었어요. 그래서 뇌의 이 부분을 ‘브로카 영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1870년대 독일 신경정신과 의사 카를 베르니케는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또 다른 부분을 발견해요. 왼쪽 뇌의 뒤통수엽에 위치한 ‘베르니케 영역’으로, 이 부분이 손상되면 겉보기에는 유창하게 말을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이에요. 다른 사람이 하는 말도 알아듣지 못하지요.

*뇌전증 : 뇌의 신경세포들이 갑자기 흥분하면서 의식을 잃고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등의 발작 증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병.
 

뇌 수술하면서 만들어진 뇌지도

살아 있는 사람의 뇌를 직접 열어서 본 사례도 있어요. 1930년대 캐나다의 신경외과 의사였던 와일더 펜필드는 뇌전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어요. 발작을 일으키는 뇌의 특정 부분을 찾아 없애기 위해, 펜필드는 환자의 두개골을 열고 전극으로 뇌의 곳곳에 전기 자극을 주며 반응을 살폈어요. 그때마다 환자는 갑자기 팔을 움직이기도 하고, 머릿속에 있는 기억들을 반복해서 말하기도 했어요.

수술 중인 환자가 어떻게 말을 하냐고요? 뇌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수술할 때 부분 마취를 했거든요. 펜필드는 이렇게 뇌 수술 과정에서 전기 자극을 주고 환자의 반응을 살핀 결과를 뇌지도로 그렸어요. 펜필드는 뇌의 바깥 부분만을 전극으로 자극했기 때문에 정확도가 많이 떨어져요. 하지만 뇌의 위치에 따라 그 역할이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답니다.

해마 없으면 새로운 기억도 없다!

7살에 뇌전증에 걸린 헨리 구스타프 몰래슨은 27살이 된 1953년, 해마 제거 수술을 받아요. 의사가 몰래슨의 증상이 해마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거든요. 해마는 양쪽 관자놀이 안쪽에 있는 뇌의 부분이에요.

수술 이후 몰래슨은 발작 증상에서 벗어났지만,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능력도 잃고 말았어요.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마는 장기 기억을 저장하고 감정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해요. 사람들은 몰래슨을 통해 뇌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함부로 없애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답니다.

쥐 실험 연구소
쥐의 뇌를 보면 사람의 뇌가 보인다?!

사람 뇌를 해부하다니 무섭지? 게다가 사람 뇌를 연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그래서 요즘은 사람과 닮은 동물로 뇌 연구를 한다고 해.
“찍찍! 찍찍!”
어? 이게 무슨 소리지?

쥐의 뇌 연구한 과학자 3인, 2014 노벨상 받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뇌는 어떤 일을 하는지에 따라 신경세포의 연결이 시시때때로 바뀌어요. 따라서 죽은 사람의 뇌로 연구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요. 이에 과학자들은 사람 대신 쥐를 이용해 뇌 연구를 하고 있어요. 존 오키프 교수와 부부 과학자인 마이브리트 모세르 교수, 에드바르드 모세르 교수도 쥐의 뇌를 연구한 결과로 2014년 10월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어요.

1971년 존 오키프 교수는 쥐의 뇌에 전극을 꼽고 실험하다가 특정한 장소에 가면 활발하게 전기 신호를 내는 세포를 발견했어요. 해마에 있는 이 세포는 아주 넓은 공간에서도 신기하게도 한 지점을 지날 때만 반응을 보였지요. 오키프 교수는 쥐의 해마에 있는 이런 세포들을 찾아 ‘장소세포*’라고 불렀어요. 장소세포의 발견으로 뇌에 있는 해마가 장소에 대한 정보를 처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답니다.

2004년 모세르 교수 부부는 길 찾기에 도움을 주는 또 다른 세포를 발견해요. 이 세포는 넓은 장소에서도 일정한 간격과 각도로 떨어져 있는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반응을 보였어요. 반응을 보인 지점을 표시해 연결하면 6개의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진 정육각형 모양이에요. 이 세포를 ‘격자세포*’라고 불러요.

*장소세포 : 특정한 지점에서 전기 신호를 내는 뇌세포.
*격자세포 : 일정한 간격과 각도로 떨어져 있는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전기 신호를 내는 뇌세포.
 

쥐의 뇌를 투명하게 만들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정광훈 교수는 쥐의 뇌를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연구팀은 4℃에서 뇌에 투명한 하이드로겔 용액을 넣었어요. 하이드로겔은 온도가 높아지면 젤리처럼 말랑말랑하게 굳어요. 이렇게 굳으면서 뇌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제 위치에 있도록 고정시켜 주지요. 그 다음 전류를 흘려 뇌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지방질을 녹여요. 그러면 뒤에 있는 글자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뇌가 된답니다.

이렇게 만든 투명한 뇌는 다양한 연구에 쓸 수 있어요. 신경세포에 달라붙는 형광물질을 투명한 뇌에 넣으면 해부를 하지 않고도 뇌 구조를 아주 자세히 볼 수 있답니다.

뇌지도 연구소
기계로 뇌지도 그린다!

쥐로 뇌 연구를 하다니, 정말 놀랍구만! 자~, 그럼 이제 다음 뇌 연구소를 살펴보자~. 엥? 여기가 뇌 연구소 맞아? 다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게임만 하고 있어. 뭐라고? 게임으로 뇌지도를 그린다고라~?

전세계 170만 명이 게임 하면서 뇌지도 그린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뇌인지과학과 승현준 교수는 전세계인이 하루에 ‘앵그리버드’ 게임을 하는 시간을 합치면 ‘600년’이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승 교수는 이 시간을 뇌 연구하는 데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아이와이어’를 만들었어요.

아이와이어는 쥐의 망막과 연결된 뇌 신경세포의 구조를 찾는 게임이에요. 게이머들은 쥐 망막과 연결된 신경세포의 단면을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찍은 2차원 그림을 보면서 신경세포를 3차원 입체 구조로 연결해 나가요. 이런 작업을 알아서 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있지만, 신경세포의 연결이 아주 복잡하기 때문에 완벽한 구조를 만들 수 없어요. 그래서 사람이 직접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하나하나 그려야 하지요. 많은 사람이 게임에 참여할수록 더 많고, 정확한 신경세포 연결 구조를 빨리 밝혀낼 수 있답니다.

작년 5월에는 아이와이어 게임을 통해 밝혀진 150개의 신경세포 구조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되기도 했어요. 승 교수는 쥐의 망막 신경세포 분석이 끝나면 사람 뇌의 연결 구조까지 아이와이어로 분석할 예정이랍니다.
 

거대한 기계로 만든 뇌지도

많은 과학자들이 뇌를 연구하는 최종 목적은 ‘뇌지도’ 완성이에요. 뇌지도란 뇌의 각 영역이 어떻게 연결돼 있고,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 뇌에 대한 정보를 나타낸 것을 말해요. 하지만 아주 복잡한 뇌의 모든 정보를 알아내서 지도를 만들려면 뇌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계가 필요하답니다.

인체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살아 있는 사람의 뇌를 관찰할 수 있는 기계로 ‘MRI(자기공명영상)’가 있어요. MRI는 강한 힘을 지닌 커다란 자석이에요. 이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높은 주파수를 가진 전자파를 순간적으로 발사해요. 그러면 잠시 뒤에 뇌에 흡수됐던 전자파가 다시 방출돼요. 이 신호를 컴퓨터가 계산해서 뇌의 속을 보여 주는 영상을 만드는 거예요.

성능이 좋은 MRI가 개발되면서 뇌 연구도 활발해졌어요. 뇌에 있는 혈관만 찍은 영상과, 각 손가락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의 영역만을 찍은 영상도 만들 수 있게 됐지요.

단점도 있어요. 지금까지 개발된 MRI 해상도는 최대 1~3mm예요. 하지만 신경세포를 관찰하려면 해상도가 수nm(나노미터, 10-9m)까지 좋아야 하지요.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은 뇌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해상도가 더 높은 MRI를 개발하고 있답니다.

뇌 활용 연구소
아픈 뇌 치료하고, 뇌와 닮은 기계 만든다!

뇌지도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하고 있구만! 가까운 미래에 뇌지도가 완성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신나~! 그런데 잠깐! 만약 우리 뇌에 대한 비밀이 모두 밝혀진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지 않아?

생각만으로 기계를 움직인다!


최근 뇌의 특정 영역이 하는 역할을 알아내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돕는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어요. 실제로 2012년 12월,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앤드류 슈왈츠 교수팀은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로봇팔을 만들었어요.

연구팀은 오른팔과 오른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의 영역에 가로 세로 6mm 크기의 전극 2개를 심었어요. 그리고는 환자에게 팔의 다양한 움직임을 상상하도록 했어요. 그리고 이때 나오는 신호를 컴퓨터에 입력했지요. 이후 환자의 뇌와 컴퓨터, 로봇팔을 연결했어요. 환자가 팔을 올린다는 생각을 하면 컴퓨터가 미리 입력해 놓은 신호와 비교해 로봇팔에게 명령을 전달하지요.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이는 거예요. 탁자에 놓인 초콜릿을 집어서 먹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손뼉을 치는 일도 할 수 있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로는 몸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대신하는 기계를 개발할 수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 뇌에 대한 많은 정보가 밝혀지면 아픈 사람을 돕는 완벽한 기계를 만들 수 있겠죠?

뇌를 닮은 기계들이 온다!

사람의 뇌 구조를 그대로 흉내 내서 슈퍼컴퓨터를 만들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어요. 유럽 86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이 연구는 ‘휴먼브레인프로젝트’라고 불러요. 사람 뇌와 완벽하게 똑같은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지요. 우리 뇌의 복잡한 구조를 기계로 구현하기 위해 지금까지 2000개가 넘는 칩을 넣어 컴퓨터를 만들었어요. 이 컴퓨터는 1초에 약 23조 개의 계산을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 기계는 아직 쥐의 뇌 구조와 비슷한 정도밖에 안 된답니다.

이렇게 많은 기계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배우고, 추론하고, 이해하는 등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는 없어요. 기계는 오직 사람이 짜놓은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서 답을 내는 것 뿐이지요. 하지만 실망하지 마세요. 지금도 전세계 수많은 과학자들이 뇌 연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임창환 교수_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생체공학과

뇌에 대한 비밀을 밝히기 위해서는 신경과학, 컴퓨터공학, 화학, 광학, 생명과학 등 수많은 과학기술 분야의 발달이 필요해요. 그래서 뇌 연구를 ‘제2의 달 탐사 프로젝트’라고 말하지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뇌 연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많다는 뜻이에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어른이 돼서 완벽한 뇌지도를 만들고,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을 만드는 모습을 기대할게요!

2015년에도 뇌에 대한 비밀이 다 밝혀지지 않았다니…. 어서 뇌의 비밀이 밝혀져서 더 멋진 세상이 펼쳐졌으면 좋겠어. 그때도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을 만나러 올게! 그럼 난 간다~,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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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림 기자
  • 도움

    임창환
  • 도움

    정용
  • 도움

    박현욱
  • 도움

    김대수
  • 도움

    승현준
  • 사진

    유니버셜픽쳐스, 이우상 기자, 위키미디어 외
  • 이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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