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스키아파렐리는 착륙에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어요. 이로써 엑소마스 2016 프로젝트는 절반의 성공으로 그치고 말았지요. 그런데 스키아파렐리는 왜 착륙에 실패한 것일까요?

낙하산이 일찍 펴진 게 원인!
스키아파렐리가 궤도에서 분리된 뒤 화성 표면으로 착륙할 때에는 낙하산과 *역추진 엔진을 사용했어요. 대기에 진입한 뒤에는 2만 1000km/h의 속도로 매우 빠르게 내려오는데, 이 속도 그대로 표면에 도착하면 바닥에 충돌해 버리고 말거예요. 그래서 고도 7km에서 낙하산을 펼치고, 1.1km에 도달하면 역추진 엔진을 작동했어요. 그럼 착륙선의 속도가 점차 줄어들면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지요.
그런데 착륙 과정에서 낙하산이 일찍 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어요. 이후 30초 동안 작동해야 할 역추진 엔진이 3초 만에 멈추면서 화성 표면에 그대로 떨어진 거예요. 과학자들은 이 원인을 낙하산의 오작동으로 보고 있어요.
착륙 과정은 과학자들이 미리 설정한 프로그램에 의해 작동돼요. 이 프로그램은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연결돼 있어서 하나라도 어긋나면 전체가 어긋나게 되지요. 그런데 설정해 놓은 높이보다 낙하산이 일찍 펼쳐지면서 알고리즘이 모두 꼬여 버렸어요. 과학자들은 현재 낙하산이 일찍 펼쳐진 이유와, 전체 알고리즘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분석하고 있답니다.
*역추진 엔진 : 착륙선이나 항공기 등에 사용하는 보조 로켓 엔진. 착륙선이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되는 방향의 힘을 만들어 속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착륙이 어려운 이유는 대기가 없기 때문
착륙선을 화성 표면에 안전하게 착륙려면 매우 정교한 기술이 필요해요. 무엇보다 화성 착륙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화성 대기의 밀도가 작기 때문이에요. 화성 대기는 지구 대기 밀도의 100분의 1정도에 불과하거든요.
대기 중에 공기가 많을수록 물체가 떨어질 때 받는 저항은 커져요. 그럼 특별한 장치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물체의 속도는 어느 정도 줄어들게 되지요. 하지만 화성처럼 공기가 적을 경우엔 착륙선의 속도가 매우 더디게 줄어들어요. 그래서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낙하산과 역추진 엔진이 필요하답니다. 또다른 이유는 지구에서 실시간으로 화성 착륙선을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지구와 화성의 거리는 약 1억 7500만km 정도예요. 착륙선이 보낸 정보를 지구에 있는 과학자들이 받는 데 9분 45초가 걸리지요. 그러나 착륙선이 착륙하는 시간은 단 6분!
초 단위로 낙하산이 펴지고, 엔진이 작동되기 때문에 지구에 있는 과학자들이 착륙 과정을 조정할 수가 없어요. 결국 착륙선은 미리 설정해 놓은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작동되어야 해요. 그리고 그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곧바로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착륙에 성공하기가 무척 어렵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