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말말말! 도파민 디톡스 앱이 끝이 아니다
도파민 디톡스 앱을 사용해 보니 사흘 동안 머리가 맑아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디톡스 앱이 장기적인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연구 결과는 크게 갈리는 편입니다.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앱을 설치했다가 며칠 뒤에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만 봐도 많습니다. 전문가에게 그 이유와 장기적인 도파민 디톡스 방법을 물었습니다.
신성만
한동대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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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곧바로 코끼리를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소셜 미디어 접속을 자제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더욱 소셜 미디어를 생각할 수 있어요. 그땐 도파민 디톡스 앱을 삭제할지 말지 고민하게 되겠죠. 이를 막기 위해선 다음 단계로 그동안 소셜 미디어가 줬던 효능감을 다른 곳에서 찾는 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있었다면 축구나 오케스트라 같은 그룹 활동을 하는 것이 유효할 겁니다.
김주현
한국뇌연구원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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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도파민 중독에 가장 크게 관여하는 건 소셜 미디어 속 숏폼 콘텐츠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매우 높은 빈도로 도파민을 반복적으로 분비하게 만들기 때문에 뇌의 보상회로를 ㅁ빠르게 강화하죠. 여기서 벗어나려면 ‘나만의 롱폼 미션’에 도전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1분짜리 게임을 10개 하는 것보다 10분 동안 풀어낸 수학 문제에서 오는 기쁨에 가치를 두는 일입니다. 시간과 정성을 들인 즐거움에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거죠.
윤재영
홍익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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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디톡스 앱들은 그만하라고 알림을 보내고, 얼마나 썼는지 깨닫게 하고, 강제적으로 앱을 종료하는 유형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그보다 상호작용 디자인으로 소셜 미디어 자체에 디톡스적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을지 연구 중입니다. 소셜 미디어에는 밤낮이 없습니다. 반면 게임 ‘동물의 숲’은 시간적 측면에서 일상생활의 리듬이 있죠. 사용자의 시간에 따라 밤이 되면 숲이 어두워지고 가게도 닫아요. 이런 요소를 소셜 미디어에 넣으면 강제종료, 차단보다 현명한 공생이 가능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