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신기루 설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 코인 시장엔 늘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한 가지 자극이 계기가 돼 가격 폭락이 이어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이런 불안이 자극제가 된 대폭락은
세 번 정도 있었다.
코인 시장을 볼 때 비트코인 가격이 좋은 지표가 된다. 거래량과 시가총액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는 ‘대장 코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을 살펴보면 4년에 한 번씩 가격이 내려간다. 전 세계 거래소의 코인 정보를 볼 수 있는 웹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연초와 연말 가격을 비교해 보면 2014년, 2018년만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갔다. 각각 58%, 73% 대폭 하락했다. 그리고 아직 한 해가 가지 않았지만 2022년도 6월 14일까지 50.2% 떨어졌다. 기간별 낙폭으로만 따지면 가장 크다. 공교롭게도 하락장 주기가 4년에 맞춰지면서 한편에서는 이를 ‘크립토 윈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암호화폐를 뜻하는 영어 단어 ‘크립토커런시(cryptocurrency)’와 겨울을 뜻하는 영어 단어 ‘윈터(winter)’를 합친 말이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크립토 윈터가 한 가지 원인 때문에 생기진 않는다”면서도 “지나고 난 뒤 영향을 크게 미친 것들을 따져보면 해킹, 규제 등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01.거래소가 털렸다 (58% ⬇)
2014년,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해킹당했다. 당시 마운트곡스는 일본 도쿄에 있던 세계 최대 거래소로, 비트코인 거래량의 70%를 처리했다. 하지만 해킹으로 85만 개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한 뒤 파산했다. 정확한 피해 금액은 알기 어렵지만, 당시 1비트코인 시세인 400달러로 따지면 3억 400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3600억 원)에 달한다. 세계 최대 규모 거래소가 해킹 피해를 보자 가상자산이 해킹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02. 규제의 난 (73% ⬇)
2018년, 미국, 중국을 포함한 대다수 정부가 가상자산 시장 규제에 나섰다. 2017년 12월 16일 2120만 원 정도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 달 뒤인 2018년 1월 16일, 1220만 원으로 급락했다. 2018년 1월 한국에서도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다.
03. 테라·루나 사태 (50.2% ⬇)
2022년 하락은 금리 인상과 테라·루나 사태가 원인으로 꼽힌다. 금리가 오르면서 사람들이 코인을 팔기 시작한 데다가 테라와 루나 가격이 0원에 가까워지며 가상자산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테라는 원래 1달러로 가격이 유지되는 스테이블 코인인데,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이와 연동된 루나 가격도 함께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