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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6월 미국 국방부는 UFO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설명이 어려운 일부 미확인 공중 현상(UAP)을 언급하며 착각이나 센서 에러로 결론을 내렸다. UFO 연구자들은 이들이 UFO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내 대표적 UFO 연구자의 의견을 소개한다.

미국의 유명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어린 시절부터 UFO가 외계인의 우주선이라고 믿었다. 1963년에는 천문분야 학술지 ‘행성 및 우주과학’에 우리 은하계의 발달한 문명에 속한 외계인이 핵융합이나 반물질로 추진되는 아광속 우주선으로 지구를 방문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1966년 그는 UFO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미국 공군이 20여 년간 운영하고 있던 ‘프로젝트 블루북’이란 UFO 전담 조사팀을 평가하는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 위원회는 미국 공군의 조사 자료를 민간 전문가들이 분석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공군은 당시 미국물리학회 회장을 맡고 있던 에드워드 콘던에게 이를 의뢰했고, 2년여 뒤 ‘콘던 보고서’가 나왔다. 블루북은 총 1만 2618건의 목격 보고를 분석해 그중에서 기존의 어떤 비행체나 자연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701건의 UFO 사례가 존재한다고 보고했다. 콘던 보고서의 본문에는 이들 UFO 사례 중 적어도 4건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담겨 있다. 하지만 콘던은 직접 쓴 보고서 요약문을 통해 UFO가 과학 기술적으로나 국가 안보상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외계 문명과의 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단정했다. 이 같은 결론에 의해 1969년 말 프로젝트 블루북은 종결됐다.


그 뒤에도 미국에서 UFO 소동이 몇 번 일어났으나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UFO 조사팀은 다시 운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최근까지 알려진 상식이었다. 그러던 2017년 12월, 50년 가까이 이어진 이 상식이 허구였음이 뉴욕타임스의 특종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미국 국방부에서 정보 담당 차관보를 역임했던 크리스토퍼 멜론이 그해 익명의 국방부 관료로부터 3건의 UFO 동영상과 자료를 입수한 것이다. 퇴임 후 한 민간 UFO 연구 단체의 자문역을 하고 있던 그는 이 동영상들을 뉴욕타임스에 제공했다. 심층 취재를 통해 뉴욕타임스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국방부 내에 ‘고등 항공우주 위협 확인 프로그램(AATIP˙Advanced Aerospace Threat Identification Program)’이 운영돼 미군 비행기 조종사들이 목격한 UFO 사건들을 조사했음을 밝혔다. 


결국 지난해 4월 미국 국방부는 AATIP의 존재와 UFO 동영상들의 실체를 인정했다. 그리고 올해 6월에는 2004년 이후 미군 조종사들이 목격한 총 144건의 괴비행체 사례에 대한 중간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런데 이 보고서의 어디에서도 미확인 비행물체, 즉 ‘UFO’라는 용어는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 미확인 공중 현상을 뜻하는 ‘UAP’라는 표현만 등장한다. UAP는 목격 보고된 괴비행체 모두를 일컫는다. 새떼나 기구, 또는 무인 비행체 등의 공중 부유체(airborne cluster), 얼음 조각, 수분, 또는 온도의 요동과 같은 자연 대기 현상(natural atmospheric phenomena), 미국 내 기업이나 단체에서 제작된 비행물 관련 프로그램(USG), 러시아와 중국 등 다른 국가나 집단이 만든 비밀 장치(foreign adversary systems), 기타(others)로 나뉜다. 총 144건 중 18건에 해당하는 ‘기타’가 UFO라고 볼 수 있다. 이 보고서 본문에서 기타에 속한 것들은 ‘고도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바람이 세게 불고 있는데 꼼짝하지 않고 공중에 떠 있거나 바람의 방향을 거슬러 움직이는 경우, 갑자기 급가속해 움직이거나 기존 비행체로 흉내 낼 수 없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경우, 그리고 고주파 전자기 에너지를 방사하는 경우를 사례로 꼽고 있다. 이런 특성들은 미국 해군이 촬영한 세 개의 동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국방부는 현재 과학기술로 설명이 불가능한 UFO의 존재를 인정한 것일까. 본문과는 달리 결론을 담은 요약문에서 ‘기타’는 센서의 에러, 목격자의 착각이나 오인 등으로 본다. 본문에는 전문가의 견해가 담겨 있으나 결론 부분은 콘던 보고서와 비슷한 패턴을 보여준다. 50년 전과 다른 점은 미국 정부가 UFO의 국가 안보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AATIP에서 수행한 용역과제들은 당시 미국 국방부 실무진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과제 제목을 나열해 보면 ‘고에너지 초고주파 기술’ ‘핵융합 및 핵 추진 심우주 항해용 엔진 기술’ ‘항공우주 산업에서의 반중력 활용’ ‘음질량 추진법’ ‘양전자 추진장치’ ‘양자 진공에서의 에너지 추출법’ ‘워프 항법, 암흑물질 및 여분 차원 조절법’ ‘여행 가능한 웜홀, 스타 게이트, 그리고 음의 에너지’다. 2000만 달러(약 231억 원)가 투입된 이 연구과제들 대부분은 아직 우리 인류가 실험실에서조차 구현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AATIP 실무자들이 UFO가 지구 밖의 기술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연구를 수행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미국 국방부의 중간보고서가 공개되기 한 달 전 미국 CBS TV의 ‘60분(60 minutes)’에 동영상과 관련이 있는 미국 해군 조종사들이 출연했다. 이들은 북미 대륙의 태평양 상공과 대서양 상공에서 UFO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미처 동영상에 담지 못한 UFO의 상상을 초월하는 움직임에 대해 설명했다. UFO가 음속의 50배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거나 추적을 하는 자신들의 비행기로 돌진해 오다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는 진술도 이어졌다. 그것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스파이 드론일 가능성을 묻는 사회자에게 “만일 그렇다면 국가 안보상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겠지만, 내 판단으론 그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미국 해군 조종사들에게 UFO를 목격하는 일은 일상이었던 셈이다. 

2021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맹성렬 우석대 전기자동차공학부 교수
  • 에디터

    서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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