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6월 닐 암스트롱(왼쪽)과 버즈 올드린(가운데 앉은 사람)이 달 착륙 이후 상황을 연습하기에 앞서 엔지니어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습만이 살 길
우주복 착용부터 발자국 찍기까지. 연습, 또 연습이다.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들은 무중력 훈련뿐 아니라 월석 샘플을 옮기는 법, TV 생중계를 위한 장치 설치 등 달에서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수없이 연습했다.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들은 달에 발자국을 찍어 월면토의 성분을 분석했다. 1969년 4월 닐 암스트롱이 발자국을 찍는 연습을 하고 있다.
0.32초의 오차가 부른 위기
수많은 연습에도 문제는 발생했다. 달은 지구와 중력이 달라 지구보다 시간이 느리다는 것이 문제였다. 과학자들은 정밀하게 계산했지만,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0.32초의 오차가 생겼다. 불과 1초도 되지 않는 사소한 차이였지만, 이는 예상 착륙 지점이 수백 m 달라지는 결과를 불렀다a. 당초 평평한 지대인 고요의 바다에 착륙하려고 했지만, 정작 착륙선이 도착할 곳은 그보다 서쪽의 돌투성이 지점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기지를 발휘해 수동모드로 전환한 뒤 올드린에게 고도와 속도를 말로 전해 들으며 착륙선 ‘이글’을 조종했다. 마침내 착륙에 성공했을때, 연료가 떨어지기 불과 20초 전이었다.
▲1969년 4월 닐 암스트롱이 달 착륙선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1969년 7월 버즈 올드린이 달에 착륙한 뒤 이글의 사다리에서 내려오고 있다. 닐 암스트롱이 촬영했다.
▲1969년 7월 아폴로 11호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맨 오른쪽)과 함께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우주비행사들.
지구 귀환 후 2주간 격리
우주비행사들은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2주 동안 외부와 차단된 격리시설에서 지내야 했다. 아폴로 11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아폴로 11’에는 격리시설에 누군가 장난스럽게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PLEASE DO NOT FEED THE ANIMALS)’라고 써 붙여 놓은 장면이 나온다.
▲지구 귀환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
아폴로 11호 살린 여성 프로그래머 마거릿 해밀턴
아폴로 계획에서 우주선의 프로그램 설계는 놀랍게도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래머가 천공카드에 하나하나 구멍을 뚫어 기계에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마거릿 해밀턴도 그 중 한 명이었다.
24세에 결혼한 해밀턴은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딸 로렌을 실험실에 데려오곤 했다. 어느 날, 로렌이 아폴로의 시뮬레이터를 건드려 과부하가 걸리며 꺼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해밀턴은 이런 일이 우주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오류 감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하지만 이 소프트웨어는 우주비행사들의 반발을 불렀다. 완벽하게 훈련을 받은 만큼 실수할 리 없다는 우주비행사들의 자신감이 문제였다. 그럼에도 해밀턴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아폴로 11호에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추가했다. 과부하가 걸리면 경고음 ‘1202’가 뜨며 프로그램이 작동하도록 설정했다.
1969년 7월 20일 오후 8시 10분경, 닐 암스트롱이 이글을 조종해 달에 착륙을 시도하던 그때 '1202' 경고음이 울렸다. 아니나 다를까, 컴퓨터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다행히 해밀턴이 추가한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우선순위가 낮은 작업을 제거하고 주요임무를 먼저 처리하도록 설정이 변경됐다. 덕분에 아폴로 11호는 최초의 달 착륙이라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아폴로 계획의 성공은 미국인들의 숙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며 아폴로 11호의 발사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