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맞는 것은 공동체를 위한 선행이 될 수 있다. 나와 내 가족이 맞은 백신이 다른 사람을 지켜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맞은 백신이 나와 내 가족을 지켜주기도 한다. 집단면역이 우리 모두를 지켜주는 생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집단면역(Herd Immunity)’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가짐으로써 집단 내에 감염 확산을 차단하고 질병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집단면역의 개념은 1840년 영국 의사 윌리엄 파가 처음 제시했다. 집단면역이라는 용어는 1923년 5월 영국의 세균학자인 W.W.C 토플레이와 G.S 윌슨이 ‘위생학 저널’에 쓴 ‘감염의 확산 집단면역의 문제’라는 논문에 처음 등장했다.
집단면역, 어떻게 작용하나
백신을 맞지 않아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 감염병이 등장하면 순식간에 질병이 확산된다. 그러나 집단이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가지고 있으면 감염병의 유행은 차단되거나 일부분만 감염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오른쪽 그림). 천연두가 바로 집단면역으로 사라진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모든 사람이 백신으로 천연두에 면역력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 아니라 집단면역으로 인해 천연두가 전파되지 못하고 영원히 박멸된 것이다.
집단면역은 집단 내 개개인의 백신 접종률에 따라 달라진다. 백신 접종률이 높으면 집단면역 역시 높은 수준으로 작동해 질병을 차단할 수 있다. 반대로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면 집단면역이 감소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감염의 위험이 증가한다.
백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다른 아이가 백신 접종을 했다면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실일 수 있다. 대부분의 아이가 백신 접종을 하고 일부의 아이만 하지 않을 경우,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도 집단면역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집단면역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의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데, 위와 같은 논리로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 집단면역은 무너지게 된다.
‘집단면역(Herd Immunity)’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가짐으로써 집단 내에 감염 확산을 차단하고 질병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집단면역의 개념은 1840년 영국 의사 윌리엄 파가 처음 제시했다. 집단면역이라는 용어는 1923년 5월 영국의 세균학자인 W.W.C 토플레이와 G.S 윌슨이 ‘위생학 저널’에 쓴 ‘감염의 확산 집단면역의 문제’라는 논문에 처음 등장했다.
집단면역, 어떻게 작용하나
백신을 맞지 않아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 감염병이 등장하면 순식간에 질병이 확산된다. 그러나 집단이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가지고 있으면 감염병의 유행은 차단되거나 일부분만 감염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오른쪽 그림). 천연두가 바로 집단면역으로 사라진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모든 사람이 백신으로 천연두에 면역력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 아니라 집단면역으로 인해 천연두가 전파되지 못하고 영원히 박멸된 것이다.
집단면역은 집단 내 개개인의 백신 접종률에 따라 달라진다. 백신 접종률이 높으면 집단면역 역시 높은 수준으로 작동해 질병을 차단할 수 있다. 반대로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면 집단면역이 감소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감염의 위험이 증가한다.
백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다른 아이가 백신 접종을 했다면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실일 수 있다. 대부분의 아이가 백신 접종을 하고 일부의 아이만 하지 않을 경우,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도 집단면역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집단면역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의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데, 위와 같은 논리로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 집단면역은 무너지게 된다.
집단면역의 수학적 모델
그렇다면 백신 접종률이 얼마나 높아야 감염을 차단할 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감염재생산수(Basic Reproduction Number, RO)를 알아야 한다. 기본감염재생산수는 한 명의 감염자가 질병을 전파하는 평균 인원수다. 전염률이 높을수록 기본감염재생산수가 높다.
예를 들어 기본감염재생산수가 4명(RO=4)이라고 하자. 백신이 없다면 한 명의 감염자는 4명을 감염시키고, 4명은 다시 4명을 감염시켜 감염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하지만 백신 접종으로 80%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가지고 있어서 5명 중 1명에게만 질병을 감염시킬 수 있다면, 실제감염재생산수(R)는 0.8이 된다(R=4-(0.8×4)=0.8). R이 1보다 작으면 질병의 전파를 막을 수 있다(아래 그림). 이런 원리를 이용해 기본감염재생산수(RO)로 질병의 전파를 막는 백신 접종률(V)을 구할 수 있다.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백신을 얼마나 맞아야 질병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지 계산해 보자. 처음에 예로 들었던 것처럼 기본감염재생산수가 4인 질병은 V=1- 1/4로 V= , 즉75%보다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질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홍역의 경우 기본감염재생산수가 약 15이기 때문에 V=1- 1/15로 계산하면 약 94%보다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질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좀 더 정확하게 구할 때는 백신의 효과를 추가로 고려한다.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100% 면역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았을 때 면역이 생기는 비율(E)을 수식에 추가하면 질병 확산을 막는 정확한 백신 접종률(VE)을 구할 수 있으며,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전염력이 큰 질병일수록 백신 접종률이 높아야 한다.
◀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맞고 있는 어린이.
집단면역이 있어도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의 백신접종률이 높아서 집단면역에 의해 보호받는다고 해도,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의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에서 500명 이상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예방접종 체계가 잘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 무렵에 접종하게 돼 있는 홍역 예방 백신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벌어진 일이다. 독일의 홍역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주변 국가로 전파됐다.
이 사태를 보면 백신을 맞지 않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 수 있다. 감염원은 대부분 지금도 어딘가의 국가에 존재하고 있다.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운 현대 사회에서는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에 걸릴 위험성이 늘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백신 거부 운동 때문에 전염병의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자 이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는 자녀의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부모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지난 5월 통과시켰고, 독일 정부는 자녀의 예방접종을 입증하지 못한 부모를 유치원 등 육아기관이 의무적으로 정부에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01년 초등학교 입학 시 홍역 예방접종 확인을 시작으로, 2012년 3월부터는 초등학교 입학시 4종의 예방접종을 확인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집단면역과 백신 접종률에 대한 흥미로운 최신 연구 하나를 소개한다. 지난 3월 6일 ‘네이
처 인간행동’ 온라인판에는 사람들이 집단면역에 대해 아는 것이 백신 접종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독일 에르푸르트대 심리및감염병연구소 코넬리아 베슈 박사팀은 집단주의가강한 국가(한국과 인도, 홍콩, 베트남)와 개인주의가 강한 국가(미국, 네덜란드, 독일)로 나눠, 총 2107명에게 집단면역에 대해 알리고 이후 백신 접종 의향 변화에 대해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집단주의가 강한 국가는 백신 접종 의향 자체가 원래부터 높아(61.43%) 집단면역에 대해 알게 된 뒤에도 크게 변화(61.02%)가 없었다. 하지만 개인주의가 강한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 의향(44.99%)이 크게(56.61%) 높아졌다(doi:10.1038/s41562-017-0056).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집단면역을 낮추고,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가 된다. 너무 어려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신생아와 알레르기 반응으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아이들, 암 같은 질병에 걸려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은 전적으로 집단면역에 의해서만 보호받을 수 있다. 충분히 백신을 맞을 수 있음에도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집단면역의 혜택에 기생하는 이기적인 행동임을 알아야 한다.
박수형_park3@kaist.ac.kr
POSTECH 분자생명과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질환에 대한 방어
면역 및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백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백신은 옳다!
Part 1. 백신을 못 믿는 사람들
Part 2. 백신은 정말 옳다
Part 3. 인체, 백신을 기억하다
Part 4. “나 하나쯤이야” 무너지는 집단면역 생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