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Interview. “극지 연구에 국경은 필요없죠”


‘화성보다 모른다’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극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국경을 넘어선 과학자들 간의 협력 덕분이었다. 지난 5월 10~11일에는 ‘제22차 국제극지과학 심포지엄’이 인천 송도 극지연구소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에는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 12개국 200여 명의 극지 전문가가 참석했다. 특별강연을 한 미국해양대기청(NOAA) 파블로 셀멘테-콜른 박사(이하 P)와 미국 국무부 해양환경과학국의 에반 블룸 해양극지과장(이하 E)을 만나 인터뷰 했다(동일한 질문의 답은 붙여서 정리했다).


Q 극지 공동연구에서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P ‘IABP(International Arctic Buoy Program)’ 같은 국제 공동 관측프로그램이다. IABP는 북극해에 수백 개의 부이(해상의 기상 상황을 관측하는 장비)를 네트워크처럼 띄워서 해빙의 면적, 이동, 해수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5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는 북극 전체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한 나라가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다. 각자 관심 영역에 대한 ‘지도’를 조금씩 그린 뒤에 합쳐야 거대한 극지 연구를 완성할 수 있다. 현재 남극대륙 연안해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International Programme for Antarctic Buoys)을 진행하고 있다. IABP, IPAB 둘 다 한국도 올해부터 참여한다.

Q 극지 공동연구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은?

E 예상되는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다. 북극이사회에서는 현재 과학자들이 극지에 출입하며 공동연구할 때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 즉 비자 문제, 장비를 반출입하는 문제, 데이터를 공유하는 문제 등 8개 문제에 대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논의하고 있다. (합의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가?) 극지를 접근할 때 정치적인 관점보다 과학적인 관점으로 먼저 접근하는 것이 결과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Q 극지 연구에서 옵저버인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E 많은 나라들이 옵저버로 활동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중에서도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블랙카본 연구, 북극점 연구 등이 좋은 사례다. 한국은 극지와 떨어져 있지만 우수한 극지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북극이사회 태스크포스에 참여해서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 P 뭐니뭐니해도 한국은 아라온 호라는 멋진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남극이나 북극에 부이를 띄우려고 해도 당장 쇄빙선이 없으면 갈 수 없다. 많은 나라들이 한국과 협업하고 싶어하는 이유다. 한국은 인공위성에서 획득한 자료를 분석해 극지를 원격탐사하는 분야에서도 앞서 있다. 더 큰 활약이 기대된다.

옵저버(Observer)

북극이사회에는 정회원(북극권에 영토가 있는 나라)8개국과 6개 북극권 원주민 대표단체가 관여한다.
북극이사회에서 장관회의의 승인을 거쳐 북극권 이외의 나라도 북극이사회 회의에 초청받을 수 있다. 이 자격을 받은 국가를 옵저버라고 한다. 한국은 영국, 중국, 인도 등과 함께 12개 정식 옵저버 중 하나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극지의 심장은 뜨거웠다
Part 1. 북극 : 빙하기 동해 닮은 비밀의 얼음 바다
Interview. 자원 넘치는 북극 바다밑, 지형부터 알아야죠
Part 2. 남극 : 가장 뜨거운 바다에서 얼음 대륙이 꽃피다
Interview. “ 극지 연구에 국경은 필요없죠”
Infographic. 물과 얼음을 싹 걷어낸 극지의 본모습

201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 진로 추천

  • 지구과학
  • 환경학·환경공학
  • 해양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