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의 발판, 미토콘드리아
복잡한 세포 구조는 진핵생물의 특징이다. 진핵생물은 세포 안에 또다른 막을 만들어 DNA를 보관하며(핵), 단백질을 합성하고(리보솜) 분해하는(리소좀)특별한 소기관을 가지고 있다. 필요한 단백질을 저장하는 소기관(소포체)도 있고, 그 단백질을 운송하는 것(골지체)도 있다. 이 가운데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드는 소기관으로 세포의 발전소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단순한 세포소기관이 아닌, 복잡한 세포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도약판이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1파트).
1단계 영양분 분해
우리가 에너지를 만들 때 땔감으로 쓰는 것은 지방과 당이다. 먹을 때는 엄연히 다른 영양소지만 에너지를 만들 때는 탄소 세 개로 이뤄진 피루빈산이라는 작은 분자로 쪼개진다.

2단계 TCA 회로를 돌려라
피루빈산은 미토콘드리아로 옮겨져 TCA 회로의 재료로 쓰인다. TCA 회로는 연속된 화학 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NADH와 FADH2를 만든다. 꼬리잡기를 하듯 마지막 물질을 처음 물질로 바꿔 끊임없이 회로를 돌린다. 암 세포는 TCA 회로를 교묘히 조절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세포를 조절한다(4파트).
3단계 양성자를 퍼내라, 전위차를 만들어라
TCA 회로에서 만들어진 NADH와 FADH2는 미토콘드리아 내부막의 전자전달 복합체에서 산화된다. 전자전달 복합체는 세 번에 걸쳐 양성자(H+)를 미토콘드리아 막간공간(내막과 외막의 사이 공간)으로 퍼낸다. 그 결과 막간공간은 (+) 전하로, 내부막은 (-)전하를 띠어 전위차가 생긴다. 전위차를 만들 때 발생하는 활성산소는 노화와 퇴행성 질환의 주범으로 꼽힌다(4파트).
4단계 양성자는 에너지를 싣고
막 사이의 전위차 때문에 양성자는 미토콘드리아 안쪽으로 이동한다. 이런 양성자가 들어오는 힘을 이용해 ATP 합성효소를 돌려, ADP를 ATP로 바꾼다. ATP는 세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품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어떻게 에너지를 만들까
미토콘드리아가 만드는 에너지는 ATP라는 화학물질에 저장된다. 불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불을 붙일 수 있는 성냥처럼, ATP는 에너지가 필요로 하는 곳에 달려가 에너지를 내놓는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머리를 비우고, 눈을 흐리멍덩하게 뜨고는 창문을 열어 기분 좋은 햇살에 몸을 맡기고 싶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아무것도 안한 것이 맞지만, 세포는 ‘열일 중’이다. 창문을 여는 데에도, 머리를 비우는 데에도, 감길락 말락 눈을 뜨는 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모든 에너지는 세포에서, 세포 중에서도 세포소기관의 하나인 미토콘드리아에서 나온다. 미토콘드리아가 만들어 내는 에너지로 우리는 존재한다. 최근에는 진화와 질병 치료에서도 미토콘드리아가 활약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연구의 최전선을 살펴보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탐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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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진화 이끈 작은거인 미토콘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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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미토콘드리아에 새겨진 인류의 기원
Part 3. 미토콘드리아 바꾼 ‘세 부모 아이’ 안전할까
Part 4. 뇌질환과 암의 열쇠가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