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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고교생 100명이 묻고, 공대생이 답하다



Q1 공대는 정말 ‘남탕’인가요?

저희 학번 기준으로는 5:1 정도였습니다. 매년 여성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진 한 여학생이 남학생 3명의 짝사랑을 받는 게 정설입니다. 일처다부제라고 하죠. 물론 학과마다 성비차이가 커요. 생명공학과 같은 경우는 1:1에 수렴해 ‘꽃밭 생명’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컴퓨터공학과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 언어처럼 0 또는 1명의 여학생이 들어옵니다. 대부분 0인 게 함정이죠. 공대에 여학우란 없습니다. 여신만이 존재할 뿐. 남자 선배들은 그 여학우에게 밥을 한 끼라도 더 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지요. 제가 아는 한 여학생은 입학한 뒤 한 학기 동안 고백을 7번 받았다고 해요. 만화 제목을 ‘여기는 호그와트’라고 정한 것은 포스텍이 마법사 양성소란 뜻이었습니다. 포스텍에는 남자가 25살까지 여자를 한 번도 못 만나면 마법사가 된다는 슬픈 전설이 있거든요. _이은욱(남, 포스텍 화학공학과 09학번, 2013년 졸업)

여자라서 남학생들이 무조건 엄청 잘해주는 건 아니에요. 아, 동아리에 지원할 때는 여성이 좀 유리하죠. 탁구 동아리를 예로 들면 탁구를 정말 잘 치는 남학생과 탁구 라켓을 잡아본 적도 없는 여학생이 있으면 여학생을 뽑거든요(그게 접니다, 하하). 오히려 여자라서 불편한 점도 있어요. MT나 술자리에 여학생 친구들이 많이 안 간다고 하면 저도 잘 안 가게 돼요. 여자 혼자인 게 아무래도 불편하거든요. 여학생 수가 적다보니 또래 여자들과 친해지기 어려운 점도 아쉽죠. 저는 운 좋게도 룸메이트를 포함해 여자 친구들이 9명이나 있어서 학교생활을 즐겁게 했습니다. _주은진(여,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 09학번, 2014년 졸업)





Q2 숙제가 정말 살인적인가요?

학과나 과목마다 달라요. 악명 높은 과목은 일주일에 수업 외에 20시간 이상 공부해도 학점이 안 나와요. 교수님이 이걸 자랑스럽게 말씀하시죠. 어떤 과목은 그 날 수업을 충실히 듣고 복습만 잘 하면 무리 없이 따라 갈 수 있고요. 보통 수업 외에도 하루에 2~3시간은 꾸준히 공부하는 것 같아요. 간단한 복습과 숙제 및 퀴즈 공부를 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있죠. 동기중 몇 명은 숙제를 다 하고 관련 논문들을 찾아 추가로 공부하기도 하더라고요. 공부 그 자체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경우인데 그냥 존경스러워요. _이은욱

전 하루에 3시간에서 5시간 정도 공부했어요. 특히 1학년 때는 물리나 화학, 미분적분학 같은 기초과목을 많이 듣기 때문에 과제의 양이 살인적이에요. 수업시간 외에 연습반이라고 거의 매일 따로 공부를 하는데 여기서 매번 숙제가 나오고 퀴즈를 보거든요. 시험 볼 때는 또 하루에 12시간 이상 공부해야 해요. 그래도 숙제를 하면서 개념을 익혀둔 게 도움이 많이 돼요. _주은진
 
 






Q3 수학을 못하면 공부를 따라갈 수 없나요?

아무래도 공학이나 이학의 기초가 수학과 과학이다 보니 수학을 못하면 공부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수학, 과학 성적은 무의미해요. 대학은 수업 방식과 공부방법이 고등학교와 매우 다르거든요. 수학과 과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론들을 통합해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할까요. 아무튼 희망을 가지세요. _이은욱

전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진학했습니다. 가서 보니 수학과 물리를 잘하는 과학고 친구들이 확실히 공부를 잘 하긴 하는데 못 따라갈 정도는 아니었어요. 수학을 너무 싫어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만 투자한다면 공대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가르쳐 주기도 하고요.. _주은진



Q4 공대를 다니면서 가장 바뀐 생각은 무엇인가요?

공학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 점이요. ‘공학을 모른 채 남은 인생을 살았다면, 그 자체로 너무 억울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공대에 입학하기 전에는 그저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생명공학이나 로봇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학문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_이은욱

공학이 특별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공대에 입학하기 전에 뉴스나 신문에서 보던 공대는 최첨단 기술을 창조해내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저도 입학 전에는 바이오뇌공학과 같은 최신 연구를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공대에 들어와서 보니 이런 최신 연구가 최신이 아니더라고요. 바탕이 되는 기초학문을 공부해야 하고 그 과정이 정말 힘들고 지루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처음에 상상했던 멋진 공대와 현실은 다르지만, 나에게 재밌는 공부가 무엇인지 찾아가고, 학문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보람을 얻고 있습니다. _주은진
 
 



Q5 공대가 실제로 ‘취업깡패’인가요?

취업난이 요즘 심각하다는데 아무래도 크게 와닿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보통 취업을 하느냐 못 하느냐보다는 어떤 분야에 취직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하고 싶은 분야나 자기 전공과 관련된 일을 찾기 위해서죠. 요즘에는 공대생이 전혀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아요. 로스쿨이나 의학전문대학원도 가고, 사진작가나 연극배우가 되는 독특한 경우도 있어요. _이은욱

인문계 친구들에 비하면 확실히 취업이 잘 되는 것 같긴 해요. 인문계 친구들은 취업이 안돼서 3수(3년째 구직활동)를 한다고 하는데 공대에는 그런 사람이 없거든요. 저는 방학 때마다 인턴을 했습니다. 기간이 짧아서 얻는 지식은 많지 않았지만 그 회사의 분위기나 내가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는지는 분명히 알 수 있었어요. 인턴을 하기 전에는 컨설팅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인턴을 하고 난 뒤에는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에서 개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이 바뀌었죠.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졸업 전에 미리 해당 연구실의 교수님 밑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죠. _주은진

번외질문  공대생끼리 서로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나요?

물론 있습니다.  왠지 모를 ‘추레함’이랄까요. 말로 설명이 어렵지만 민간인(?)들도 쉽게 공대생을 알아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_이은욱

번외질문 여학생끼리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는 없나요?

항상 남학생들과만 다니는 친구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렇다고 견제하거나 하는 분위기는 전혀 없습니다. _주은진

번외질문 공대에서 살아남는(?) 비법이 있다면?

학업과 인간관계를 동시에 챙기는 게 중요해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보니 혼자서 끙끙 앓다가 버티지 못하고 휴학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친구들과 함께 스트레스를 풀고 의지를 다져가며 버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_이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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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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