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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기술과 감성을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
“과거에는 공대 출신을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엔지니어’쯤으로 생각했죠. 하지만 이제는 공대 출신을 ‘통섭형 인재’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35년간 인사를 담당했던 ‘인사통’ 안승준 한양대 특임교수는 취업 시장에서 공대가 각광받는 첫 번째 이유로 사회의 인식 변화를 이야기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의 대표 키워드는 ‘통섭’이었다. 기술과 감성을 합쳐 ‘케미’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는 것. 쉽게 말하면 한국의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를 찾겠다는 얘기다.
그는 철저히 기업 효율을 근거로 말했다. “그런 인재를 당장 찾을 수 없다면 만들어야 하고, 만든다면 인문계보다 이공계 출신이 훨씬 유리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공계 지식을 쌓기 위한 벽이 높기 때문이다. 물리나 수학, 화학 같은 이공계 소양은 기초부터 배우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한두 해 익혀선 응용단계까지 이를 수 없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대학원까지 긴 시간 동안 도제식으로 훈련해온 사람만 가능한 일이라는 게 기업의 냉정한 평가다. 안 교수는 “반면 인문학적인 소양은 책이나 사회경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쌓을 수 있다”며 차이를 뒀다.
②제조회사 직원이라면 기술을 이해해야
취업시장의 ‘큰손’인 국내 대기업들이 대부분 자동차나 가전, 전자제품과 같은 기술력을 중심으로 성장한 제조회사라는 점도 공대 인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회사에서는 연구개발이나 생산은 말할 것도 없고 마케팅이나 인사, 관리, 재무회계와 같은 일을 하더라도 기술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는 어려워서 난 몰라”라고 말하는 관리자가 과연 어디까지 승진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패스트 팔로어’이던 시절에는 가격이나 대량생산 등으로 승부를 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퍼스트 무버’ 시대가 열린 이상 아무리 기술이 어려워도 제대로 알아야 아이디어도 내고, 기획안도 판단하고, 영업도 할 수 있다. 구글 등 첨단기술을 다루는 외국의 대기업들을 보라. 임원은 대부분 기술직이다. 또 제조업과 관련이 없는 회사라 해도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이공계 출신의 논리적인 일처리 방식을 선호한다. 안 교수는 “대기업에서는 합리적인 일처리가 효율적”이라면서 “삼성그룹에서는 제조업과 관련이 없는 삼성에버랜드(제일모직) 같은 회사에도 이공계 인력이 많이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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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표현하는 공대생이 되라
그러나 안 교수는 “이공계 출신이라고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다”라며 “뼛속까지 공대생은 오히려 기업에서 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35년간 삼성에서 지켜온 인재 발굴 노하우를 공개했다. 핵심은 ‘특이 능력자’다. 명문 공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고 무조건 뽑는 게 아니라 야전에서 컸어도 자신만의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뜻이다.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1994년 제정된 휴먼테크논문상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연구 성과가 뛰어난 이공계 학생들을 선발해 휴먼테크논문상을 수여하고, 이후에도 멤버십을 운영하면서 이들을 입사 시에 중용한다. 중요한 건 수상자를 뽑는 기준이다. 분석력과 이해력뿐만 아니라 ‘표현력’이 들어있다. 결국 통섭형 인재를 선택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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