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의장): 오늘의 비정상회담 안건은 좀 황당하다고 하더라고요.
유세윤(사무총장): 도둑놈 심보예요. “연료도 풍부하고 깨끗하면서 안전한 에너지를 마음껏 쓰기를 바라는 저, 비정상인가요?”
성시경(의장): 욕심쟁이네요. 에너지를 아낄 생각을 하셔야죠.
유세윤: 저 보고 얘기하지 마세요.
에네스 카야(터키 대표): 근데 한국은 저런 사람 많아 보여요. 이산화탄소 배출량 2012년 기준 세계 7위.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 OECD 국가 중 1위. GDP는 12위권인데, 배출량이 너무 높아요. 이런 건, 반성 좀 해야 해요.
기욤 패트리(캐나다 대표): 땅이 훨씬 넓은 캐나다보다 많더라고요.
Y(한국 대표): 한국은 인구가 많잖아요! 1인당으로 따지면 CO2 배출량도 18위밖에 안 돼요.
장위안(중국 대표): 1인당으로 따지면 중국도 배출량 그리많지 않아요. 문제는 총량이죠.
타일러 라쉬(미국 대표): 미국도 할 말이 없네요. 중국에 이어 2위니까요. 그나저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미래의 에너지를 연구하고 있잖아요. 핵융합이라고, 에너지 문제도 해결하고 환경도 해결하고, 일거양득이죠.
로빈 데이아나(프랑스 대표): 들어봤어요. 그거 프랑스에서도 짓고 있어요.
알베르토 몬티(이탈리아 대표): 프랑스가 혼자 짓는 건 아니고, 유럽연합(EU)과 그 밖의 6개 나라가 함께 하고 있어요. 이터(ITER, 국제핵융합실험로)라고 하죠. (▶7파트 참조)
테라다 타쿠야(일본 대표): 그거 일본도 해요.
장위안: 중국도 해요.
유세윤: 한국도 해요.
샘 오취리(가나 대표): 가나는 안 해요!
타일러 (웃음): 미국은 해요. 러시아와 인도도 참여하죠. 이렇게 동서와 체제를 넘어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거대과학은 유례가 없어요. 국제정치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놀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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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춘추전국시대
핵융합 연구 역사는 벌써 반세기가 넘어간다. 최근 활발한 연구 시설은 어디에 있을지 지도에 원은 한창 실험 중인 시설이다. 숫자는 개시 연도다.
- 2020년 - RFNC-VNIIEF (러시아) 레이저미완공
- 2020년 - SG-III(중국) 레이저미완공
- 2015년 - 레이저 메가줄(프랑스) 레이저미완공
- 2015년 - W7-X(독일) 스텔러레이터미완공
- 2015년 - JT-60SA(일본) 토카막미완공
- 2013년 - ITER(국제) 토카막미완공
- 2009년 - NIF(미국) 레이저완공
- 2008년 - OMEGA-EP(미국) 레이저완공
- 2008년 - KSTAR(한국) 토카막완공
- 2006년 - EAST(중국) 토카막완공
- 1999년 - NSTX(미국) 토카막완공
- 1999년 - MAST(영국) 토카막완공
- 1998년 - LHD(일본) 스텔러레이터완공
- 1991년 - ASDEX-U(독일) 토카막완공
- 1984년 - JET(영국) 토카막완공
다니엘 린데만(독일): 이터가 시도하고 있는 핵융합 방식인 토카막은 전망이 매우 밝지만 유일한 대안은 아니에요. 독일은 다른 방식(스텔러레이터)도 연구하고 있어요. 내년에 가동을 시작하죠.
타쿠야: 그거라면 이미 일본에 있어요. ‘거대나선장치(LHD)’라고 하는데, 뱀처럼 꼬인 모양이 아주 특이해요. (▶4-3파트 참조)
다니엘: (발끈하며) 독일도 처음은 아니에요. 예전 것보다 훨씬 크고 복잡한 장치예요.
기욤: (해맑은 표정으로) 근데…, 핵융합이 뭔지 다들 알아요? 저만 몰라요?
일동: …(침묵)
성시경: “핵융합은 원자핵이 반발력을 이기고 서로 합쳐지는 과정으로, 이 과정에서 질량결손이 발생하며 막대한 에너지가 나온다…”라는데요? (▶2, 3파트 참조)
일동: …(더 무거운 침묵)
전현무: 한국 사람이 들어도 이해가 안 가.
타일러: 쉽게 말해 태양에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원리 가 핵융합이에요. 그래서 ‘인공태양’이라고도 불리죠. 엄청나게 뜨겁고 압력이 높아야 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현재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어요. 이터와 한국 의 케이스타(KSTAR), 유럽연합의 제트(JET) 등은 도넛모양의 장치에 뜨거운 플라스마를 가두는 방식을 써요(토카막). 독일과 일본 등에는 비슷하지만 세부가 다른 스텔러레이터를 연구하고 있고, 미국은 레이저 핵융합 실험을 하고 있어요. (▶4파트 참조)
성시경: …방금 또 말들이 자막으로 막 흘러갔죠?
전현무: 앞으로는 그냥 타일러에게 진행 시키죠. 저흰 찌그러져 있을게요. (옆에 쭈그리고 앉는다.)
줄리안: 퀸타르트(벨기에) 그나저나, 미국이 요즘 수상쩍던데.
타일러: 네. 최근 몇 년은 미국 핵융합의 침체기였어요. 레이저 방식이 성과를 못 냈거든요. 하지만 지난 8월 말 미국 에너지국(DOE)이 프로젝트를 가동해 핵융합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죠. 이터와는 다른 방식도 지원하겠다고 해요.
Y: 한국은 케이스타가 최근 1만 번째 실험을 돌파했어요. (▶6파트 참조)
알베르토: 내년 스텔러레이터 방식을 쓰는 독일의 새 실험장비(W7-X)까지 가동하니, 바야흐로 핵융합 르네상스네요.
성시경: 르네상스의 본고장 이탈리아 사람이 르네상스라고 하니 뭔가 있어 보이네요.
샘: 아무튼, 그런 에너지를 기대하는 건 비정상은 아닌 거죠?
유세윤: 결론은 두루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려야겠죠? 원리부터 차근차근 알아봅시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인류최후 에너지 핵융합
PART1. 에너지 비정상회담
PART2. 핵융합의 원리
PART3. 핵융합의 장점과 발전
PART4. 핵융합 실현 기술
PART5. 핵융합의 난관
PART6. 핵융합 선진국의 주역 케이스타
BRIDGE. 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 신임 소장 인터뷰
PART7. 인류의 꿈이 모였다 이터(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