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특허까지 받은 내 실물이 궁금하지 않니?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거북선의 모습, 다시 만들어 본 거북선의 모습은 제각기 달라. 무엇이 진짜 내 모습인지 알 수는 없는 걸까?
통제영 거북선은 대체로
이순신 장군이 만든
옛 거북선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덜거나 더한 부분도 있다.
<이충무공전서>(1795년)


거북선, 어떻게 생겼을까
1795년 정조가 편찬한 ‘이충무공전서’엔 조선시대 해군 기지 ‘통제영’과 ‘전라 좌수영’에서 만든 거북선 그림이 실려 있어요. 거북선 관련 역사 자료 중 만든 이와 연대가 확실한, 믿을 수 있는 자료지요. 하지만 이 자료에도 거북선의 내부 설계도는 없어요. 또 임진왜란 후 약 200년이 흘러 지역별로 달라진 거북선의 모습만 보여요. 그래서 사람들은 거북선의 원래 모습을 다양하게 추측해요.
먼저 거북선의 내부가 3층, 혹은 2층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3층이었다면 배가 뒤집히기 쉽다는 문제가 있어요. 윗부분이 무거울수록 배의 무게중심 위치가 올라가고, 그러면 기울어진 배를 바로 세우는 힘인 복원력이 약해지거든요.
그래서 판옥선의 맨 윗층을 덜고 지붕을 얹어 2층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와요. 하지만 이 경우 노 구멍과 포 구멍이 있는 2층 갑판 가장자리에 노 젓는 군사와 포를 쏘는 군사들이 뒤섞이게 된답니다. 이동하며 공격하기 어려워지지요.
2024년, 인천대학교 국어교육과 김평원 교수는 2층 구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기존에는 거북선 노가 1자에 가깝게 세워서 물을 휘젓는 형태였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김 교수는 “서양의 조정 경기처럼 물을 밀어내며 비스듬하게 젓는 노를 사용했을 수 있다”고 제안했어요. 이 경우 노를 젓는 위치가 배의 가운데로 바뀌어, 포 담당과 노 담당 군사가 한 자리에 뒤섞이지 않아요.

용머리 모양도 추측이 다양합니다. 임진왜란 때 기록들은 ‘용머리의 입으로 대포를 쏘았다’고 전해요. 그래서 2022년 해군사관학교가 만든 임진왜란 시기 거북선엔 대포알이 통과하기 좋은 일(ㅡ)자 용머리가 달렸어요. 2023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전 원장이 만든 통제영 거북선도 일자 용머리입니다. 전라 좌수영 거북선의 기역(ㄱ)자 용머리는 연기를 피우기에 적합하다고 추정해요.
임진왜란에서 외적의 침입을 막아낸 경험은 우리 민족을 단합시키고, 자부심을 갖게 했어요. 임진왜란에서 승리한 이유를 분석하려면 거북선을 이해할 필요가 있지요. 김평원 교수는 “새로운 자료가 나오지 않는 한 거북선에 대해 정확히 알긴 어렵다”고 말했어요. 다만 “역사뿐만 아니라 물리학, 선박공학 등의 지식을 융합해서 연구하면 새로운 발견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내부, 3층 VS 2층

용머리, 일자 VS 기역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