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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컴퓨터는 분명히 다르다. 뇌가 우리 몸의 생리 현상을 조절하고, 몸을 움직이며, 사람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정신까지 만들어내는 원리를 우리는 아직 모른다. 우리 몸에서 가장 은밀한 비밀을 감추고 있는 뇌. 과학자들은 인공적으로 뇌를 만들며 그 특별한 능력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인공 뇌를 만들 수 있다면 뇌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 또한 인공 뇌로 대체할 수 있다.
인공 뇌를 만들려면 먼저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최대한 정확히 알아야 한다. 두개골 속, 2L가 채 안 되는 공간에 자리 잡은 뇌에는 뉴런(신경세포)이 1000억 개 정도 있다. 뉴런은 크게 세포체와 수상돌기, 축색돌기로 나뉜다. 세포체는 핵이 있는 중심 부분이다. 수상돌기는 세포체를 둘러싼 나뭇가지 모양의 구조로 신호를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축색돌기는 길게 뻗어나온 부분으로 신호를 보낸다. 축색돌기의 끝 부분은 다른 뉴런의 수상돌기와 인접해 있다. 전기 신호가 여기에 도착하면 신경전달물질이 나오면서 화학 신호로 바뀌고 수상돌기에서 이를 받아들인다. 이 구조가 시냅스다.
뉴런 하나가 만드는 시냅스는 수천에서 1만 개에 달한다. 뉴런 하나가 신호를 보내면 최대 1만 개의 다른 뉴런이 받는다. 신호를 받은 뉴런은 또 제각기 1만 개의 다른 뉴런에 신호를 보낸다. 이 과정이 몇 번 계속되면 신호는 너무 복잡해서 분석하기 어려운 패턴이 된다. 뉴런 하나하나의 처리 속도가 컴퓨터보다 훨씬 느려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다.
게다가 뉴런과 시냅스는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변한다. 뉴런이 신호를 전달하는 반응 역시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다. 뉴런이 만드는 신호는 컴퓨터에서처럼 단순히 0과 1로 해석할 수 없다. 그래서 인공 뇌를 만드는 건 물론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뇌를 흉내 내려 한다. 실제 뇌세포를 배양해 속에 담긴 비밀을 파헤쳐 보기도 하고, 슈퍼컴퓨터로 뇌를 시뮬레이션하기도 한다. 아예 뇌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연구도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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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머리 밖으로 꺼내서 살아 있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뇌를 연구하기에도 편하고, 컴퓨터 대신에 뇌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의 뇌를 꺼내 연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신 과학자들은 뉴런을 떼어 내 시험관에서 배양하는 방법을 쓴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술이다.
인공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뉴런을 가지고 시험관에 신경망을 만들면서 뉴런이 어떻게 형성되고 활동하는지를 연구하기도 한다. 이런 신경망은 뇌를 닮은 회로를 만드는 발판이 된다. 최근에는 작은 판 위에 뉴런을 배치해 원하는 구조로 신경망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대와 과학기술진흥기구 연구팀은 ‘극소형 화학·생명과학 분석시스템 국제학술회의’에서 작은 판에 뉴런 하나를 붙인 뒤 뉴런의 축색돌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라도록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뉴런은 신경망을 이루는 한 단위로, 이를 조립해 원하는 구조의 신경망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이 기술이 확장되면 뇌와 비슷한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쥐 뇌세포로 12초 동안 기억해
뉴런을 배양해 뇌와 같은 기능을 하는 인공뇌를 만드는 실험도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은 쥐의 뇌세포를 배양해 12초 동안 기억하는 인공 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헨리 주랑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쥐의 해마에서 뇌세포를 떼어내 연구에 이용했다. 해마는 뇌에서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거나 시간과 장소를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만든 고리 모양의 인공 뇌는 전기 신호를 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꾸준히 활동하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뇌가 기억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이들은 먼저 두께 60~70μm(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1m)인 실리콘 웨이퍼로 고리를 만들었다. 여기에 접착용 단백질을 붙이고 배양한 뇌세포를 붙였다. 시간이 지나 뇌세포가 자라면서 스스로 신경망이 생겼다. 연구팀이 여기에 전기 자극을 주자 뉴런이 활성화됐고, 12초 동안 신경망이 활동했다. 뇌가 기억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기존 연구에 비해 크게 향상된 수치다.
주랑 교수는 “이 인공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밝히면 기억이 분자나 세포 수준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 밝힐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우리는 한 뉴런이 억제되면 다른 뉴런들이 더 크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뉴런 한두 개만 들여다봐서는 제대로 뇌를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뉴런 하나가 자극에 어떻게 반응할지 알아도 이들이 이루는 신경망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뉴런이 1000억 개나 들어 있는 사람 뇌와 비교하면 뉴런 40~60개로 만든 이 인공 뇌는 벌레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앞으로 사람 뇌에 필적하는 인공 뇌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아주 효율적인 컴퓨터를 얻을 수 있다.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능력을 지녔으면서도 밥 한 끼만 먹이면 온종일 일하고도 남는 컴퓨터. 자연이 만든 이 컴퓨터를 이해하고 따라잡기 위해 과학자들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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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모양의 틀에서 배양한 뉴런의 모습. 뉴런의 활동과 핵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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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컴퓨터는 성능이 막강하다. 계산 능력만큼은 사람의 뇌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현재 성능이 가장 뛰어난 슈퍼컴퓨터는 일본 이화학연구소에 있는 K컴퓨터로, 초당 연산 속도가 1경 회에 달한다. 세계 최초로 1경 고지를 넘어선 슈퍼컴퓨터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슈퍼컴퓨터도 뇌와 근본적인 구조가 달라 뇌처럼 작동할 수 없다.
그 대신 과학자들은 슈퍼컴퓨터의 막강한 계산 능력을 이용해 뇌를 시뮬레이션하려고 한다. 슈퍼컴퓨터 안에 가상의 뇌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추진하는 ‘시냅스(SyNAPSE)’ 계획은 지능을 갖춘 컴퓨터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0~4단계로 나뉘어 있는 이 계획은 현재 1단계까지 끝난 상태다. IBM의 다멘드라 모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단계에서 뇌의 원리를 모방한 칩을 개발했다. 그 과정에서 슈퍼컴퓨터로 뇌를 시뮬레이션했다.
이들이 이용한 슈퍼컴퓨터는 IBM의 ‘블루진’으로, 14만 개 이상의 CPU와 144테라바이트의 메모리를 갖췄다. 2009년 IBM은 뇌를 시뮬레이션한 모델 두 가지를 발표했다. 하나는 뉴런 16억 개와 시냅스 8조 8000억 개 규모이며, 다른 하나는 뉴런 9억 개와 시냅스 9조 개 규모다. 고양이의 대뇌 피질과 맞먹는다.
그러나 이 결과를 비판한 사람이 있었다. 인공 뇌를 연구하는 또 다른 과학자인 헨리 마크람 스위스 로잔공대 뇌정신연구소장이다. 마크람 박사는 IBM의 발표 직후 공개서한을 통해 “모다 박사의 발표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다 박사가 시뮬레이션한 뉴런은 이온채널과 같은 세부 사항이 빠져 있는 가장 단순한 모형이며 슈퍼컴퓨터만 있다면 전혀 어렵지 않은 작업”이라고 썼다. 또한, 모다 박사가 언급한 뇌 역공학(뇌의 구조를 분석해 원리를 발견하는 과정)의 증거가 전혀 없다며 뇌 분석 자료를 어디서 얻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IBM은 “모다 박사의 연구가 뇌의 인지 능력을 모델로 삼아 오늘날의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효율적인 컴퓨터를 만들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과학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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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브레인 프로젝트의 컴퓨터실. 슈퍼컴퓨터 블루진이 시선 방향 끝 부분에 놓여 있다. 컴퓨터실의 넓이는 325m2이고, 여기서 나오는 열은 근처 호수의 물로 식힌다.]
2023년 인공 뇌 완성될까
이 논란은 라이벌 과학자가 경쟁 연구에 대해 가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마크람 박사는 슈퍼컴퓨터로 사람의 뇌를 만드는 게 목적인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의 책임자다. 재미있게도 블루 브레인도 IBM의 블루진 슈퍼컴퓨터를 이용한다. 마크람 박사는 사람의 뇌를 세포 하나씩 만들어나가는 방법으로 슈퍼컴퓨터 안에 인공 뇌를 가상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연구를 시작한 2005년에는 가장 기본이 되는 뉴런 하나를 만들었다. 수상돌기에서 신호를 받아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뉴런 하나는 비교적 프로그램으로 구현하기 쉽다. 그러나 뉴런의 개수가 늘어나면 급격히 복잡해진다. 연구팀은 같은 해 뉴런을 하나 더 추가한 뒤 뉴런 2개가 신호를 주고 받는 과정까지 마쳤다.
2008년에는 뉴런 1만 개로 이뤄진 쥐의 대뇌 신피질 한 부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실제 뇌에서 사고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다. 2011년에는 이런 부분 100개에 해당하는 뉴런 100만 개로 이뤄진 회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2014년에는 뉴런을 1억 개까지 늘려 쥐의 뇌 전체를 시뮬레이션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람의 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뇌는 뉴런이 1000억 개로 쥐의 1000배 수준이다. 2023년까지 사람 뇌를 시뮬레이션하는 게 최종 목표다. 마크람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완전한 뇌를 만들어 신경과학, 의학, 인지과학, 뇌 인터페이스 같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인 K컴퓨터의 주요 용도 중 하나도 뇌 시뮬레이션이다. 가장 빠른 속도를 이용해 현재 알고 있는 뇌에 대한 지식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은 지난해 기존의 해부학과 전자생리학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시각피질 회로를 본따 만든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슈퍼컴퓨터 안에 가상의 뇌, 즉 인공 뇌를 만들면 여러 가지 응용이 가능해진다. 마크람 박사는 “새로운 신경전달 물질이나 의약품이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연구할 수 있고, 뛰어난 인공지능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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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를 보면 ‘양전자 뇌’가 등장한다. 설정에 따르면 양전자 뇌는 백금과 이리듐, 양전자(전자의 반물질)로 만든 인공 뇌다. 아시모프는 작품 속에서 양전자 뇌를 만드는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상상의 산물이었으니까 제대로 된 원리를 댈 수도 없었을 것이다.
어떤 과학자들은 소설 속의 양전자 뇌처럼 아예 새로운 하드웨어로 인공 뇌를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강력한 슈퍼컴퓨터로 뇌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에너지 효율은 아주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작 20W로 충분히 돌아가는 뇌를 만드는 데 엄청난 전력을 먹는 슈퍼컴퓨터를 쓴다면 낭비가 아닌가.
그 중 하나가 스티브 퍼버 영국 맨체스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스핀네이커(SpiNNaker)’ 계획이다. 사람 뇌의 1% 정도인 10억 개의 뉴런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게 목표다. 퍼버 교수는 영국 ARM사가 만든 CPU인 ARM9을 이용한다. 휴대전화에 널리 쓰이던 200MHz짜리 CPU로 크기가 작고, 전력 소모가 적다.
ARM9칩 18개가 모여 스핀네이커 칩 하나를 이루며, 이 칩을 대량으로 병렬 연결해 인공 뇌를 만든다. 각 칩은 뉴런 약 2만 개를 시뮬레이션한다. 그 사이를 오가는 ‘패킷’(디지털 정보)은 뉴런이 보내는 신호를 나타내는데, 여기에는 어느 뉴런에서 나왔는지를 알려주는 정보가 들어 있다. 슈퍼컴퓨터보다 느리지만, 에너지 소모가 적고 병렬로 연결해 효율적이다.
스핀네이커가 뇌의 구조를 그대로 따라 하는 건 아니다. 실제 뉴런의 구조는 3차원인데, 스핀네이커 칩은 2차원 구조다. 원래대로라면 2차원 구조가 3차원 구조보다 느리지만, 반도체는 실제 뉴런보다 전달 속도가 빨라 3차원 구조처럼 작동할 수 있다. 퍼버 교수는 “우리는 아직 뇌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며 “스핀네이커가 이를 이해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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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냅스 변화 흉내 내 학습한다
스핀네이커는 뇌를 그대로 흉내 냈다기보다는 뇌의 작동을 효율적으로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한 하드웨어다. 반면, 앞서 소개한 ‘시냅스’ 계획은 뇌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고 학습할 수 있는 컴퓨터 칩을 개발하는 게 목적이다. IBM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로 뇌의 피질을 시뮬레이션한 뒤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칩 두 개를 개발해 지난해 8월에 발표했다.
이 칩에는 뉴런과 시냅스 역할을 하는 회로가 들어 있다. 재료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칩과 같지만, 뇌와 같은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배열한 것이다. 이들이 만든 칩은 두 가지로 뉴런이 256개지만, 시냅스의 종류는 다르다. 하나는 프로그램 가능한 시냅스가 26만 2144개 있고, 다른 하나는 학습용 시냅스가 6만 5536개 있다. 학습용 시냅스는 말 그대로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인공 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는 뇌가 경험을 통해 배우는 방법을 흉내 내는 일이다. 실제 뉴런은 살아 있는 동안 연결 상태가 변한다. 자주 활성화되는 시냅스는 연결이 강해지고, 안 쓰다 보면 연결이 약해지기도 한다. 우리 뇌가 학습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금속이나 반도체로 인공 뇌를 만들면 회로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어서 이런 기능을 흉내 낼 수 없다.
IBM은 어떤 방법으로 이를 구현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IBM의 발표 직후 영국 BBC는 리차드 쿠퍼 런던대 인지과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정보의 중요성에 따라 주의를 기울이는 정도를 다르게 하는 방식을 썼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결을 강하게 만들거나 약하게 만드는 대신 신호가 오갈 때마다 중요성을 기억해 두는 방법이다. 그러면 중요한 신호는 강조하고 그렇지 않은 신호는 무시해 학습할 수 있다.
유럽에도 비슷한 계획이 있다. 10개국의 15개 기관이 참여하는 ‘브레인스케일스’ 계획이다. 먼저 생체 실험으로 뇌를 연구하고,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뒤, 뇌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3단계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다. 브레인스케일스의 하드웨어는 지름이 20cm인 실리콘 웨이퍼로 만든다. 각 웨이퍼에는 뉴런 512개에 해당하는 칩이 384개씩 들어간다. 웨이퍼 하나에 2만 개 정도의 뉴런이 들어 있는 셈이다. 브레인스케일스는 지난 1월 처음으로 완성된 웨이퍼에서 신경 신호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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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처럼 작동, 혹은 생각(?)하는 인공 뇌는 현대 사회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쓸 수 있다. 현재 쓰는 컴퓨터는 단순 계산에는 능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비효율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공 뇌가 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사람이 컴퓨터보다 산수를 못하듯이 인공 뇌도 산수에는 젬병일 것이다. 빠른 계산이 필요한 분야에는 컴퓨터가, 패턴 인식처럼 사람이 잘하는 분야에서는 인공 뇌가 활약하는 식으로 서로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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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인공 뇌
Part1. 뇌 vs 컴퓨터
Part2. 인공 뇌 만들기
Part3. 뇌보다 똑똑한 인공 뇌
Part4. 인공 뇌에도 마음이 있을까
Part5. 이사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