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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카메라 특허 침해로 8천억원 배상한 코닥사

각 나라에서는 발명가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특허제도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쓴다. 아무리 좋은 발명이라도 남들이 제멋대로 이용하거나 모방한다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발명특허 제도는 1474년부터 베네치아공화국에서 처음 시행됐다. 그 후 영국이 1624년, 미국이 1790년, 그리고 프랑스가 1791년에 특허제도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3년 앞선 1882년에 특허 제도가 시행됐다. 우리나라에 천연두 예방접종법을 처음으로 도입한 지석영이 고종에게 상소한 것이다.
 

전신 분야의 전문가인 엘리사 그레이다. 그는 아마추어 발명가인 벨에 게 전화 발명의 주도권을 뺏겼다.


즉석카메라와 전화기 사건

특허분쟁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은 폴라로이드와 코닥사간의 즉석카메라기술 도용 사건, 그라함 벨과 엘리사 그레이의 전화기 선취권 논쟁이다.

폴라로이드사의 연구원 로저스는 즉석필름 현상기술을 개발했다. 일반 사진기로는 사진을 찍은 후 즉석에서 인화해 볼 수 없는 단점을 해결한 것이다.

이 기술을 필름의 대명사인 코닥사에서 구입했고, 예상대로 두 회사는 엄청난 수입을 올렸다. 그런데 코닥사에서 일방적으로 폴라로이드사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자체 개발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신들도 즉석카메라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먼저 출원한 폴라로이드사와의 차별성이 관건인데, 문제는 코닥사에서도 폴라로이드의 특허 일부를 침해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의 특허법은 고의로 타인의 특허를 침해할 경우 일반 보상액의 3배를 지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코닥사는 폴라로이드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정을 받고 특허분쟁 사상 최대 액수인 8천억원을 배상했다.

그라함 벨과 엘리사 그레이의 전화기 선취권 분쟁은 거의 모든 책에서 다룰 만큼 유명한 사건이다. 그라함 벨은 1876년 2월 15일에 자신이 개발한 기계의 특허를 워싱턴 특허국에 신청했다. 그가 특허를 신청한지 한시간 후 엘리사 그레이가 동일한 특허를 신청했는데 특허는 벨에게만 허가됐다. 그레이는 1874년에 전신 관계자들 앞에서 발명품을 시험해 보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음성을 전달하는 전화를 단지 재미있는 장난감 정도로 여겼다. 그러므로 그레이는 전화에 대한 기본적인 발명을 해놓고도 특허 출원을 하지 않았다. 막상 전화기 특허 신청이 벨보다 한시간 늦어 특허를 받지 못하자 그레이는 특허 소송을 제기한다. 그레이의 전화기는 금속 진동판을 이용해 음성을 전달했기 때문에 벨이 사용한 가죽 진동판보다 기능면에서 월등했다. 또한 그레이가 전화에 대한 특허를 내기 이전에 이미 가변저항을 이용해 음성을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했는데 벨이 특허를 제출할 때 이 가변저항을 이용한 방법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도 논쟁거리였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탁월성

그레이의 특허를 구입한 웨스턴유니언사에 의해 주도된 이 소송은 결국 벨 회사가 수익의 20%를 전화 대여료로 웨스턴유니언사에 지불한다는 조건에 합의함으로써 종결된다. 바로 이 벨 회사가 유명한 미국의 통신 회사인 AT&T로 발전한다.

여기에서 발명사상 유명한 역설이 제기된다. 그레이는 전신 분야의 전문가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아마추어 발명가인 벨에게 전화 발명의 주도권을 허용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독창적인 발명품을 개발하는 데에는 전문가들보다 오히려 비전문가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 두사건으로 한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 즉 좋은 기술을 발명한 사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한 자신의 발명을 무작정 이용당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레이 역시 특허권료로 20%나 되는 수익금을 챙길 수 있었다. 발명가의 발명품은 어떤 방법으로든 보호가 된다는 뜻이다. 단지 발명된 기술이 탁월한 기술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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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종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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