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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이주할 행성이 정해졌다. 이제 지구에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외계행성으로 가는 여행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수십, 때로는 수만 광년 떨어져 있는 외계행성에 가려면 빛의 속도로 간다고 해도 엄청난 세월이 걸린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류는 지금까지 나온 여러 가지 방법을 놓고 고민에 빠진다.
 



<;빠르게, 더 빠르게>;

빛의 속도로 움직여라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고 해도 외계행성으로 가는 데는 짧게는 몇 년부터 길게는 몇 만 년까지 걸린다. 다행히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 안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 때문에 우주선을 탄 사람들이 체감하는 시간은 짧아진다.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이 효과는 더 커진다.

우주선의 추진 방법으로는 먼저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하는 엔진이 있다. 그러나 핵융합 엔진으로 빛의 속도에 도달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연료를 싣고 가야 한다. 연료를 많이 실어서 우주선의 질량이 커질수록 가속도도 작아진다. 현실적으로 핵융합 엔진으로 빛의 속도에 가깝게 추진하기는 불가능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법이 램제트 엔진이다. 우주선이 움직이면서 동시에 앞쪽에 있는 수소 원자를 빨아들여 핵융합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따로 연료 없이 우주 공간에 있는 물질을 연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빛의 속도까지 가속할 수 있다.

 


우주 여행 직행 티켓, 웜홀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 사이를 이어 주는 가상의 통로다. 만약 웜홀이 존재한다면 웜홀을 통과해 우주를 여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종이 한 장 위에 멀찍이 떨어뜨려 점을 두 개 찍으면 그 사이의 간격이 넓지만, 두 점이 겹치도록 종이를 접으면 사이의 간격은 0이 된다. 이처럼 3차원 공간을 왜곡시키면 두 지점 사이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는 원리다. 웜홀을 이용하면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여행할 수 있다. 시간 지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화이트홀이나 웜홀의 존재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다른 문제는 블랙홀의 기조력이다. 달이 지구에 조석간만의 차를 일으키는 힘이 바로 기조력이다. 달에 가까운 쪽은 원심력보다 중력이 커서 바닷물이 달을 향해 당겨지고, 먼 쪽은 원심력이 커서 달에서 멀어지는 힘을 받는다. 중력이 큰 블랙홀은 기조력 또한 크기 때문에 블랙홀에 가까이 접근하는 물체는 기조력을 받아 부서진다. 웜홀을 우주 여행에 이용하려면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유유자적 우주 여행>;

대를 잇는 여행


외계행성까지 가는 데 수백 년이 걸린다면 처음부터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 건 어떨까. 우주선 안에 도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수백 년 동안 생활하며 여행하는 것이다. 물론 외계행성에 도착해 개척하는 사람은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후손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주선 안에서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물과 공기, 에너지도 수백 년 이상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순환해야 한다.

한정된 인원으로 대대손손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유전자가 다양하게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할 필요도 있다. 정자은행을 함께 싣는다면 다양한 유전자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리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여행을 떠나는 세대와 목적지에 도착하는 세대는 목적이 뚜렷한 반면, 그 사이에 낀 세대는 삶의 목적을 잃고 방황할 수도 있다. 우주선 안의 사회가 안정을 유지하려면 심리 문제를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여행 도중 사회에 변혁이 일어나 우주 여행을 하는 목적 자체를 잊어버린다면 큰일이 아닌가.




자면서 여행한다

오랜 세월이 걸리는 우주 여행을 위해 승무원들이 동면에 들어가거나 냉동되는 이야기는 흔히 접할 수 있다. 실현된다면 여러 세대에 걸쳐 여행할 때 생기는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승무원이 모두 잠들어 있거나 소수의 당직자만 깨어서 근무한다면 여행 중에 생기는 돌발 사태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사람이 직접 가지 않고 냉동된 수정란만 실어 보낼 수도 있다. 우주선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수정란은 자동으로 인공 자궁으로 옮겨가 성장하고 태어나는 방법이다. 사람을 얼리는 기술은 어려워도 수정란은 쉽게 얼릴 수 있으며, 사람을 보낼 때보다 더 많은 수를 보낼 수 있다.

이 방법은 어린아이가 태어났을 때 돌봐 주고 지식을 가르쳐 줄 어른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냉동 수정란만 보내 외계행성을 개척하려면 어린아이를 길러 줄 인공지능 로봇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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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고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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