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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과에 진학한 필자를 공학박사의 길로 들게 한 결정적인 동기는 안성훈 교수의 수업이었다. 그 수업에서 나만의 아이디어를 공학을 통해 표현하는 방법과 그것을 위한 새로운 제조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필자의 연구 주제로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한국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한 연구 제안서가 채택돼 기능성 나노복합재료를 이용해 원하는 형상을 정밀하게 만드는 ‘나노복합재료 적층장치’를 박사과정 중 처음으로 개발했다.

2년 동안의 연구를 진행할 무렵, BK21의 지원을 받아 2005년 9월부터 6개월간 미국 스탠퍼드대 기계공학과에서 방문 연구의 기회를 갖게 됐다. 프리츠 프린즈(Fritz Prinz) 교수의 지도 아래에 당시 관심이 있던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과 기계공학 기술을 응용한 약물전달장치(DDS, Drug Delivery System) 연구를 수행했다. 설계와 생산에 대한 시야를 더욱 넓히고 의학, 생명공학에도 기계공학이 기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

서울대로 돌아온 필자는 성균관대 약대 지상철-박은석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능성 약물방출 제어 전달체 제작을 위한 마이크로 제조(micro fabrication) 공정’을 개발했다. 약학과 기계공학의 만남은 또 다른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으며, 이때 개발된 기술은 2008년 특허로 등록되기도 했다.

필자가 연구실에 들어갈 당시만 해도 설립초창기였던 연구실에는 총 네 명의 연구원이 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토론에 열중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 미국, 중국, 멕시코,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언어를 가진 외국인 학생들과 연구원, 인턴들이 연구실에 들어오면서 각자의 독특한 문화에 기반한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들과 함께 연구하는 동안 자연히 연구실 공통언어는 영어로 바뀌었다. 연구원 상호간은 물론 외국 학회나 방문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이러한 국제적인 환경과 다문화 체험은 큰 도움이 됐다.

필자는 올해 말 서울대에서 약 10개월간의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하버드대와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공동으로 개설한 ‘보건과학과 기술(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HST)’ 프로그램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HST는 미국 보스턴 지역의 대학, 병원, 연구소가 함께 인류의 건강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다.

현재 서울대 혁신설계 및 통합생산 연구실 졸업한 많은 연구원들은 사회 곳곳으로 진출해 산업 전반의 엔지니어로, 혁신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한 연구실의 졸업생들이 공학을 사용해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한 몫을 하기를 바라며 오늘도 새로운 연구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추원식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적층 제조 방법을 이용한 이식형 약물전달장치’연구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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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추원식·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박사후연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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