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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야성 깨우는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

천적 가장한 모형비행기, 가려운 데 긁어주는 진흙 목욕탕

기린이 기다란 혀를 ‘날름날름’ 내밀어 6m 높이에 매달린 그물 속에서 잎사귀를 꺼내먹는다. 서울대공원측이 동물의 야생본능을 깨우기 위해 도입한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이하 풍부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그런데 작은 그물코 사이로 혀를 넣어 잎사귀를 꺼내먹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 보인다. 안쓰러운 모습에 ‘먹기 쉽게 넓은 그릇에 주지 않고 왜 고생을 시킬까’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인간 위주의 시각이다. 약육강식(弱肉强食)과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이 지배하는 야생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야생에 서식하는 모든 동물은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먹이를 찾지 못해 굶어 죽을 가능성이나 무리에서 도태될 가능성, 천적에게 잡아먹힐 가능성을 한시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야생동물은 깨어 움직이는 시간 대부분 먹이를 찾아 헤매거나 포식자의 위협에서 도망치는 데 힘써야 살아남을 수 있다.



동물원 속에 작은 ‘야생 환경’ 만든다


긴 갈기를 휘날리며 드넓은 초원을 달리던 ‘백수(百獸)의 왕’ 사자는 비좁은 사육장 안에서 생활하며 사냥할 필요가 없어졌다. 햇빛이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낮잠을 자며 ‘백수’(白手)처럼 빈둥대다가 때가 되면 사육사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굶어죽지 않기 위해 먹잇감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물론 사자 우리 안에는 사냥감도 없다). 야성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린 사자에게서 더 이상 맹수 본연의 모습이나 ‘백수의 왕’의 위엄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느새 사자 같은 맹수도 좁은 우리 안에서 본래 모습을 잃고 일종의 ‘애완동물’로 전락하게 되는건 아닐까.

 

6m 높이에 매달린 버드나무가지를 잘라먹는 기린의 모습. 야생에서 먹이를 먹는 모습 그대로를 이끌어내기 위해 ‘키높이’에 맞춰 먹이를 매달아줬다.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동물이 접하는 생활환경은 야생과 크게 다르다. 먹이나 보금자리를 보장해주는 동물원에서 대부분의 동물은 특별히 생존을 위협받지 않는다. 얼핏 생각하면 ‘유토피아’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인간은 인간답게 동물은 동물답게 살 때 가장 행복한 법이다. 그래서 지금껏 우리가 동물원에서 보아온 동물들은 무기력해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야생에서의 모습이 아니다. 사육장에는 야생 환경에서 접할 수 없는 조명장비나 스피커, 철창, 벽 등 인공적인 시설물이 가득하다. 야생에서는 전혀 만날 수 없는 북극곰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이 가까이 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인위적인 환경과 야생 환경의 차이 때문에 동물은 본능에 충실해 살 수 없고 스트레스를 받아 비정상 행동을 한다. 주는 먹이만 먹다보니 활동량이 줄어든 동물은 비만이나 고혈압 같은 질병도 걸린다. 대표적인 비정상 행동에는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정형행동’이 있다. 예를 들어 기린이나 말이 일정 구간을 왔다갔다하거나 몸을 앞뒤로 흔들며 춤추듯이 움직이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원숭이나 침팬지는 손을 물어뜯거나 털을 뽑는 자해 행동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원에 도입된 처방이 풍부화 프로그램이다. 비교심리학의 1인자인 미국 하버드대 행동심리학자 로버트 여키스 박사가 1920년대에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 실험동물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생활환경을 바꿔준 것이 시초다. 1940년대 들어서며 스위스 취리히 동물원에서 사육 동물을 대상으로 심리적 욕구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동물원에서는 약 2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풍부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풍부화 프로그램을 2003년 도입했다.



코끼리가 진흙 목욕을 하는 이유


미어캣 한 마리가 사육장에서 가장 높은 나무 그루터기에 올라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망을 본다. 사육사가 모형비행기를 날리자 망을 보던 녀석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서 무리에 위험을 알린다. 순식간에 미어캣 무리가 굴속으로 숨는다. 미어캣은 위계질서가 뚜렷하며 분업을 통한 상부상조를 하기로 유명한 동물이다. 그래서 미어캣은 독수리와 같은 천적을 감시하기 위해 무리지어 살면서 먹이를 찾는 동안 꼭 보초를 세운다. 미어캣의 이런 본능을 살리기 위해 서울대공원은 모형비행기를 띄웠다.

 

서울대공원이 시행하는 환경풍부화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손을 자유자재로 쓰는 침팬지가 갖고 놀 수 있는 다양한 장난감을 넣어준다.

 

서울대공원이 도입한 풍부화 프로그램에는 환경풍부화, 먹이풍부화, 사회성풍부화, 감각풍부화가 있다. 환경풍부화는 전시장의 물리적 환경에 변화를 줘 동물의 행동을 다양하게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코끼리나 코뿔소가 진흙 목욕을 할 수 있는 풀장이나 진흙 구덩이를 만들어 주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코끼리의 진흙 목욕은 몸에 붙은 진드기를 떨어트리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다. 원숭이나 침팬지의 이동을 돕기 위해 밧줄이나 나뭇가지를 이용해 다양한 동선을 만들어 주는 일도 환경풍부화의 일종이다.

먹이풍부화는 먹이를 주는 방법에 변화를 주는 프로그램으로 수달에게 미꾸라지 같은 먹이를 줄 때 한꺼번에 주는 것이 아니라 플라스틱 통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천천히 급여하는 방식이다. 서울대공원 엄기용 사육사는 “수달에게 오랜 시간에 걸쳐 먹이를 나눠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놀이도 된다”고 설명했다. 침팬지나 원숭이의 경우 페트병에 얼린 과일주스를 주거나 사자나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에는 먹이를 통째로 주는 것도 먹이풍부화에 해당한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육식동물인 호랑이가 곰방대처럼 보이는 나무 막대기를 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감각풍부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호랑이의 후각을 자극하기 위해 향신료나 허브, 향수를 묻힌(작은 사진) 막대기를 넣어준다


사회성풍부화는 야생에서 보이는 사회적 그룹을 고려해 전시하는 방식으로 서열을 고려해 무리를 나눠 전시하거나 따돌림 받는 개체를 위해 격리공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종을 혼합해 키우는 방식이다. 서울대공원 임양묵 사육사는 “기존에는 부모가 돌보지 않는 새끼 오랑우탄이나 외부에서 들어온 오랑우탄의 경우 사회성이 떨어져 무리와 함께 서식할 수 없었다”며 “이런 개체들은 관람객이 지나가면 창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아이처럼 손가락을 빠는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또래 오랑우탄끼리 3~4개월 동안 합사해 사회성을 키운 뒤 무리에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감각풍부화는 야생동물의 본능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이다. 야생동물은 천적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 기관을 사용한다. 호랑이의 후각을 자극하기 위해 향신료나 허브, 향수를 묻힌 물건을 넣어주거나 다른 동물의 채취가 묻은 물건을 주는 방식이 감각풍부화 프로그램이다. 청각을 자극하기 위해서 야생 서식처에서 들리는 물소리, 바람소리 같은 자연소리나 포식자와 같은 종이 내는 소리를 이용한다. 시각을 자극하기 위해 상위 포식자를 가까운 곳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관람객과 동물 모두 행복한 동물원


풍부화 프로그램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서울대공원 동물기획과 윤정상 팀장은 “풍부화 프로그램은 동물의 정형행동을 줄일 뿐 아니라 사육동물이 받는 자극이나 스트레스 수준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번식력을 높이고 건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뿔소나 코끼리처럼 덩치가 큰 동물들은 몸에 붙은 진드기를 떨어트리기 위해 진흙 목욕을 한다.(위) 코끼리 똥을 좋아하는 사자를 위해 통나무에 똥을 채워 넣어준다. 사자는 코끼리 똥을 몸에 바르거나 심지어 먹기도 한다.(아래)

 

실제로 서울대공원은 풍부화 프로그램을 도입한 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수달(유라시아 수달)을 2006년 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수달은 천적을 피하기 위해 보금자리를 만들 때 굴을 깊게 파는 습성이 있다. 서울대공원 송혜경 큐레이터는 “기존에는 수달의 이런 습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번식에 실패했다”며 “보금자리로 가는 길목에 긴 터널을 만들어 수달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 것이 번식에 성공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뿐 아니라 풍부화 프로그램으로 각 동물이 야생에서 보이는 행동을 이끌어낼 경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번식시킨 뒤 대자연 품으로 돌려보냈을 때 동물이 자연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플라스틱 통에서 나온 미꾸라지를 잡은 수달. 먹이풍부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먹이가 부족한 야생 환경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먹이를 나눠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놀이대상도 던져주는 셈이다.

 

풍부화 프로그램이 도입된 뒤 관람객은 야생동물의 자연스런 행동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육사도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습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모든 동물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던 방식을 벗어나 각 동물을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예를 들어 사자는 코끼리 똥을 좋아해 몸에 바르거나 심지어 먹기도 한다. 육식동물인 사자는 식물성 물질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데, 코끼리 똥에는 섬유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코끼리가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독특한 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육사들은 밤새 코끼리 똥을 수거해 사자 사육장으로 옮기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기린은 철분과 같은 미네랄 성분이 부족해 사육장의 철제 기둥을 핥는 행동을 보였다. 그래서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 블록을 사육장에 매달아주기도 했다.

사실 풍부화 프로그램은 사육사와 동물원 측에서는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운 작업이다. 동물은 오랜 세월동안 변화무쌍한 자연 환경에 적응해 진화해왔다. 동물이 풍부화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도록 하려면 지속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사육사와 수의사, 영양사, 큐레이터는 머리를 맞대고 풍부화 프로그램을 고민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동물은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고 관람객은 야생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의 다양한 습성을 관찰할 수 있다. 풍부화 프로그램은 동물의 잠든 야성을 깨운다. 전 세계 동물원이 풍부화 프로그램에 주목하는 이유다.

 

 

생명의 소중함 전달하는 일본 아사히야마 동물원



대형 수조에서 헤엄치며 관객 바로 앞에서 눈을 맞추는 북극곰.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선 다른 동물원에서는 볼 수 없는 ‘생기’(生氣)를 느낄 수 있다.

 


방문객이 특정 동물원에 만족하는지를 알아볼 때 쓰는 요소는 대략 세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새롭고 재미있는 볼거리를 의미하는 ‘매력’, 학습 교양시설과 동물 설명판 등 동물원이 일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여건을 뜻하는 ‘충족’, 깨끗하고 편리하고 안전한 관람 여건과 장내 질서 유지를 나타내는 ‘쾌적’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사람을 동물원으로 끌어들이는 데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매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깔끔하고 정돈된 공간도 중요하지만 인기 있는 동물원이 되려면 관람객이 신나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해 필자가 학위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일본 훗카이도 아사히카와시 아사히야마 동물원에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른 결과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원의 매력을 높이는 운영 체계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도 꽤 알려지기 시작한 이 동물원에는 특별히 신기한 동물이 있지는 않다. 규모도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 비하면 작다. 전시하는 동물의 수도 많지 않다. 인구 약 36만 명의 소도시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도 편리하지 않다.

그러나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성과는 놀랍다. 1996년 연 방문객 수가 26만 명에 불과하던 이 동물원은 2007년 기준 연 방문객이 300만 명에 이르는 일본의 대표적인 동물원이 됐다. 아사히카와시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에 미치는 경제 파급효과는 193억 523만 엔(2520억 원)에 이른다. 시설정비 투자액의 6배가 넘는 수치다.

 


스트레스 적은 동물이 매력 뿜는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성공비결은 동물의 매력을 최대한 보여주는 운영방식에 있다. 전시환경, 먹이, 사회적 관계, 놀이 등을 다양화해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방문객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높은 두 탑 사이를 오가는 오랑우탄. 나무를 타고 놀던 습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오랑우탄 공중 산책’이라는 주제의 우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동물원의 오랑우탄은 여느 동물원의 오랑우탄처럼 무료하게 하품이나 하고 있지 않다. 오랑우탄은 높이 17m의 탑 2개 사이를 수시로 오가며 산책을 한다. 본래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오랑우탄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관람객은 길이 13m의 줄을 타고 탑 사이를 이동하는 오랑우탄의 모습을 오랑우탄 바로 밑에서 두근두근 뛰는 마음으로 지켜보며 탄성을 지른다.

바다표범관(館)의 인기도 아사히야마 동물원식 설계의 성과다. 이곳에 온 관람객은 수중 터널을 거닐며 모든 각도에서 바다표범이 헤엄치는 모습을 관찰한다. 펭귄관에서는 수심 5m의 수조에서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펭귄의 수중 비상을 볼 수 있다. 북극곰관에서는 관람객이 북극곰의 주요 사냥감인 바다 표범의 시선이 돼, 해면으로 얼굴을 내밀면 북극곰이 덮쳐 올지도 모른다는 설정의 전시물이 운영된다. 다양한 시점에서 동물과 사람이 시선을 교환할 수 있는 설계가 지금까지 잘 알지 못한 동물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맹수관도 경이롭긴 마찬가지다. 삼엄한 우리 안에 무기력하게 갇혀 있는 호랑이는 보는 사람에게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한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 동물원의 맹수관은 동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해 냄새나 기색까지도 생생히 전해지게 했으며, 생식 환경도 그대로 보여줘 ‘맹수들의 운동장’이 됐다. 바로 눈앞에서 호랑이가 박력 있게 포효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관람객의 머리 위에서 느긋하게 앉아 조는 눈표범도 관찰할 수 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이 같은 색다른 경험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관람객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간다.

행동 특성에 맞도록 환경을 정비해 동물의 행복을 실현하는 것, 즉 동물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원숭이 산(山)’도 있다. 이곳은 환경 풍부화에 따른 행동전시를 표현한 대표적 시설이다. 원숭이들은 우두커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움직이며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다. 각종 놀이기구와 다양한 급이기(먹이 받임)가 원숭이들에게 주어져 행동이 자유롭고 다양해지는 것이다.

새들이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연못을 큰 그물망으로 감싼 뒤 그 안에 관찰자가 들어가는 패스 스로(pass through) 방식의 ‘새의 마을’도 동물의 매력을 최대한 발산하는 특별한 전시 시설이다.

 


성공하고 싶으면 ‘생기’를 전달하라


수면 위로 솟은 바위에서 쉬고 있는 펭귄. 관객들은 수면 밑에 설치된 터널을 거닐며 펭귄이 자신의 머리 위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전달하고 싶은 것은 생명’이라는 테마 아래 운영된다.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이 동물원이 ‘생명’을 주제로 삼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동물의 행동특성을 최대한 고려한 설계와 운영을 통해 동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생기(生氣)’를 방문객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생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직접 동물체험의 기회를 주는 어린이 목장, 부모와 자녀가 사육사의 안내로 동물을 관찰하는 가족 동물교실, 동물들이 잠자고 쉬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동물들의 침실 등 일반 관람코스에 없는 동물원의 뒤편을 체험하는 교육활동을 벌이는 것도 주목된다.

생기 있는 동물원을 만들기 위한 직원들의 열정은 한 때 폐쇄될 위기까지 처했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살렸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성공 신화는 재미있는 동물원, 매력 넘치는 동물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요시다 토모 씨는 2007년 한양대 관광학부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관광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일본인 연구자다. 일본과 한국의 동물원 운영 체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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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준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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