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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성 파워엘리트 인큐베이터 wise

한국의 마리 퀴리 꿈꾸는 여학생 돕는다

“여대생이 특별히 예쁘게 꾸미고 간 것도 아닌데, ‘와, 멋있다. 선생님, 사인해주세요!’라며 여중생들이 열광하는 장면은 놀라웠죠. 유명한 과학자는 아니지만 중학교에 찾아와 열심히 실험하는 대학생 과학자가 그들에게 닮고 싶은 멘토로서 어필한 거예요. 이것이 WISE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죠.” 차세대 여성과학기술 전문인을 키우는 사업인 WISE(Wome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의 이혜숙 거점센터 소장은 지난 6년간의 WISE 활동 중에서 돋보이는 성과로 ‘찾아가는 실험실’을 손꼽았다.
 

‘찾아가는 실험실’은 이공계 여대생이 멘토로서 중학교를 방문해 여학생 비율이 50% 이상인 수학반이나 과학반에서 함께 실험하고 진로와 관련한 상담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100~200명의 여대생 자원자가 이화여대에서 실험지도 훈련을 받고 500~1000명의 중학생을 만났다. 이 소장은 “찾아가는 실험실은 과학실험지도 자원봉사활동으로 여대생이 전공을 살려 봉사활동을 하고 과학교육을 위해 대학과 중학교가 협력하는 새로운 모형”이라며 “외국에서도 주목받은 사례”라고 자랑했다.

 

지난해 1학기 정원여중에서 이화여대 한 학생이 여중생들과 함께 과학실험을 하는 장면. ‘찾아가는 실험실’의 사례다.


1000여 쌍 맺어준 이공계 중매쟁이
 

2000년대 들어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중고등학생, 특히 여학생을 이공계로 이끌 프로그램이 필요했는데, 이런 목적으로 2001년 시작된 사업이 바로 WISE다. 이 소장은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여교수가 여학생을 돕는 프로그램을 이 대학의 여성 학장한테 소개받고 WISE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사실 WISE의 핵심은 여대생뿐 아니라 여성과학자가 봉사정신을 갖고 멘토로 참여하는 온라인 멘토링이다. 이 소장은 “HP 텔레멘토링 사례를 보고 온라인 멘토링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HP가 미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등에 있는 직원을 멘토로 받아 전세계 학생들과 e메일을 주고받으며 진로를 상담하는 텔레멘토링을 1995년부터 진행해온 것처럼 WISE도 우리 여성과학자를 온라인상에서 전국의 여학생과 맺어주려는 의도였다.
 

WISE 사이트(www.wise.or.kr)에서 멘토링 커플로 맺어진 수는 현재 총 1045쌍(멘토 534명, 멘티 1394명)으로 2002년 219쌍(멘토 258명, 멘티 847명)에 비해 대폭 늘었다. 물론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이 소장은 “사업 초기에 WISE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고생이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뒤 후배 여중고생을 위해 멘토로 참여하는 선(善)순환구조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한 여고생이 이화여대의 화학과 연구실을 방문해 아스피린을 합성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여고생이 대학 연구현장에서 전공을 체험하는 활동(M.A.S.E.R)이다
 

또 WISE는 온라인 멘토링에만 머물지 않고 멘토와 멘티가 오프라인공간에서 살갑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장을 마련했다. 전국 규모의 멘토링 워크숍이나 멘토 특강뿐 아니라 여학생(멘티)을 직접 여성과학자의 연구현장에 데리고 가 멘티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현장탐방을 진행했다. 특히 세계여성과학자대회, 한영포럼처럼 세계여성과학자들이 모이는 대회에 여학생을 초청해 세계적 역할모델을 만나고 국제적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다.
 

그동안 WISE는 저소득계층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과학실험활동을 지원하는 그린WISE 프로그램,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학생친화적WISE과학캠프, 여고생이 대학에서 교수나 대학(원)생을 만나 전공을 체험하는 M.A.S.E.R (My Advanced Science and Engineering Route), 여고생 연구참여프로그램와 전국발표대회, 이공계 여대생을 위한 인턴십, 경력개발아카데미, 과학실험자원봉사단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또 24개 기관(대학, 국책연구소, 기업)에서 멘토링 펠로우를 위촉해 이공계 여대생에게 경력 개발에 대한 조언도 해왔다.
 

최근에는 여성과학자를 키우는 남성 멘토도 선발하고 WISE블로그대회 ‘사.우.나.’(사이언스, 우먼, 그리고 나의 이야기)도 개최했으며, 올해부터 여중고생이 여대생의 지도를 받아 과학논문을 쓰도록 한 뒤 e저널을 만드는 프로그램(여중고생 과학논문멘토링)을 진행한다.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교육정책과 서영주 과장은 “WISE는 현재 이화여대 거점센터와 13개 지역센터를 설치했고, 앞으로 전국 지역센터를 16개까지 늘려 여학생을 과학기술인으로 키우는 사회협력 기반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사업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마리 퀴리를 꿈꾸는 알파걸에게 날개를 달아줄 조력자가 늘고 있다.
 

WISE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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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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