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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질주하는 10대의 성, 안내 표지판이 필요하다

이팔청춘에 못할 건 없다?

청소년이 성관계를 갖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가청소년위원회(위원장 최영희)가 전국 1만 3934명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2005년 청소년 유해환경 종합실태조사’를 보면 4.5%(중학생 2.2%, 고등학생 7%)가 육체적인 성관계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3년 전에 비해 0.5%가 증가한 수치다. 청소년 22명 중 1명은 성경험이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이팔청춘인 16세(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성관계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29.1%로 가장 높았다. 지난 2002년에는 고등학교 1학년 때라는 응답이 많았던데 비해 첫경험 시기가 3년 사이 1년이나 빨라졌다. 우리나라 중고생의 절반 정도가 이성 친구를 사귄 적이 있고 5명 중 1명 꼴로 키스나 애무 같은 짙은 성접촉을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성춘향과 이몽룡도 한 달 만에 사랑탑 쌓았다

그렇다면 10대 청소년은 교제를 시작한지 얼마 만에 성관계를 맺는 걸까. ‘아하!청소년성문화연구센터’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청소년성문화실태연구조사보고서’를 보면 ‘한달 안’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6.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1주일 안’(18.7%), ‘3개월 안’(16.9%), ‘만난 첫날’(10.2%), ‘1년 안’(9.6%) 순서로 응답률이 높았다. 이 결과는 서울지역 청소년 12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인문계와 실업계 고등학교 2학년생 각각 789명과 316명, 보호관찰소와 쉼터에 있는 17~19세 청소년 15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서울 금란고등학교 김민정(가명, 18)양은 “요즘은 보통 한달 사귀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교제기간이 짧은 만큼 스킨십 진도가 빨리 나간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성관계를 경험한 시기


걱정만 하면 뭣하나

성관계를 갖고 난 뒤 가장 큰 걱정이 ‘임신’이다.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의 자료를 보면 피임을 거의 안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피임을 못한 이유로 남학생은 ‘임신하지 않을 것 같아서’(28.5%), 여학생은 ‘즉흥적으로 하게 돼서’(25.6%)를 꼽았다. 특히 인문계 여학생은 ‘분위기를 깰까봐’(40%)라는 응답이 많았고, 보호관찰소와 쉼터에 있는 여학생은 ‘피임법을 몰라서’(31.3%)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주로 사용하는 피임법은 콘돔, 질외사정, 월경주기법, 경구피임약 순으로 나타났는데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피임에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금정고등학교 조성진 교사는 “요즘은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피임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며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콘돔 정도는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 중앙여자고등학교 정영희(가명, 19)양은 “피임이야기를 하면 왠지 경험이 많은 것처럼 보일까봐 그런 말을 먼저 꺼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교 1년생인 강영현(가명, 20)씨는 3년 전인 고 1 여름방학 때 낙태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집에 남자친구가 놀러와 함께 얘기하고 밥 해먹고 재밌게 놀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지면서 그렇게 됐다”고 했다. 강씨의 어머니는 딸의 교제사실을 알고 있었다. 남자친구의 나이, 성적, 집안환경은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둘이 손을 잡았는지, 뽀뽀는 했는지는 일절 물어보지 않았다고 한다. 강씨의 어머니(43)는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우리 애는 착하고 순진해서…”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초등학생들도 알건 다 안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창만 띄우면 궁금한 건 무엇이든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치는 정보 속에 정작 필요한 지식은 부족한 게 인터넷이다. 섹스와 로맨스는 넘치지만 일상의 사랑은 없고, 포르노물는 넘치지만 성관계에 따르는 책임은 없다. 그럼에도 학교와 부모는 대중매체와 인터넷에 핑계를 댄다. 피차 민망하게 그런 걸 뭘… 이미 다 알잖아? 그러나 아는 것만 알고 모르는 건 모르는 게 요즘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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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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