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원반을 기둥에 끼우자 바닥이 마구 흔들렸어요.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요. 갑자기 벽이 두 쪽으로 갈라지더니 빛이 눈부시게 쏟아졌어요. 간신히 눈을 떠보니 퍼즐 조각같이 작은 디지털 화면으로 가득 채워진 방이 나타났어요. 그리고 거기에는…,
“퍼즐러 박사님?!”
직소퍼즐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완성하다
2019년, 인류가 블랙홀의 그림자를 최초로 포착했어요. ‘사건의지평선망원경(EHT)’ 연구팀은 유럽과 남미, 남극 등 8곳에 있는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했어요. 이때 캐서린 보우먼 하버드 대학교 연구원이 이용한 분석 방법은 직소퍼즐을 맞추는 원리와 비슷했어요. 관측을 통해 얻은 이미지 조각들을 이리저리 맞춰 블랙홀 그림자로 추측되는 모양을 만든 거지요. 그리고 이론적으로 예상했던 모양과 가장 비슷한 모양을 찾아냈어요. 이처럼 퍼즐의 원리는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에도 쓰인답니다!
어떤 퍼즐이든 해결하는 인공지능?
퍼즐의 정답을 찾을 때 인공지능이 활용되기도 해요. 인공지능에게 퍼즐을 여러 번 풀어보게 하면 인공지능은 정답이 될 수 있는 모든 경우는 물론, 답을 찾는 여러 가지 방법을 모두 찾아내요. 또 가장 빠르고 정확한 풀이 방법을 인간에게 알려주지요. 김종락 서강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어떤 퍼즐이든 빠르게 정답을 알려줄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는지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수학자의 관심사”라며,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 역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암호를 풀 수 있는 기계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지요. 퍼즐은 이처럼 인공지능 개발과 연결돼 발전하고 있어요.
암호를 걸어 돈을 지킨다! 암호화폐
2008년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암호화폐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전자화폐의 한 종류예요. 암호를 풀어 돈을 얻고, 암호를 이용해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지요. 비트코인을 주고받은 기록은 모두 컴퓨터에 저장되는데, 그 기록이 진짜인지 확인하려면 거래 기록에 있는 서명을 읽어내야 해요. ‘3746284’처럼 복잡하고 긴 숫자나 문자로 암호화된 기록을 풀면, ‘0000000000000000001010…’처럼 숫자 0과 1로 이뤄진 진짜 수가 드러나요. 바로 이 수가 돈 거래를 했음을 증명하는 서명이지요.
이처럼 전혀 다른 모양의 숫자나 문자 속에 중요한 메시지를 감춰 보호하는 암호화폐는 수상한 잡동사니방에서 만난 암호 퍼즐과 원리가 비슷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