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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이론 혁명을 주도한 물리학자의 물리학자

50년가량 이론물리학계에 몸담은 위튼 교수의 수많은 연구 성과 중에는 끈이론 혁명을 일으킨 ‘M이론’이 비교적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를 중심으로 위튼 교수의 업적을 살펴보겠습니다.

 

현대 물리학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이론에는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이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양자역학은 원자와, 원자보다 더 작은 미시 세계를 설명하는 이론이고, 상대성 이론은 우주와 같은 거시 세계를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빅뱅 초기의 우주 모습이나 아주 작은 블랙홀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수학적으로 일관되게 서술해야 합니다.

 

그러나 상대성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힘인 중력을 양자역학에서 사용하려고 하면 수학적으로 문제가 생겼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 ‘끈이론’이에요. 끈이론은 모든 물체의 최소 단위가 점이 아닌 ‘진동하는 끈’이라고 보는 이론입니다. 신기하게도 끈을 기본 입자로 두면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에서 모두 중력을 수학적으로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어요.

 

 

1980년대 있었던 이 발견을 ‘제1차 끈이론 혁명’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를 주도한 인물이 존 슈워츠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명예교수, 마이클 그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루카스 석좌교수, 그리고 위튼 교수입니다.

 

그런데 이후 물리학자들이 각기 다른 끈이론을 5개나 발전시켰어요. 1995년 위튼 교수는 이 5가지가 서로 다른 이론이 아니라 이론 하나에서 발견되는 5가지 측면임을 보여요. 이때 발견한 것이 ‘M이론’이고, 이로써 끈이론을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하지요. 이를 ‘제2차 끈이론 혁명’이라고 합니다. 물리학자들은 M이론을 통해 훨씬 더 복잡한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이 업적만 봐도 위튼 교수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지만, 그는 그 이전과 이후에도 *양자장론을 비롯해 이론물리학의 근간을 이루는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김석 서울대학교 교수는 “위튼 교수가 이룬 위대한 업적은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내가 이 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와 내 동료들은 자연스럽게 위튼 교수가 만든 학문적인 틀 안에 있었다”고 말했어요.

 

학계에서는 h회 이상 인용된 논문의 수가 h개 이상일 때 이 둘을 동시에 만족하는 h의 최댓값을 ‘h지수’라고 해요. 연구자의 연구 생산성과 영향력을 알 수 있는 지표인데요. 위튼 교수의 h지수는 206이나 됩니다. h지수를 만든 호르헤 허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교수는 이 지수가 40이 넘으면 뛰어난 과학자라고 추정했는데, 이로 미루어 볼 때 위튼 교수는 실로 대단한 물리학자임을 알 수 있지요. 

 

 

 

 

용어 설명

*양자장론 : 전기장, 자기장처럼 공간에 펴져 있는 물리장을 양자역학적으로 다루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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