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CMS 소장 김민형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학자들이 수학과 수학을 도구로 사용하는 수리과학 연구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요. 내년부터는 전반적인 수리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한 수학 연구를 지원합니다. 좋은 제안서가 많이 들어올수록 인류를 위한 수학의 지원 비중이 커질 예정이지요.
인류를 위한 수학 프로젝트는 제가 제안했는데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각하고, 경제가 불안정해요. 민주주의 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수학자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주제로 연구를 많이 해요. 수학을 통해 인류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주제라서 이를 집중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지원 분야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하나는 직접적으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수학 연구나 교육활동입니다. 다른 하나는 수학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연구예요. 연구하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나라가 아직 많아요. 그 나라의 연구자들이 활발히 연구하는 수학자, 과학자와 함께 교류하거나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할 자금과 공간을 뒷받침해주지요.
마지막으로 수학사 연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교과서나 수학책에 수학사에 관한 거짓이 많이 담겨 있어요. 수학은 인류의 유산인데, 굉장히 일부 민족이 발전시킨 것처럼 서술돼 있는 문헌이 있어 여러 오해를 낳습니다. 아프리카인 일부는 수학을 유럽인(백인)만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나와 관련이 없는 학문이라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기도 해요. 그런데 고대의 유명한 수학자가 백인인지 아닌지 모르거든요. 일례로 고대 그리스 수학자 에우클레이데스(유클리드)의 인종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류 유산으로서 수학의 역사를 광범위하게 제대로 기술해야 해요. 실제로 19세기 유럽인들이 기술한 수학의 역사와 최근 20~30년 동안의 수학사 연구 결과가 굉장히 다릅니다. 훨씬 더 다양한 시각에서 수학의 역사를 바라보고 해석한 연구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이번 기회를 통해 알리고, 이런 연구를 하고 싶은 수학자나 역사학자를 독려하려고 합니다.
인류를 위한 수학 프로젝트의 1차 제안서를 지난 6월 초까지 받아 지원할 12개 연구팀을 뽑았습니다. 홍수 예측 수학 모형 개발, 투표의 수학, 고대 수학사 연구 등 그 주제가 매우 다양합니다. 오는 12월 11일까지 2차 신청을 받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많이 참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