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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와 SNS에 글을 올리면 빠르게 기사화될 정도로 유명한 ‘인플루언서’다. 이곳에 새로운 논문과 연구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통찰력을 주는 글을 자주 올리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미래를 구상하는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 연구그룹 의장으로 위촉됐을 정도로 정계, 학계, 과학기술계에서 그의 명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첫 번째 미래

펜, 종이 이용한 수학 연구, AI로 완전히 바뀐다

 

2년 전 우연히 AI를 접한 그는 AI 연구에 푹 빠져 있다. 특히 수학자가 어떻게 AI 도구를 이용해 새로운 추측을 제시하고 증명할 수 있는지를 연구 중이다. 타오 교수는 “앞으로 수년 동안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펜, 종이를 이용해서 수학을 하겠지만, 이후엔 AI가 수학 연구 방법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내연기관, 전기, 컴퓨터, 인터넷 등과 같이 한 시대를 정의하는 기술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타오 교수는 “AI가 완전히 수학자를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10년 뒤엔 ‘린(Lean)’과 함께 수학자의 연구를 활발히 도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린은 지식의 고도화로 갈수록 검증이 어려워지고 있는 수학 논문 검증에 활용된다. 컴퓨터 언어인 코드로 증명 내용을 변환해 린에 입력하면 이 증명이 참인지 알려준다. 

 

린은 아직 대학 수준의 수학 증명만 이해하지만 많은 수학자의 노력으로 린에 입력된 논문과 정의, 정리가 많아지며 똑똑해지고 있다. 그는 “AI 성능이 좋아지면 수학자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증명을 만들어낸 뒤 린에 입력해 참이 되는 명제나 추측을 찾을 수 있고, 코드로 만들어진 증명을 다시 생성형 AI를 이용해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꿔 논문을 쓰는 방식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수학자는 어떤 내용을 참이나 거짓이라 가정하고 증명을 시도하는데, 증명하지 못하거나 그 가정이 틀렸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오 교수는 “현재 간단한 추측 하나를 증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더 높은 수준의 연구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AI의 도움을 받으면 인류는 광범위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된다”며, “그때 우리는 더 넓은 것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앞으로 분야를 넘나들며 서로 연결 짓는 연구가 당연한 세상이 온다는 뜻이다.

 

 

두 번째 미래

공동연구가  더 당연해지는 세상 온다

 

그는 모든 학문에서 공동연구가 당연해지는 미래도 예측하고 있다. 학문의 양이 나날이 방대해지고 있어서 한 사람이 모든 학문을 다 이해할 수 없어서다. 또 한 분야에서 더 많은 진전을 이루기 위해 다른 분야나 다른 응용 분야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오 교수는 “우리는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면서, “대학에서 정신 건강, 괴롭힘에 대한 윤리 교육은 있지만, 올바른 협업 방법에 대한 교육이 거의 없는데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타오 교수는 공동연구를 할 때 젊은 수학자가 자신보다 더 많은 주도권을 잡도록 하고도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후배들이 시도하게 하는 것이다. “후배들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실제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오 교수는 이런 모든 생각을 블로그를 비롯한 여러 수학 커뮤니티, SNS 등 항상 올린다. 그 이유에 대해 “머릿속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간단히 답했다. 그는 반복하는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미 했던 일을 다시 하는 노력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것을 머릿속에 담으려고 하면 정리가 되지 않아 시간을 낭비할 때가 있었다. 

 

“대학원 시절에 여러 강연을 듣다가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 적이 있는데, 몇 개월 뒤에 그 아이디어가 아예 기억나지 않아서 정말 답답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블로그나 컴퓨터 메모장에 적어놓고 나중에 언제든지 검색해서 볼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기록해두면 마음 편안하게 머릿속에서 잊어버릴 수 있죠.”

 

 

"타오 교수는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어 하는 학자예요"

서울대학교 류경석 수리과학부 교수

 

이번 타오 교수의 한국 일정을 제가 관리하며 그와 대화할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학자의 역할은 본인의 연구와 학술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오 교수는 본인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이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며 활동한다는 사실을 이번 대화를 통해 알게 돼, 매우 존경하게 됐습니다. 

 

한국 일정 이후에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키이우와의 온라인 학회에 참가하기 위해 바로 폴란드 바르샤바로 가셨습니다. 사실 수학자 중에는 나이가 많이 들수록 수학 연구에 힘을 빼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힘들어하며 피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오 교수는 지금도 함께 수학을 탐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수학 연구가 수학자 집단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타오 교수는 AI에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쓰는데요. 그러면 스스로 중요한 업적을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학계 전체가 AI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큰 의미를 가진다고 여겨지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그로 인해 AI가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됩니다. 

 

 

"감동을 줬던 지도 교수님이에요" 

KAIST 권순식 수리과학과 교수

 

타오 교수로부터 ‘책만 보고 공부할 때보다 대화하며 배울 때 더 쉽게 이해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어요. 그는 항상 제게 어떤 내용을 설명할 때 책에 적힌 내용과는 다른 방법으로 설명했어요. 자신의 방식대로 완벽히 이해한 다음에 그걸 제 수준에 맞춰 재구성해서 설명해줬죠. 

 

인성적으로도 존경할 부분이 많습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항상 수업이 끝나면 칠판에 적힌 내용을 다 지우고 나갔어요. 직전에 수업한 사람이 칠판을 안 지우면, 그다음 사람이 지워야 하잖아요. 한 번도 빼놓은 적이 없었어요. 또 타오 교수와 정기적으로 만나 연구 이야기를 나눌 때 한번은 한 시간 동안 설명해줬는데 제가 이해를 못 한 적이 있어요. 저도 다시 물어보기 민망해서 그냥 연구실을 나왔는데, 타오 교수가 제 낌새를 알아차렸어요. 그날 저녁 10시에 설명한 내용을 5쪽으로 잘 요약해 보내왔어요. 그때 너무 감동했죠. 저도 이렇게 소통을 잘하는 교수가 되려고 지금도 노력 중입니다. 

 

타오 교수가 제 전공 분야뿐 아니라 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주 볼 기회는 없어요. 하지만 저는 늘 그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틈날 때마다 그의 블로그를 보며 지금 수학계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어디로 향해갈 것인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거든요. 그의 통찰력을 계속 배우며 저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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