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레이 수학연구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즈상 수상에 큰 도움이 됐어요.”
지난해 7월 허준이 교수는 필즈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장에서 이같이 말했는데요. 이는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 설립의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사실 한국 수학계는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이 단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에 버금가는 성과를 계속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어요. 2022년 6월 한국 고등과학원에서는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수학연구소 설립을 추진했습니다. 베트남 수학고등연구소를 예로 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 설립안을 제시했어요. 베트남에서는 2012년 응오 바오 쩌우 미국 시카고대학교 교수의 2010 필즈상 수상을 기념해 수학고등연구소를 설립했는데, 이 연구소 덕분에 베트남 수학이 눈에 띄게 발전했습니다.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종적으로 고등과학원의 수학난제연구센터를 확대개편하는 방향으로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 설립을 결정하고, 자세한 내용은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하지요. 9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 순방 당시 허 교수를 만나 젊은 수학자 양성을 위한 지원을 약속해 연구소 설립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제도는 허준이 펠로우십입니다. 39세 이하 수학 박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최대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연구를 지원하는 제도인데요. 허준이 교수가 지원받았던 클레이 펠로우십에서 착안했습니다.
미국 클레이 수학연구소는 클레이 펠로우에게 5년 이상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급여와 다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해외의 원하는 기관에서 연구할 수 있는 물적 지원도 아끼지 않지요. 그래서인지 2018 필즈상 수상자, 2022 필즈상 수상자 중 절반이 클레이 펠로우 출신입니다.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는 클레이 펠로우십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허준이 펠로우를 수학계 리더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추가로 지원합니다. 이외에도 청소년부터 대학생까지 예비 수학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