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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를 로그를 만든 수학자 정도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로그를 만드는 과정에서 무리수 2.718…이 처음 등장했다는 사실은 모르는 것 같아요. 순서로 보자면 ‘오일러 수’가 아니라 ‘네이피어 수’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요?

수학을 연구하다 보면 소수점 아래 수가 길고 복잡한 수를 계산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제가 살던 시기에는 기계식 계산기가 없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수도 많이 했죠. 그래서 계산을 간단하게 만들어 주는 로그표를 만들었어요. 이 과정에서 (1-10-7)107라는 수를 발견했죠.

2.718…과 무슨 상관이냐고요? 이 수의 역수가 바로 2.718…의 근삿값이에요! 오일러처럼 e라는 기호를 붙이지 않았지만 제가 처음 발견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에요. 그런데 다들 오일러 수라고만 부르니 제가 억울할 수 밖에요!

야코프 베르누이의 발언
네이피어 씨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저도 오일러보다 먼저 e를 알고 있었거든요. 저는 스위스 수학자 야코프 베르누이라고 합니다.

저는 돈에 이자가 얼마나 붙나 계산하던 중 2.718…을 알게 됐어요. 이자는 보통 1년에 한 번 붙습니다. 그런데 어떤 은행이 이자를 여러 번 준다는 거예요. 저는 은행의 꿍꿍이를 알아내기 위해 주는 횟수에 따라 돈이 얼마나 불어나는지 연구했어요. 알고 보니 1년에 이자를 n번 주면 대략 원래 돈에 (1+¹/n)ⁿ를 곱한 만큼 늘어나더군요. n에 큰 수를 대입해보니 값이 점점 커지지 않고 어떤 수에 가까워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 값이 바로 무리수 2.718…이었답니다!

수에 기호를 붙이지 않아 유명해지지 않은 거라고요? 미적분의 대가 라이프니츠를 보세요. 라이프니츠는 ‘현수선 문제’를 풀다 미분해도 변하지 않는 지수 2.718…에 ‘b’라는 기호를 붙여줬어요. 오일러보다 먼저 말예요. 이래도 발뺌 할 겁니까?


오일러의 발언
e를 찾았다고 다가 아니에요. e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죠. 처음 발견하지는 않았어도 e를 정확하게 정의한 사람은 저예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수학에서 중요한 오일러 공식 eθi=cosθ+sinθi을 발견 했죠.

이 공식은 복소수와 삼각함수, 지수함수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요. 제가 유도한 이 공식 덕분에 복소함수론 같은 현대 수학이 발전할 수 있었죠.

이만하면 사람들이 왜 e로 표시하고 ‘오일러 수’라고 부르는지 알겠죠?





1900년대 초까지 여성은 ‘여자가 무슨 수학이냐?’는 편견 때문에 수학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없었어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도 이름을 널리 알리지 못한 여성수학자들의 사연을 말씀드리려고 해요.

프랑스 수학자 소피 제르맹은 가족들 몰래 한밤중에 수학을 공부해야 했어요. 건강이 나빠지고 나서야 수학을 공부하라는 허락을 받았지만 여전히 대학교에는 입학할 수 없었죠. 그래서 교수들의 강의노트를 구해 혼자 공부하고 남자 이름인 ‘블랑’이라는 가명을 써서 수학자와 편지를 주고받았어요.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가 인정할 정도로 수학 실력이 뛰어났지만 제르맹은 죽기 전까지 박사학위를 받지 못했어요.

러시아 수학자 소피아 코발레프스카야도 마찬가지예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산수를 배우는 게 고작이었죠. 수학 공부를 하고싶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대학교까지 찾아갔지만 입학을 허락하지 않았어요.
독일 수학자 카를 바이어슈트라스의 도움으로 논문을 발표했어도 남편의 상점에서 조수로 일해야 했어요. 유럽의 대학교들이 여자 강사를 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독일 수학자 에미 뇌터도 대학 입학 때문에 고생했어요. 뒤늦게 학교를 다녀 교수가 됐지만 남자 교수의 눈치를 봐야 했죠.

최근 여성수학자들의 활약 뒤에는 편견을 극복하고 열심히 수학을 공부한 여성수학자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최초의 여성 필즈상 수상자인 마리암 미르자카니 교수가 나올 수 있었답니다. 미르자카니 교수는 여성교육에 인색한 나라 출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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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호 수학동아 정보

  • 김우현 기자
  • 도움

    김병한 교수
  • 도움

    박진현 교수
  • 도움

    송정민 교수
  • 도움

    조수남
  • 도움

    현승준 교수
  • 기타

    [참고 자료] 데이비드 버튼 ‘수학의 역사’, 엘리 마오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모리스 클라인 ‘수학의 확실성’, 키스 데블린 ‘수학의 밀레니엄 문제들 7’, e의 역사적 기원과 의의(한국수학사학회지 제 17권 제3호)
  • 일러스트

    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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