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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동안 증명법을 4개 만들며 한계에 도전하는 법을 배웠어요”

 

미국수학학회에서 발표한 학생들은 2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법을 4개 만들었는데요. 물론 오류가 없는지, 새로운 방법인지 검증하는 중이지만 ‘삼각함수와 등비수열의 합’을 이용해 증명한 방법은 발표 당시 교수들에게 독창적이라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두 학생은 어떻게 증명에 도전하게 된 걸까요? 6월 2일 화상으로 두 학생을 만났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은 어떻게 도전하게 됐나요? 

 

니카에아 : 2022년 12월 3주 동안 진행된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하라는 보너스 문제가 나왔어요. 저는 20시간 정도 걸려 이 문제를 풀었는데, 전교에서 문제를 푼 학생이 저와 켈시 둘뿐이었지요. 미셸 윌리엄스 수학 선생님이 저희가 한 증명에 오류가 없는 것 같다며, 둘이서 증명의 아이디어를 더 많이 내면 새로운 증명법이 나올 수 있고, 수학학회에서도 발표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어요. 

 

그렇게 수학경시대회에서 각자 증명한 것 하나씩, 이후 함께 증명한 것까지 2개를 더해서 총 4개의 증명법을 미국 수학학회에서 발표했어요. 그중 둘이 함께한 ‘삼각함수와 등비수열의 합을 이용한 증명’이 주목받았어요.

 

 증명을 4개나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켈시 :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법이 400개가 넘으니,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서 최대한 많이 아이디어를 내보기로 했어요. 증명에 삼각함수를 이용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이라고 해서 그 방향으로 증명을 고민했어요.

 

둘이 함께 하면 다시 또 다른 증명법을 알아낼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우리 스스로의 한계치까지 밀어붙이자고 했지요.

 

 함께 증명하는 데엔 얼마나 걸렸나요? 

 

켈시 : 한 달 반 동안 하루에 3시간 정도 학교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 학교 수업이 끝나고 교실에서 화이트보드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써가면서 증명에 도전했는데요. 경시대회 1달 뒤에 집에서 종이에 생각을 끄적여보다가 갑자기 ‘이등변삼각형을 반으로 나누고, 분할한 삼각형과 닮은 삼각형들을 와플 콘 모양으로 붙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다음날 학교에 가서 니카에아에게 이 아이디어를 말했고, 함께 발전시켰어요. 

 

 중간에 막히는 부분은 없었나요? 

 

켈시 : 직각삼각형과 닮은 또다른 직각삼각형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삼각형의 한 각을 직각으로 만들 것인지, 변의 길이를 구하려면 등비수열의 합이 수렴한다는 사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어떻게 수렴하게 만들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어려웠지요. 그럴 때마다 질문을 계속해서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했어요.

 

 기존의 증명 방법도 좀 찾아봤나요? 

 

니카에아 : 아니요. 다른 증명법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머리에 스며들어서 비슷한 증명을 내놓을 수 있으니까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어요. 증명을 다 하고 나서 똑같은 증명이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찾아본 게 전부예요.

 

 미국수학학회에서 발표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켈시 : 윌리엄스 수학 선생님이 와플 콘 증명법에 오류가 없는 것 같다고 확인해주셨어요. 이후 미국수학학회 웹사이트에 있는 ‘초록 제출’에 들어가 증명법을 발표하고 싶은 회의를 고르고, 논문 초록을 제출했어요. 그랬더니 학회에서 연락이 왔어요. 정말 기뻤어요.

 

3월 18일 ‘학부 수학 및 통계 연구에 관한 미국수학학회 특별 강의’에서 발표했어요. 발표하기 전엔 아주 많이 떨렸는데 막상 발표를 시작하니까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끝나고 나서 저희 발표를 들어주신 교수님들이 “고등학생인데 삼각함수로 증명한 것이 독창적”이라며 칭찬해주셨어요. 그때 저희가 생각보다 큰일을 해냈다는 게 실감나서 끝나고 오히려 더 떨었던 것 같아요.

 

 증명법이 논문으로 나왔나요? 

 

니카에아 : 발표를 들은 교수님들의 의견에 따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등 여러 대학교 학술지에 증명 결과를 담은 논문을 제출했어요. 현재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예요.

 

 이번 경험은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켈시 : 한계에 도전하는 법을 배웠어요. 가끔 막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법과 그것을 헤쳐나갈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니카에아 : 수학 문제는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풀린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저 최선을 다해 풀릴 때까지 계속 시도하면 됐던 거죠. 또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도움을 요청한다면 좋은 기회가 온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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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손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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