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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말하는 최-정-담, 호기심이 넘쳐 흐르는 아이

엄마가 말하는 최-정-담

호기심이 넘쳐 흐르는 아이

 

‘나를 수학 상위 1%로 만든 무기를 하나만 꼽는다면?’이란 질문에 최 작가는 “부모님”이라고 답했다. 최 작가의 동생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물리학과에 재학 중인 이공계 인재다. 최 작가의 부모님은 어려운 환경에서 아동의류 회사를 크게 키워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대치동 소나무’가 별명일 정도로 주변 입김과 상관없이 소신 있게 교육을 시키기로 소문난 인물이다. 

그의 어머니 정영미 씨를 함께 만나 최 작가에 대해 더 알아봤다. 

 

Q. 별명이 대치동 소나무인 이유가 무엇인가.

 

대치동에 살면서 자녀에게 사교육을 별로 시키지 않아서다. 저희 부부가 나름 교육관을 세워놓고 여기에 맞고,  또 자녀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만 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예를 들어 수학 연산을 반복하는 건 자녀의 사고가 닫힐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연산 학습지는 절대 풀리지 않았다. 진정한 공부는 문제 풀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자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안 보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기도 했다. 

 

정담이 아빠와 만든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저와 두 자녀가 영어 교육을 위해 2년 가까이 캐나다에서 살아보게끔 나름의 투자를 했다. 우리나라 학생 대부분이 밤늦도록 공부하는 이유가 영어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자녀들이 영어를 즐겁게 배우게 하고 싶었다. 다녀와서도 영어는 에세이 학원만 보냈고 문법, 독해, 내신 학원은 보내지 않았다.

 

 

 

Q. 자녀의 잠재력은 어떻게 발견했나.

 

모든 아이에게는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우리 자녀에겐 어떤 잠재력이 있을지 늘 주시했다. 정담이는 짚고 서기 시작할 때부터 집 안 서랍이란 서랍은 다 열어보는 아이였다. 그땐 이해가 안 갔는데, 한글을 알고 제일 처음 쓴 문장이 ‘그개 모드라(그게 뭐지)’였다. 그걸 보고 ‘아, 정담이는 정말 알고 싶은 게 많은 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궁금한 게 생기면 마음껏 빠지도록 뒀다. 나이별로 꽂히는 주제가 있었다. 수학책, 컴퓨터, 모스부호, 큐브, 일본어, 피아노, 슈퍼마리오 게임…. 정말 다양했다. 

 

캐나다에 살 땐 과학실험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실험을 할 수 있게 방 하나를 줬다. 그때 별의별 실험을 하다가 불을 내 카페트도 태워 먹고 유리를 산산조각 내기도 했다. 그 덕에 다양한 분야에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고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특히 과학과 수학이 많은 호기심을 해결해준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달아 관심을 갖게 된 게 아닐까. 

 

Q. 특별히 자녀에게 강요한 게 있다면 무엇인가. 

 

집에 TV를 두지 않았고, 자녀에게 휴대전화를 주지 않았다. 10년 전 우리나라 베스트셀러 <;자기혁명>;에서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나쁜 습관을 하나씩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문장을 읽었다. TV와 휴대전화는 그 속에 재미있는 것이 많아 그걸 즐기는 순간부터 책을 등한시하고 생각을 덜 하게 만드는 나쁜 환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양육권이 있는 18세 이전까지는 부모로서 나쁜 환경은 제거해주고 싶었다. 정담이 아빠는 퇴근하면 차에 휴대전화를 두고 집에 왔고, 아이들 앞에서 책을 많이 읽었다. 대신 컴퓨터와 게임기처럼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길 수 있는 기기는 허용했다. 

 

 

Q. 최근 최 작가가 전공을 바꿔 수학을 더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은 어땠나. 

 

올 것이 왔다(웃음)! <;발칙한 수학책>;을 계기로 수학, 철학에 더 빠지게 된 것 같았다. 물론 속으로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전공을 내려놓으니까 걱정됐지만, 설득하지 않았다.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것 같아서 의사를 존중했다. 18세 이상은 독립된 존재다. 한 마디로 남이다. 필요로 하면 도와주고, 응원하는 데서 그쳐야 한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자기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고 오롯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어떤 햄버거 먹을래?’, ‘이 학원 다닐래?’처럼 사소한 것도 반드시 자녀의 의사를 물어봤다. 

 

하지만 충동적으로 결정한 건지, 깊게 생각한 건지 보고 충동적인 것 같으면 한 번만 더 생각해보라고 권유했다. 

 

Q. 앞으로 최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나.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행복은 하루 중 얼마나 웃었는가로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담이는 ‘한번 사는 인생을 어떻게 하면 잘 살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렇게만 한다면 늘 지지하고 싶다. 또한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 

2023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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