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의 연구 분야를 한마디로 말하면 ‘조합 대수기하학’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대수기하학을 통해 조합론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입니다.
조합론이란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서 나오는 ‘경우의 수’를 통해 익숙한 분야입니다. 예를 들면 ‘쾨니히스베르크의 일곱 개의 다리를 모두 건너는데 어떤 다리도 두 번 건너지 않게 할 수 있는가’ 등의 문제처럼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의 수를 세는 문제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대수기하학은 1차 다항식으로 직선이나 평면을 나타내고, 2차 다항식으로 타원이나 쌍곡선을 분석하는 것처럼 대수학을 통해 기하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허 교수는 대수기하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조합론의 오래된 난제를 다수 해결해 ‘조합 대수기하학’의 아이콘이 됐지요.
허 교수의 특기는 대수기하학에 대한 강력한 직관에 바탕을 두고 조합론의 난제를 공략하는 것입니다. 두 분야 모두에 정통한 수학자만이 시도할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학자들은 난제를 추측의 형태로 제시하곤 하는데, 허 교수가 현재까지 해결한 추측들을 보면 허 교수가 얼마나 중요한 수학자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학자가 평생 이런 문제를 하나도 해결하기 힘든데, 만 40세가 되기 전에 이렇게 많은 난제를 해결한 걸 보면 누구든 허 교수가 필즈상을 받고도 남을 성취를 했음을 알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