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지는 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야.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면서 세계 곳곳에서 꿀벌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
구출작전 1 AI로 기생충과 말벌 발견!
꿀벌을 위협하는 가장 큰 이유 바로아응애! 유럽에서도 바로아응애는 양봉을 방해하는 심각한 골칫덩이에요. 그런데 바로아응애는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아요. 바로아응애를 발견하려면 꾸준히 벌통을 열어 보고 벌 하나하나를 관찰해야 하는데, 시간도 너무 오래걸립니다.
2017년 스웨덴 양봉업자 비에른 라게르만은 양봉업자들이 벌통을 촬영하기만 하면 몇 초 만에 바로아응애 수를 계산할 수 있는 AI 앱을 개발했어요. 이 앱은 사진을 분석해 벌집 안에 꿀벌 대비 바로아응애가 얼마나 있는지를 계산해요.
라게르만은 신경망 알고리듬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촬영된 4만 개 꿀벌 무리의 사진을 학습시켰어요. 바로아응애와 꿀벌이 함께 있는 사진을 학습시킬 때는 일일이 바로아응애의 위치와 그 수를 계산해서 입력해, AI가 사진에서 바로아응애 개수를 셀 수 있도록 만들었지요. 양봉장을 매개변수로 하는 방정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꿀벌 종류, 개수 등 양봉장별 특징을 고려해 결과를 도출합니다.
AI로 말벌을 빠르게 발견할 수도 있어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은 2020년 마이크와 카메라 센서 등이 달린 AI 벌통을 만들었어요. 센서를 통해 벌집의 온도, 습도, 소리, 무게 등의 정보를 모으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정보는 소리예요. 그리고 AI가 적용된 시스템이 소리를 분석해 꿀벌이 몇 마리 있는지, 말벌이 출몰했는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지를 파악한 다음 양봉업자에게 알려 조치를 취하게 합니다.
구출작전 2 도시에서 꿀벌을 기르자!
꿀벌이 사는 호텔, 들어 봤나요? 서울 상도동에 있는 핸드픽트 호텔은 2016년부터 옥상에 설치한 5개 벌통에서 총 10만 마리의 꿀벌을 키우고 있어요. 도심 양봉의 필요성과 꿀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지요.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도심 양봉이 꿀벌을 되살리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수학이 도심 양봉의 중요성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2021년 영국 로열홀로웨이대학교,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시골 벌이 도시 벌보다 꿀을 찾으러 더 멀리 이동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2017년 4~9월 런던 주변 도심 10곳과 농촌 지역 10곳에 서식하는 꿀벌들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거리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도시 꿀벌은 평균 492m, 시골 꿀벌은 평균 743m를 이동해 1.5배 정도 차이 났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같은 기간 도시 벌과 시골 벌이 수집한 꿀의 양을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없었지요.
바로 도시의 정원에는 벌이 꿀을 모으기 좋은 꽃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농촌엔 식용 작물 외에 다른 식물은 많지 않기 때문에 더 멀리까지 먹잇감을 찾아 나서요. 이동 거리가 긴 벌은 체력이 약해져 집단을 유지하기가 어려우므로 도시가 꿀벌이 살기에 더 좋은 거예요.
도시 양봉가를 키우는 단체 ‘어반비즈서울’의 박찬 이사는 “도시는 꿀벌이 좋아하는 고온 건조한 환경”이라며, “도시엔 조경 목적으로 여러 종류의 꽃이 자라는데, 꽃들이 각자의 개화 시기에 맞춰서 차례로 피기 때문에 꿀벌이 오랫동안 다양한 꽃꿀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어요.
이 밖에도 식생, 건물 수 등 도시의 주변 환경 요소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특정 도시가 꿀벌 서식지로 적합한지 분석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서울시와 천안시가 연구된 적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