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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매스 수학자를 만나다] "수학으로 인공지능을 연착률시킬래요!" 현윤석 인하대 교수

한평생 수학만 연구해야 수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여기 주목! 오늘의 주인공은 대기업에서 5년간 일을 하다가 수학자가 된 현윤석 인하대 수학과 교수예요. 2021년부터 폴리매스 대한수학회 문제를 출제하고 있는 현 교수님은 대학 시절부터 10년 넘게 그야말로 수학만 판, 전도유망한 수학 박사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대기업에 들어갔을까요? 또 수학 연구의 길로 다시 들어선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Q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고등과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셨어요. 보통 교수가 되기 위한 행보인데, 어떤 계기로 삼성전자에 들어가시게 된 건가요?

 

현실 문제와 가까운 연구를 해 보고 싶었어요. 삼성전자에서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기계학습인 ‘딥러닝’을 연구했지요. 사람의 뇌 속 신경망 구조를 모방한 딥러닝을 컴퓨터에 내장하면 데이터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해 사물을 구분할 수 있거든요. 자율주행차가 앞의 장애물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움직여야 해서 딥러닝은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입니다.

 

Q 대수기하학을 전공하셨으니 연구 분야가 바뀌는 셈인데, 일이 어렵진 않으셨어요?

 

적응하느라 처음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딥러닝에 쓰이는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최적화시키는 일을 맡았는데, 선배들한테 사소한 것부터 계속 물어보며 배웠지요. 얼른 일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부끄럽기는커녕 문제가 생기면 최대한 빨리 물어봤답니다. 그래도 수학을 연구하며 기른 문제해결 능력, 추론력, 끈기 덕분인지 1년 반 만에 적응할 수 있었어요.

 

Q 다시 수학 연구를 하시게 된 계기는요?

 

수학과 인공지능,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서요. 인공지능 기술은 수학을 기반으로 해요. 행렬, 함수, 논리 구조, 방정식 등 인공지능 분야에서 수학은 안 쓰이는 곳이 없지요. 수학을 더 깊이 연구해서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에 널리 쓰일 수 있도록하는 도움이 되고 싶어요. 요즘은 딥러닝 영상 인식 알고리듬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Q IMO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셨다고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하셨나요?

 

20년도 더 된 일이라 말하기 쑥스럽지만, 고등학생 때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 출전해서 금메달을 땄었지요.

 

혼자서 다양한 생각을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게 수학 실력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음식점에 가면 내가 시킨 게 총 얼마인지 머릿속으로 계산해 보거나 어떤 길로 가야 목적지에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습관이었어요. 오래 추론해서 답을 맞히는 보드게임, 그리고 추리소설도 굉장히 좋아했답니다.

 

Q 다양한 수학 분야 중 ‘대수기하’를 전공으로 한 이유는요?

 

대수기하학은 원(x+y=r)처럼 방정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 도형, 정확하게 말하면 ‘대수다양체’를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박사 과정 때 여러 전공을 탐색하다가 대수기하학에 확 꽂혔지요. 기하는 건물, 천체, 지도 등 현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더 공부해 보고 싶은 주제였어요. 대수기하학에서는 기하 문제를 대수적 구조, 쉽게 이야기하면 연산 규칙을 이용해서 답을 찾기 때문에 기하학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Q 폴리매스 문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요?

 

기존 수학 문제나 작은 명제를 확장시켜 문제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제곱수를 4로 나누면 0과 1밖에 안 나온다’는 명제가 있어요. 여기에서 시작해 ‘제곱수 2개의 합이 과연 102가 될 수 있을까?’ 같은 문제를 생각해 낼 수 있지요. 아예 다양한 연구 자료를 조사해서 새로운 문제를 만들 때도 있어요. 폴리매스 문제를 낼 때는 학생들이 계속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수준을 조절하려고 노력해요. 너무 어려우면 문제를 쉽게 포기할 수도 있으니까요.

 

Q 수학동아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수학에게 계속 기회를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누구는 분수 때문에, 누구는 함수 때문에 수학을 싫어하지요. 그때마다 내가 아는 수학이 수학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어려워하는 그 부분이 수학의 극히 작은 부분일 수 있거든요. 수학과 관련한 행사에도 참여해 보고 수학을 다루는 책, 영화,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며 수학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여러분과 잘 맞는 과목일 수 있답니다. 정말요.

 

 

2022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 사진

    유지연 매니저
  • 디자인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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