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수학을 이용해 ‘생체 시계’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고,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으로 검증했어요. 실험의 주인공 초파리 씨를 모시고 자세한 내용을 들어 보죠!
Q. 초파리 씨, 실험실에 살고 있다고요?
반가워요! 저는 몸길이가 2~5mm로 작은 곤충이에요. 사람과 유전자가 60% 이상 같아서 인간의 신체 활동, 유전학을 연구하는 실험에 자주 사용되지요. 저를 이용해 생체 시계를 연구한 과학자들이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답니다.
Q. 생체 시계가 대체 무엇인가요?
빛이 한 줌도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있다고 생각해 봐요. 그래도 우리는 아침에 잠에서 깨고, 밤에 잠이 들 거예요. 우리 몸에는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시간에 따라 호르몬 분비량, 체온 등을 조절하는 ‘생체 시계’가 있어서예요. 시차 적응이 힘든 이유는 생체 시계가 어느 정도 고정돼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 몸은 시차 적응을 해냅니다. 밤낮의 길이가 변하면 처음엔 시간이 걸려도 생체 시계가 환경에 맞게 리듬을 바꾸거든요. 이렇게 생체 시계가 안정적이면서도 유연하게 작동하는 원리를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과 KAIST, 아주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밝혀냈어요.
Q. 그 원리를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생체 시계는 상위 뉴런인 ‘마스터 뉴런’과 그 지시를 따르는 ‘슬레이브 뉴런’에 의해 조절돼요. 두 뉴런은 어두워지면 각자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PER 단백질’을 많이 만들고, 날이 밝으면 늘어난 PER 단백질을 줄어들게 해서 몸에 시간을 알려 줍니다. 평소엔 마스터 뉴런의 지시에 따라 슬레이브 뉴런이 같은 양과 속도로 PER 단백질의 양을 조절하면서 명확한 시간 신호를 보내요.
하지만 밤낮의 길이가 바뀔 때는 마스터 뉴런이 평소 생체 시간보다 빠르게 PER 단백질의 양을 조절해요.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이 만드는 PER 단백질 양이 달라지면서 신호가 약해지고, 생체 시계는 점차 바뀐 시차에 맞춰집니다. 생체 시계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이유예요.
Q. 어떤 수학적 방법으로 알아냈나요?
연구팀은 제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이 만드는 PER 단백질의 농도가 달라지는 양상을 약 1,000개의 변수로 이뤄진 모형을 만들어 계산한 다음, 생체 시계의 작동 원리를 예측했어요. 그리고 저를 이용한 실험으로 그 원리가 맞는지 검증했죠. 수학으로 생물학을 연구하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