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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윌 헌팅’(1997), ‘뷰티풀 마인드’(2001), ‘박사가 사랑한 수식’(2006)은 수학을 소재로 큰 인기를 끈 외국 영화예요.

이들 영화는 약 20년 전에 나왔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왜 최근에 와서야 수학이 스크린과 TV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걸까요?

 

1. 수학 콘셉트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쑥!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수학 콘텐츠도 재밌게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대중문화계에 생겨난 덕분”이라고 설명했어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등학생 3명 중 1명이 ‘수포자’일 정도로 수학이 어렵다는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자리 잡았어요. 그래서 과거엔 성공할 확률이 낮다는 생각에 수학을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가 나오지 않았죠.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 ‘문제적 남자 : 브레인 유랑단 ’, 유튜브 채널 ‘공부왕 찐천재’처럼 수학을 다룬 콘텐츠가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거예요.

 

2. 입시 수학  vs  수학의 본질, 이야기의 재미 유발

 

‘수학’이 극 중에서 치열한 갈등을 일으키기 딱 좋은 소재라는 점도 이유 중 하나예요.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수학은 학문적으로 가치가 크지만 동시에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는 입시를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면서, “수학을 다루면 수학의 진정한 의미를 알리려는 인물과 수학을 속물적으로 이용하려는 인물의 대결 구도로 스토리를 짜기 좋다”고 분석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도 이런 갈등이 나타나고 해결되며 이야기가 전개되지요.

 

3. 주인공이 수학을  잘한다고?  신선하네

 

수학은 새로운 소재에 목말라 있던 대중에게 신선함을 선사해 주기도 해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수학 이야기가 많거든요. 그중에서도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수학의 시선을 흥미로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수학자들은 끊임없이 기발한 방법으로 문제에 매달리잖아요. 윤석진 대중문화 평론가는 “수학을 다룬 영화, 드라마에서 등장인물들이 수식을 오래 써 내려가며 문제를 푸는 과정이 등장하곤 하는데, ‘수학에서는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사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어요.

 

_ 인터뷰

“제 드라마를 보고 ‘수학 꽤 재미있네’ 라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멜랑꼴리아’는 수학 천재 백승유와 수학 선생님 지윤수가 수학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세상에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화제의 드라마예요. 이 드라마 시나리오를 집필한 김지운 작가를 만나 수학을 소재로 사용한 이유에 대해 물어봤어요.

 

 

Q 작가님은 본래 수학을 좋아하셨나요?

 

학창 시절 알아주는 ‘수학 포기자’였어요. 그런데 3년 전 우연히 영국 BBC 다큐멘터리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보고 수학을 소재로 글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도전한 수학자들의 이야기였는데요. 증명하는 과정 속에 그들의 역경, 갈등, 기쁨, 성공이 담겨 있었어요. 수학자의 삶이 한 편의 드라마 같더라고요. 드라마로 수학자 이야기를 다루면 신선함뿐 아니라 재미와 큰 감동도 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Q 드라마에 수학 관련 단어가 많이 등장하던데요. 따로 공부하셨나요?

 

전문가들이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했어요. 먼저 수학을 위해 삶을 바친 수학자들의 삶과 수학의 역사를 이해하려고 했어요. <;어느 수학자의 변명>;, <;골드바흐의 추측>;, <;수학자의 낙원>; 같은 수학 관련 책부터 읽었지요. 인상 깊은 부분은 드라마 대사에 녹였어요. 옛날엔 큰 숫자가 큰 권력을 의미했다는 사실을 꼬아서 “지금은 작은 숫자가 권력이에요. 1등, 1등급, 상위 1%”라는 대사를 썼어요. 수학 선생님, 수학자로부터 자문을 받아 수학 문제도 만들었어요. 제가 먼저 ‘주인공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어렵게 해결함으로써 이겨내는 문제’, ‘밤새도록 수식을 쓸 수 있는 문제’ 등 필요한 문제의 설정을 자세히 제시하면, 자문 위원들이 문제 아이디어를 주고, 그걸 토대로 대본을 썼어요.

 

Q ‘멜랑꼴리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수학이 꽤 재밌네?’라고 잠깐이라도 느낀다면 너무 뿌듯할 것 같아요. 저도 대본을 쓰면서 학창 시절로 돌아가 다시 수학을 공부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수학이 재밌어졌거든요. 일상생활에서 수학을 찾은 뒤, 수학 개념을 확장해 나가면 누구나 수학을 재밌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2022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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