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이 투표까지 했다면, 이제 손에 땀을 쥐고 개표 방송을 지켜볼 차례입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후보가 크게 앞서가고 있다면 방송을 끝까지 볼 필요 없이 흐뭇한 기분으로 잠들 수 있지요. 개표 방송은 새벽까지 이어지니까요. 그런데 이게 웬일? 아침에 일어나니 역전패를 당한 게 아닙니까? 충격적이지만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만약 모든 표가 골고루 섞여 있다면, 개표 초반부터 누가 당선할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1878년 영국 수학자 윌리엄 워트워드는 선거에서 이긴 후보가 개표하는 동안 계속해서 앞서 있었을 확률을 계산하는 공식을 내놓았습니다.
이긴 후보가 얻은 득표수가 p이고 상대 후보의 득표수가 q일 때, 이긴 후보가 쭉 앞서 있었을 확률은 (p - qp + q)입니다. 10년 뒤 프랑스 수학자 조제프 베르트랑이 증명하면서, 이 이론은 ‘베르트랑의 투표용지 정리’라고 불립니다. 이 정리를 적용해 보면, 한 후보가 개표하는 내내 다른 후보를 앞설 확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초반 상황이 이어지지 않고 곧잘 역전이 일어난다는 뜻이지요.
선거는 정교한 수학으로도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회 현상이에요. 그리고 그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택이지요. 아직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의 미래도 선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끝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