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선거 결과 예측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유리하다고 나오면 안심이 됩니다. 반대로 불리하다고 나오면 낙담하게 되지요. 하지만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승리를 확정 짓는 혹은 역전 가능하게 하는 비결은 바로 ‘내 한 표’거든요.
선거 관련 뉴스에서 흔히 ‘지지층 결집’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는 어느 한쪽의 지지층이 똘똘 뭉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여유롭게 이기고 있다고 해서 안심하고 투표를 하지 않으면, 지지층이 결집한 다른 후보에게 역전당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지하는 후보가 지고 있다고 해서 쉽게 투표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당연한 소리로 들리지만, 수학적으로 이 사실을 보여 준 수학자가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스티븐 스트로가츠 미국 코넬대학교 응용수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투표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때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수학 모형으로 만들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간단한 가정에 따라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각 유권자는 자신과 가까운 유권자가 누구를 지지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표를 안 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투표를 해도 질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투표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습니다. 즉 주변 사람들이 자신과 똑같은 후보를 지지할 경우 안심하고 투표하지 않으며, 주변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후보를 지지할 경우 포기하고 투표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를 바탕으로 지지 성향의 분포와 구조를 바꿔 가며 다양한 유권자 네트워크 구조를 만든 뒤 수학 모형을 적용했습니다. 그러자 지지율에서 밀리던 후보가 최종 당선되는 뜻밖의 결과가 흔히 나왔습니다. 특히 지지율이 낮은 후보의 지지자가 승부를 박빙으로 생각하고, 지지율이 높은 후보의 지지자가 승리를 낙관할 때 이런 결과가 나오기 쉬웠습니다.
이번 우리나라 대선도 끝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직 투표권이 없어서 직접 투표는 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해 최종 승리를 가져가게 되는지 유심히 살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