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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매스 갈등 회복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여러 의견을 듣기 위해 우리 폴리매스 명예 요원들에게 SOS를 보냈지. 아직 회의 시작 10분 전이군. 요원들을 기다리면서 폴리매스를 모르는 친구들을 위해 간략하게 폴리매스를 소개하겠네.

 

● 단순 문제로 여겨졌던 역대급 수학 난제!


프랑스의 변호사였던 피에드 드 페르마는 1637년 고대 그리스 수학자 디오판토스의 책 ‘산법’의 여백에 ‘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을 만족하는 정수 a, b, c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적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알려진 이 문제는 단순하게 생긴 모양 때문에 당시 많은 사람이 도전하곤 했다. 독일의 천재 수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는 “나도 그런 난제 쯤은 수천 개 지어낼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초기엔 별로 대단한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증명에 실패한 횟수가 많아 기네스북에 ‘가장 어려운 수학적 문제’로 등재됐다. 

 

거대한 수학 히어로들의 놀이터, 폴리매스!


1998년 필즈상 수상자인 티모시 가워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는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그러던 2009년 2월 1일 가워스 교수는 증명이 어려운 수학 문제 하나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립니다. 이 문제는 7주 만에 40여 명이 힘을 합쳐 해결됐습니다. 그 40명 안에는 2006년 필즈상 수상자인 테렌스 타오도 있었죠. 이후 가워스는 증명이 어려운 문제를 블로그에 꾸준히 제안했고, 현재까지 20개의 문제가 제안됐습니다. 이 중 3개의 문제가 완벽히 해결됐습니다.


 수학동아는 우리나라 청소년도 수학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2017년 청소년 수학 공동 연구 프로젝트인 폴리매스를 시작했습니다. 수학동아의 폴리매스는 점차 발전해 현재 폴리매스 홈페이지(www.polymath.co.kr)는 수학으로 소통하는 온라인 수학 놀이터가 됐죠.

 

단순 문제 논란, 폴리매스 세계를 위협하다?


수학동아 폴리매스 홈페이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시판은 자신이 직접 문제를 내고, 회원들이 댓글에 남긴 정답을 직접 채점하는 ‘함께 풀고 싶은 문제(이하 함풀문)’입니다. 함풀문 게시판은 2019년 홈페이지가 개편된 이후 문제가 약 1만 3800개나 올라왔죠. 그만큼 풀 문제가 많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같은 유형의 문제나 단순해 보이는 문제가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회원이 함풀문 게시판의 문제 수준이 낮아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어떤 회원들은 ‘단순 문제 사설위원회’를 만들어 몇몇 회원에게 단순 문제를 내지 말 것을 요청했고 지적을 받은 회원들은 상처를 받고 폴리매스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 본격 전략 회의 | 단순 수학 문제 있다? 없다?

“도전하게 만드는 문제가 좋은 문제 아닐까요”

 

모든 문제는 나름대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가치를 매기는 객관화된 지표가 없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더 가치 있고 없는지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 문제다, 아니다’라고 섣불리 단정하지 말고 신중히 접근해야 하죠. 가치 있는 문제들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도전하게 하며, 논의의 주제로 계속 언급됩니다. 그렇지 않은 문제들은 굳이 비난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지면서 그대로 도태됩니다. 


때문에 어떤 문제가 좋은가에 대한 기준을 굳이 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분명한 건 많은 사람에게 흥미를 끌지 못하는 문제들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겁니다.

 

“계산 반복 문제만 아니라면 모든 문제는 의미 있습니다”

 

보기엔 짧고 노력 없이 낸 문제 같아보여도 그 풀이는 단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개의 소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골드바흐 추측’을 생각해볼까요. 이 문제는 짝수와 소수, 덧셈의 개념만 알아도 이해할 수 있어요. 별 노력 없이 낸 문제처럼 보이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심오한 문제입니다.


단순 문제를 굳이 꼽는다면, 의미 없는 계산이 많이 필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두 100자리 수를 곱하라는 문제는 푸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단순한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수학 문제에는 생각할 부분이 있어서 의미 없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질문하고 답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의 ‘많은 수학 교환(Math Stack Exchange)’ 사이트는 수학 질문을 올리고 댓글로 의견을 교환하는 곳입니다. 이곳에도 소위 단순 문제라고 칭할 수 있는 문제가 많습니다. 폴리매스로 예를 들자면 교과서 예제 수준의 문제가 올라오는 거죠. 이런 문제는 무시되기 일쑤지만, 가끔 수학 고수나 저명한 수학자들이 통찰력을 주는 답변을 제시합니다. 또 그 문제가 어떤 거대한 수학 이론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 논의하기도 하고요. 


물론 출제자의 의도나 반복 정도에 따라 단순 문제를 결정지을 순 있겠지만, 그 의도가 나쁘지 않다면 해당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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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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