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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드디어 유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해석을 할 시간입니다. 먼저 이 유적이 어느 시대유적인지를 알아야겠죠? 좀 더 정확한 연대 파악이 가능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으로 알아봅시다.

측정방법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은 방사성을 띠는 ‘탄소-14’를 이용해 연대를 추정하는 방법입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탄소의 99%는 원자량이 12인 ‘탄소-12’인데요, ‘탄소-14’는 탄소 1조 개당 하나꼴로 존재하는 매우 드문 원소로, 우주의 방사선이 대기권과 만나면서 만들어집니다. 탄소-14는 시간이 지나면 붕괴돼 사라지지만, 우주 방사선에 의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대기중에서 일정한 양을 유지합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성질을 이용해 유기물이 포함된 유물의 조각(시료)에서 나오는 탄소-14의 양으로 연대를 측정합니다.

 

원리만 보면 아주 명쾌하게 유물의 연대를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에 기록으로 남아있어 연대가 확실한 유물의 시료를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해보니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던 거죠.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은 우주의 방사선이 일정하게 지구로 떨어지고, 지구 대기권의 두께가 일정
하다는 전제 아래 이뤄집니다. 하지만 태양은 평균적으로 11년 주기마다 겉모습이 조금씩 바뀌고, 그에 따라 지구에 닿는 우주의 방사선 양도 달라집니다. 또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대기권은 점점 얇아지고 있죠. 즉 중요한 전제 두개가 이미 무너진 겁니다. 더구나 1950년대 중반에 핵폭탄 실험을 하면서 탄소-14의 양이 급격히 늘어 난 것도 오류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오류를 보정하기 위한 ‘보정곡선’이 1960년대부터 개발됐습니다. 보정곡선은 비교적 정확하다고 알려진 나이테 연대측정을 이용하죠. 나무는 1년에 하나씩 나이테를 남깁니다. 나이테의 수를 세면 몇 년 전 나무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해당 연대의 나무에서 탄소-14의 양을 측정해 연대를 계산하고, 나이테를 세어 알아낸 실제 연대와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연대마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값을 수정할 수 있는 수식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연대에서 같은 양의 탄소-14가 나오는 경우도 있어, 보정곡선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조정의견 

 

전통적인 고고학 방법으로 설정해 놓은 연대표와 방사성탄소를 이용해 얻어낸 연대표가 서로 다른 대표적인 예가 ‘야요이 시대’입니다. 기원전 300년 전후부터 서기 300년 전후로 추정되는 시기로, 벼농사와 금속사용이 시작된, 일본 역사에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한국인이 벼농사 기술을 일본에 전파했다는 학설도 있어 우리나라에도 매우 중요한 시기죠.

 

과거에는 야요이 시대 유물로 많이 발견되던 중국제 거울의 기록으로 연대를 추정했는데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이 널리 사용되면서 일본의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은 야요이 시대 토기의 연대를 탄소-14의 양으로 다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기원전 10세기경에 제작됐다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기존의 연대표와 약 700여 년의 차이입니다.

 

만약 이 결과가 인정될 경우 일본 역사 전반이 수정돼야 하며, 우리나라와 중국의 금속기 사용 시기도 조금씩 수정해야 합니다.

 

김장석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이전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받아들였던 유물의 연대가 방사성탄소연대측정 때문에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라며, “새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고고학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중의견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무턱대고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탄소-14의 반감기 그래프 기울기가 급격하지 않은 시기에 보정곡선을 적용하면 보정연대가 여러 개가 나오기 때문이죠. 따라서 연대가 서로 겹치는 유물은 정확한 선후관계를 파악하기가 어렵죠.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할 수 있는 시료가 제한적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측정 가능한 시료는 뼈와 치아, 목탄, 목재 등의 유기물질입니다.

 

 

최근 방사성탄소연대측정값으로 알아낸 비슷한 연대의 유물로 인구를 추정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청동기 시대의 경우, 전기에서 중기로 넘어오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청동기 중기는 연대 측정이 가능한 시료가 적습니다0. 시료가 적으니 전기에 비해 인구가 감소했다는 결
과가 나옵니다.

 

김범철 충북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연대를 측정할 시료가 적은 것과 사람이 적게 살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으로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도 많지만, 통계적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고학적 해석과 자료를 바탕으로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이 이뤄져야 좀 더 정확한 연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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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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