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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수학이 과학의 언어’라는 말에 동의하시나요? 철학적이고 어려워 보이지만, 과학 시간에 물체의 움직임을 공식으로 나타내거나 분자량을 계산하고, 염색체 수를 세다 보면 서로 관련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사실 수학과 과학은 관심사부터 연구 방법까지 너무나 다른 학문이지만,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기도 합니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같은 과학 분야가 탄생한 시기는 대략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각 분야의 시초가 되는 활동은 훨씬 전부터 있었지만, 체계적인 학문으로 거듭난 건 얼마 되지 않았지요. 재밌는 사실은 수학이 많은 영향을 줬다는 점이에요.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은 수학을 이용하면 실험을 하지 않아도 물체의 운동을 표현하고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생각이 물체의 운동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미적분학을 만들었고, 이는 물리학이 수학을 언어로 하는 체계적인 학문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지요.

 

18세기 프랑스 화학자 앙투안 라부아지에는 화학 역시 체계적인 학문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대부분 경험에 의존해 실험했기 때문에 학문이라기보다 연금술에 가까웠지요. 라부아지에는 화학 실험에 직접 만든 열량계와 온도계, 기압계 등을 써서 물질의 상태나 양을 엄밀하게 측정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연금술이 화학으로 발전하는 화학혁명을 이끌어냈죠.

 

생물학은 수학과 화학의 발전과 맞물려 발전하다가 1953년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밝혀지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어요. 이 발견은 수학, 물리, 화학이 어우러져 일궈낸 성과였지요.

 

수학과 가장 가까운 과학 분야를 꼽으라면 아마 물리일 거예요. 물리학 문제는 새로운 수학 이론을 만드는 동기가 되고 반대로 수학 이론을 물리학에 쓰기도 하거든요. 둘의 관계는 필즈상 수상자의 업적에서 잘 나타납니다.

 

물리학에 요긴하게 쓰이는 수학 이론을 연구해 필즈상을 받거나 물리 이론을 이용해 수학 문제를 풀어 필즈상을 받기도 합니다. 미국의 물리학자 에드워드 위튼처럼 물리학을 연구하다가 현대 수학에 많은 기여를 해 받은 경우도 있어요.

 

재밌는 점은 수상자들의 연구가 이어진다는 점이에요. 러시아 수학자 막심 콘체비치는 위튼이 세운 가설을 증명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위튼과 콘체비치의 연구는 최초의 여성 필즈상 수상자인 故마리암 미르자카니 교수에게 영향을 미쳤어요. 미르자카니 교수는 위튼이 제기한 추측을 새로운 방법으로 증명했는데, 증명 과정에서 쌍곡기하학, 복소해석학, 위상수학 분야를 연결했다는 업적을 인정받았지요.

 

“수학을 잘하려면 과학자나 공학자와교류해야 한다”는 프랑스 수학자 세드리크 빌라니의 말처럼, 수학과 물리, 혹은 다른 과학 분야는 서로 도우면서 발전할 거예요.

 

 

 

INTERVIEW

 

수학과 물리를 융합해 새로운 수학을 만들다!

 

물리와 수학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사교위상수학’이라는 낯선 수학 분야와 거울대칭 이론을 융합해 연구하는 오용근 기초과학연구원 기하학 수리물리 연구단장님께 물었습니다.

 

Q. 물리학과 수학이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시나요?


양자역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론적 근거가 되는 수학도 함께 발전했고, 수학도 물리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예를 들면 수학의 난제 중 하나인 ‘양-밀스 이론’과 관련된 게이지이론은 ‘벡터번들’이라는 수학 이론에서 나온 방정식에 기초하고 있어요. 양-밀스 이론은 필즈상 수상자인 사이먼 도날드슨이 새로운 미분다양체구조를 갖는 4차원 공간을 발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요. 이렇게 수학과 물리학은 상호 교류하면서 발전하고 있어요.

 

Q. 앞으로 물리학과 수학의 융합 또는 협업이 더욱 중요해질까요?


많은 학자들은 끈 이론이 통일장 문제★를 풀 수 있는 핵심 이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이론에서 다루는 에너지 레벨이 너무 높아 현재 기술로는 실험으로 밝힐 수가 없어요. 그런데도 학자들이끈 이론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수학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서 새로운 수학 이론을 만들기 때문이에요. 거울대칭 이론도 그중 하나로 볼 수 있죠. 끈 이론에 바탕을 둔 입자물리의 경우, 수학 이론이 실험을 대체하고 있어요.

 

통일장 문제★
자연의 4가지 중요한 힘인 전자기력, 강력, 약력, 중력을 한 가지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시도.

 

Q.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공식을 외워 쓰는 단순 계산만으로는 수학의 진수를 알 수 없어요. 두뇌의 성장 속도에 맞춰 단계별로 적합한 수학을 배워야 하지요. 선행학습보다는 학교 교과과정에 따르는 게 좋고, 공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한 문제라도 스스로 생각해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면 수학뿐 아니라 과학 과목을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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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필즈상 받는 과학, 노벨상 받는 수학

Part 1. 과학을 완성한 수학

Part 2. 수학, 과학을 바꾸다!

Part 3. 루카스 수학 석좌 교수, 스티븐 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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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호 수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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