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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수의 산학유랑기

조선시대 수학의 달인, 경선징 과자로 수열 문제를 풀다!


 
수학공식을 노래로 가르치는 것에 이어 맛있는 과자로 수학을 가르치는 경선징 선생님. 조선 최고의 수학 달인 선생님답죠?
그런데 경선징 선생님은 왜 과자로 수학을 가르치게 되셨을까요?
그 궁금증을 지금부터 풀어봅시다.

삼각타 과자와 사각타 과자


‘1+3+6+10+15+21+28+…=?’ 또는 ‘1+4+9+16+25+36+…=?’와 같이 수열의 합을 구하는 문제는 전통적으로 ‘퇴타술’이라고 하여 수학 문제집의 단골 소재였다. 퇴타술은 평면 또는 공간상에 쌓아 놓은 물건의 총 개수를 구하는 문제로 많이 다루어졌다.

조선시대 수학은 <;구장산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경선징이 지은 <;묵사집산법>;도 마찬가지로, 구장산술에 소개된 문제와 거의 흡사하다. <;구장산술>;은 고대 중국의 수학책으로, 수열의 합을 구하는 방법부터 도형의 분할, 정192각형을 이용한 원주율 구하기 등 다양한 수학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경선징은 같은 문제를 다루더라도 그만의 독창적인 해법을 고안해 제시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삼각타 과자’와 ‘사각타 과자’다. 삼각타 과자란 위에서부터 1, 3, 6, 10…순으로 삼각뿔 모양이 되도록 물건을 쌓아 올렸을 때 물건의 총 개수를 구하는 문제다. 사각타 과자는 1, 4, 9, 16, …순으로 사각뿔 모양이 되도록 물건을 쌓아 올렸을 때 물건의 총 개수를 구하는 문제다.

삼각타 과자와 사각타 과자는 <;구장산술>;에도 소개돼 있다. 하지만 문제 푸는 원리에 대한 설명은 없고, 수학공식을 이용해 푸는 방법만이 나와 있다. 이에 비해 경선징은 물건을 쌓는 원리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원리를 알고 있으면 공식을 잊어도 문제를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사각타 과자의 원리는 삼각타 과자와 마찬가지로 구한다. 1층일 때 총 개수는 1개이고, 2층일 때는 1+4=5개, 3층일 때는 1+4+9=14개로, 한 층이 늘어날 때 마다 $n$²개씩 더해 구하면 된다.

케플러의 추측

17세기 조선에서는 물건을 쌓아 물건의 총 개수를 구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면, 서양에서는 물건 사이의 빈 공간을 가능한 적게 만들어 물건을 쌓는 방법을 연구했다. 17세기 초 영국의 수학자 토마스 해리엇은 일정한 공간에 대포알을 가장 많이 쌓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다.  하지만 쉽게 문제가 풀리지 않자 당시 가장 유명했던 독일의 수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와 의논했다. 케플러는 결국 가장 효율적으로 대포알을 쌓는 두 가지 방법을 고안했다. 이것을 ‘케플러의 추측’이라고 한다. 하지만 케플러는 자신의 추측을 증명하지 못했다. 케플러의 추측은 400년이 지난 1998년, 미국의 수학자 토머스 헤일스가 컴퓨터를 이용해 증명했다.
 

조선 최고의 수학선생님 경선징은 누구?

경선징(1616~?)은 중인 출신으로 조선시대 최고의 산학자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다. 마방진의 대가 최석정이 서양에는 마테오리치와 아담 샬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경선징이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마테오리치와 아담 샬은 선교사로 당시 중국 북경에 와 있었는데, 서양의 수학을 중국에 소개할 정도로 수학에 뛰어났다.
경선징은 산학자로서 가장 고위직인 종6품 산학교수까지 올랐다. 후배 산학자들을 위해 <;묵사집산법>;을 지었는데, 흔한 문제라도 좀 더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인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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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자료출처

    장혜원(진주교육대 수학교육과 교수) <수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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