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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필즈상 수상자인 티머시 가워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그는 인터넷을 활용해 전 세계 수학자들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연구하면 난제도 쉽게 풀 수 있다고 생각해 대규모 수학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12가지 규칙도 제시했다. 아주 엉뚱한 질문이나 아이디어도 환영하며,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고 공격하지 않는다. 글은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쓴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한 달 뒤, 가워스는 뜻을 함께한 호주의 과학자이자 컴퓨터 개발자 마이클 닐슨과 함께 ‘폴리매스(Polymath)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받아 어떤 문제를 폴리매스 문제로 선정할지 정했다. 그렇게 문제를 정해 공개하면 누구나 댓글로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달았다. 

 

첫 문제는 수학 교사, 수학자 등 23명이 수시로 댓글을 달면서 37일 만에 풀었다. 그런데 이후 차례로 폴리매스 문제가 발표됐지만, 3년 동안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2013년 6월 폴리매스에서 장 교수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수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장 교수의 쌍둥이 소수 추측 관련 논문에 나온 방법을 이용해 소수의 간격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바로 폴리매스 8번 문제다. 

 

여러 명의 지식이 더해지자 연구에 가속도가 붙었다. 장 교수의 논문이 발표되고 3달 만에 소수의 간격이 7000만에서 4680까지 줄어드는 성과가 났다. 짧은 기간 동안 모든 걸 불태운 탓인지 이후 3개월 동안 진척이 없었다. 

 

그러던 11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갓 받은 젊은 수학자 제임스 메이나드(현재 옥스퍼드대 교수)가 독자적으로 연구해 소수의 간격을 600까지 끌어내렸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장 교수와 같은 방법인 GPY 체 법으로 연구를 시작했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과정을 단순화해 소수의 간격을 좁혔다. 메이나드 교수는 혼자 힘으로 소수의 간격을 더 줄일 수 없자 폴리매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큰 장애물을 혼자 또는 주변의 몇몇 수학자와 극복해야 하는데, 폴리매스 프로젝트에선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기 때문에 큰 장애물을 조금씩 넘는 방법이 쏟아져 나온다”라며, 이 프로젝트의 장점을 2022년 <;수학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적 있다.

 

메이나드 교수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수학자들은 다시 열정을 불태웠고, 2014년 4월, 소수의 간격을 246까지 줄였다. 메이나드 교수는 이 결과를 비롯해 여러 소수 연구로 2022년 필즈상을 받았다. 

 

 

2024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 수학동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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